[씁쓸한 바다의 날①]"기념은 무슨"..조선·해운 침몰로 한숨 가득

김혜민 2016. 5. 31.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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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제정 후 20년…조선·해운 구조조정에 함께 '침울'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오늘(5월31일) 바다의 날 행사를 하는지 안하는지도 모르겠어요. 바다 산업에 대한 인식이 줄어든건지 정책의 뒷전으로 밀려난건지. 조선 해운기업들이 구조조정되는 상황을 대변하는 것 같네요"

업황 악화로 최악의 위기를 맞은 국내 조선·해운업계가 31일 씁쓸한 '바다의 날'을 맞았다.

31일 조선·해운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3'는 이날 별다른 행사 없이 조용하게 보낼 예정이다. 특히 대우조선해양은 그간 '바다의 날'을 맞아 바다 환경 정화 활동을 진행했으나 올해는 조용히 넘어가기로 했다.

▲2012년 바다의 날 기념식 행사 모습


대우조선해양 거제조선소 전경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지난해엔 해양정화활동과 해초 심기 등 행사를 열었지만 올해는 그냥 지나가는 분위기"라며 "회사가 힘들고 정신이 없다보니 행사를 자제하자는 얘기가 나왔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역시 이날 별도의 내부 행사를 갖지 않는다. 다만 매년 비정기적으로 사내동호회에서 바다 환경 정화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중공업도 일정 없이 조용히 보내기로 했다.

'바다의 날'은 바다 관련 산업의 중요성과 의의를 높이고 관계 종사자들의 노고를 위로하기 위해 1996년 제정됐다. 초기엔 대통령이 직접 행사에 참여할 만큼 바다산업의 중요성을 높이 평가했다. 지난해 부산에서 열린 '바다의 날' 행사에도 박근혜 대통령이 영상메시지를 전달,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하지만 관련 산업의 위기감이 커지면서 올해 '바다의 날'은 그 어느 때보다 침울한 모습이다.

특히 조선업계는 STX조선해양의 법정관리행(行)부터 대우조선해양의 자구안 제출까지, 하루마다 상황이 반전되면서 여유를 누릴 새가 없다. 이날 대우조선해양은 구조조정의 방향을 결정짓는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가 나온다. 다른 빅2 역시 자구안 제출로 채권단과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해운업계 역시 현대상선의 사채권자 집회, 글로벌 해운동맹 회의 등 일주일 동안 빡빡한 일정이 예정돼있다. 이날 역시 채무재조정을 위한 사채권자 집회를 갖는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전반적으로 뒤숭숭한 분위기"라며 "직원 뿐 아니라 회사도 자기 앞가림을 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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