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피아' 논란 대우조선, '산은 마피아'가 더 큰 문제(종합)

2016. 5. 31.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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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고위직, 재경본부장·사외이사 꿰차.."경영부실 방치" STX조선에도 산은·수출입은행 출신..'거수기' 사외이사
산업은행
김열중 부사장의 전임자인 김갑중 대우조선 재경실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산은에서 받은 '대우조선해양 자문·고문 현황' 자료를 근거로 "2004년부터 특별한 실적도 없이 거액의 연봉과 돈을 받은 자문역이 60명에 이른다"며 이들이 평균 8천800만원의 연봉을 받았다고 지적한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고재호 대우조선해양 전 사장(왼쪽)와 김갑중 대우조선해양 부사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산은 고위직, 재경본부장·사외이사 꿰차…"경영부실 방치"

STX조선에도 산은·수출입은행 출신…'거수기' 사외이사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대우조선해양의 최근 사외이사 선임을 놓고 '정피아(정치인+마피아)' 논란이 제기된 가운데 그동안 대우조선의 경영을 책임진 산업은행 출신 인사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따갑다.

조선업계 안팎에서는 산은 고위직 출신들이 산은이 대우조선의 최대주주가 된 이후 최고재무책임자와 사외이사 등 요직을 꿰찼지만, 그동안 기업이 심각한 구조조정 위기에 처할 때까지 방치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조선업에 대한 전문성이 없는 '산업은행 마피아'가 대우조선 위기의 주요인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30일 대우조선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대우조선의 현 재경본부장인 김열중 부사장은 산업은행 부행장 출신이다. 지난 3월 부임한 김 부사장은 1981년 산은에 입사, 경영전략부장과 종합기획부장, 재무부문장(부행장) 등을 역임했다.

김 부사장의 전임자인 김갑중 대우조선 재경실장도 산은 재무본부장 출신이며 2009년 선임된 김유훈 당시 대우조선 재경실장도 산은 국제업무부장과 재무관리본부장 등을 지내는 등 최근 몇 년간 산은 출신이 대우조선의 재무관리를 책임졌다.

또 이영제 당시 산은 기업금융4부장이 2014년 3월부터 2015년 7월까지 감사위원(기타 비상무이사)으로 활동했고 그전에는 권영민 당시 산은 기업금융4부장이 감사위원에 선임됐다. 이 둘은 산은 현직을 유지하는 기타 비상무이사로 대우조선의 경영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선임됐으며 대우조선으로부터 별도의 보수는 받지 않았다.

이영제 전 기업금융4부장 이후에는 산은이 별도의 경영관리단을 대우조선에 파견했기 때문에 기타 비상무이사를 두지 않았다.

이밖에 허종욱 전 산은 이사가 2006년 3월부터 2009년 3월까지 사외이사로 있었다.

그러나 이 기간 대우조선의 실적은 곤두박질 쳤다.

대우조선은 2013~2015년 3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특히 2015년 3조원대의 손실을 한꺼번에 드러냈다. 수천억원의 이익을 냈다고 발표한 2013년과 2014년 실적을 정정 공시하면서 회계 부실 의혹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 때문에 산은 출신들이 주요 경영자로서 기업을 제대로 관리하기는커녕 부실 경영을 방치하고 고액 연봉만 챙겼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실제 지난해 국회 정무위원회의 산업은행 국정감사에서도 이 문제가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은 산은에서 받은 '대우조선해양 자문·고문 현황' 자료를 근거로 "2004년부터 특별한 실적도 없이 거액의 연봉과 돈을 받은 자문역이 60명에 이른다"며 이들이 평균 8천800만원의 연봉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민 의원에 따르면 김유훈 전 산은 재무관리본부장이 2012년 3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1년여 동안 자문역으로 급여 1억5천200만원에 사무실 임대료 7천800만원과 차량 운용비 1천800만원을 지원받았다.

김갑중 부행장(2015년 4월∼8월, 급여 5천100만원), 허종욱 전 산은 이사(2009년 4월∼2010년 4월, 급여 4천800만원)도 자문역으로 활동하면서 수천만원을 받았다.

김열중 부사장과 김갑중 부사장은 등기이사지만 보수가 연간 5억원 미만이라 회사는 개인별 보수를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대우조선은 2014년 고재호 사장과 김갑중 부사장, 이영제 기타비상무이사에 총 13억7천900만원을 지급했다고 공시했다. 고 사장이 그해 8억8천900만원을 받았고 이 비상무이사가 대우조선에서 보수를 받지 않는 점에 비춰 김 부사장은 4억9천만원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대우조선은 이에 대해 "정확한 액수를 확인해줄 수 없다"며 "실제 집행된 액수와 일부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산은이 최대주주인 STX조선해양에도 산은과 한국수출입은행 등 채권단 출신들이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정경채 전 산은 국제금융본부장(부행장)은 2013년 3월부터 2014년 5월까지 STX조선해양의 비상근 등기임원으로 감사를 지냈다.

그전에는 정태성 전 한국수출입은행 경영지원본부장이 2011년 3월부터 2014년 5월까지 감사를 맡았다. 수출입은행은 산은과 농협에 이어 STX조선의 3대 주주다.

STX조선은 2010년 3월 주주총회에서 감사위원장에 이윤우 전 대우증권 이사회 의장을 선임했다. 이 전 의장은 1972년 산은에 입사해 부총재까지 지냈다.

이 기간 이들은 이사회에 상정된 대부분 안건에 찬성, 경영진의 문제를 전혀 견제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경채 전 산은 본부장은 사외이사로 있는 동안 91개 안건 중 이사회에 불참한 6개를 제외하고 모두 찬성표를 던졌고, 정태성 전 수출입은행 본부장도 201개 안건 중 단 1개에만 반대했다.

이 전 의장은 2010년 3월부터 2013년 3월까지 3년간 사외이사로 있으면서 138개 안건 중 이사회에 불참한 9개를 제외하고 다 찬성했다.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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