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가 만든 두산·넥센의 4번타자

배영은 입력 2016. 5. 31.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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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배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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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의 4번 타자가 있다. 무명 시절을 거쳤고, 서로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두산 오재일(30)과 넥센 윤석민(31)이다.

2012년 7월 9일 두산과 넥센은 외야수 이성열과 내야수 오재일을 맞트레이드했다. 또 2013년 11월 26일에는 내야수 윤석민과 외야수 장민석을 맞바꿨다.

이제 조금씩 두 트레이드의 성과가 드러나고 있다. 승자도, 패자도 없다. 경기에 비유하면 두산과 넥센이 나란히 1승 씩을 나눠가진 셈이다.

올 시즌 두산 4번 타자는 넥센 출신 오재일이다. 두산은 양의지, 김재환, 닉 에반스 등 장타력을 갖춘 타자가 타선에 즐비하다. 그래도 김태형 두산 감독은 오재일을 꾸준히 4번 타자로 기용하고 있다.

오재일의 올 시즌 성적은 타율 0.372·7홈런·27타점. 장타율은 0.619에 달하고, 출루율도 0.486이다. 옆구리 통증으로 잠시 재활군 신세를 지지 않았다면, 홈런과 타점은 더 많아졌을 것이다. 2군에서 돌아온 뒤에도 오재일의 배트는 여전히 뜨겁다. 이제 어느 팀과 견줘도 부럽지 않은 4번 타자다. 김 감독은 "오재일이 4번에 있는 게 가장 좋은 그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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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4번 타자는 두산에서 온 윤석민이다. 29일 수원 kt전에 4번 타자로 나섰고, 결승 3점 홈런으로 존재감을 뽐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당분간 윤석민을 꾸준히 4번 타자로 내보내겠다"고 공언했다.

지난해까지 멀티 플레이어였던 윤석민은 올해 주전 1루수 자리를 보장받았다. 그러나 시범경기 중 채태인의 트레이드로 경쟁자가 생겼다. 다시 경쟁을 이겨냈다. 윤석민이 없었다면, 올 시즌 넥센의 4번 자리에는 계속 물음표가 따라다닐 수밖에 없다. 날이 갈수록 팀 공헌도가 커져간다.

신기한 인연이다. 약속이라도 한 듯 둘 다 올해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두산은 김현수, 넥센은 박병호가 각각 메이저리그로 떠났다. 중심 타선에 커다란 구멍이 하나 뚫렸다. 오재일과 윤석민은 그 자리를 메울 후보 가운데 하나였다. 그렇다고 저절로 주어진 자리는 아니다. 그만큼 실력과 가능성을 보였기에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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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일은 외국인 타자 닉 에반스가 시즌 초반 부진하는 사이 절치부심했다. 치열한 경쟁을 스스로 이겨냈다. 윤석민은 불의의 부상으로 개막 직후 전력을 이탈했지만, 좌절하지 않고 칼을 갈았다. 2군에서 4번 타자 수업을 받으면서 몸과 마음을 재무장했다.

둘은 활발한 트레이드를 통한 전력 재배치가 왜 필요한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눈앞의 빈 자리를 채우는 것만 중요한 게 아니다. 멀리 내다보는 트레이드도 가치 있다는 사실이 오재일과 윤석민을 통해 다시 한번 입증됐다.

넥센이 3년 전 NC에서 데려온 신재영은 올해 에이스가 됐다. 두산은 올해 kt에서 육성선수 신분이던 노유성을 영입해 또 다른 미래를 준비했다. 트레이드를 하면 할수록, 대담해지고 실패가 적어진다. 실패 경험을 해야 성공의 밑거름이 된다.

흥미로운 우연도 있다. 두 선수의 트레이드 맞상대였던 장민석과 이성열은 모두 한화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다. 이성열은 지난해 4월 8일 포수 허도환과 함께 트레이드로 이적했다. 장민석은 지난해 11월 2차 드래프트에서 한화에 지명됐다. 여러 모로 많은 얘깃거리를 남긴 두 건의 트레이드다.

배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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