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에겐 코빈·샌더스가 없는 거야"..독일 좌파의 탄식

입력 2016. 5. 30. 20:5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독일 막데부르크에서 열린 좌파당 전당대회 도중 케이크 봉변을 당한 원내대표 (AP=연합뉴스)

(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독일 제1야당인 좌파당이 최근 개최한 전당대회에서 "왜 독일 사회민주당에는 제러미 코빈(영국 노동당 당수)이나, 버니 샌더스(미국 대선 후보) 같은 이가 없느냐"라는 말이 나왔다.

신자유주의에 맞서 좌파의 가치를 지키면서 대중적 인기를 끌어올리는 스타 정치인이 없다는 탄식이었다.

30일(현지시간) 독일 언론에 따르면 좌파당의 간판 중 한 명인 자라 바겐크네히트 원내대표는 막데부르크에서 열린 전대에서 "만약 사민당의 리더가 코빈이나 샌더스라면, 그를 우리의 총리후보로 지지하는 것을 나도 선호할 테지만 우리가 사민당을 변화시킬 수는 없다"면서 "현재 상황이 그렇다"라고 말했다.

그녀의 이 언급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그레고어 기지 전 원내대표가 이른바 적적녹(사회민주당-좌파당-녹색당) 3당의 좌파 연정을 염두에 둔 채 이들 3당의 총리후보를 미리 정하자는 아이디어를 내놓은 데 대한 반응이었다.

기지 전 원내대표는 좌파당에서 가장 얼굴이 많이 알려진 시니어 정치인이다.

바로 그러한 인물의 무시할 수 없는 제안이긴 하지만, 바겐크네히트 원내대표가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나선 데에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관행으로 미뤄볼 때 이들 좌파 블록에서 총리후보가 될 공산이 가장 큰 사민당의 지그마어 가브리엘 당수 겸 연방정부 부총리의 총리 선호도는 10%대다. 게다가 앞으로 나아질 기미도 별로 보이지 않는다는 게 정가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사민당 지지자들이나 일반 유권자들이 오히려 같은 당의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외교장관을 총리후보로 더 선호하는 이유다.

그러나 슈타인마이어 장관은 앞서 2009년 총선 때 총리후보로 나서 사민당의 선거를 지휘했지만 기독민주당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맞붙어 패배한 바 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들을 봐도 좌파의 집권 기대는 꿈과 같다. 사민당 20%, 녹색당 12%, 좌파당 10% 안팎의 정당지지율을 기록하고 있기에 3당 합산 지지율이라고 해봐야 42%가량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반(反)이슬람 강력을 채택하며 극우로 급격히 기울고 있는 '독일을 위한 대안'이 13∼15%의 지지율을 유지하며 좌파당과 녹색당을 앞서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유럽으로 오는 난민을 독일이 다 떠안을 수는 없다고 말한 바겐크네히트 원내대표가 지난 28일 '인간혐오자들에게 케이크를'이라는 이름의 반파시스트 표방 그룹 멤버들로부터 초콜릿 케이크를 얼굴에 맞는 봉변을 당했다.

독일 언론은 선정적인 이 장면을 좌파당 전대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로 조명하기도 했다.

현재 독일의 권력 지형을 보여주는 연방의회(분데스탁)의 원내 세력 분포는 전체 630석 가운데 대연정이 503석이고, 좌파당과 녹색당이 각기 64석과 63석이다.

대연정은 다수 정파인 기민당과 기독사회당 연합이 310석, 소수당 파트너인 사민당이 193석이다.

uni@yna.co.kr

☞ '버릇고치겠다'…부모가 곰 출몰지에 두고 온 아동 실종
☞ 유상무 내일 경찰서 출두...피해자 "당할 뻔했다" 진술
☞ 수사무마 대가로 가족 성형수술까지 공짜로 한 '나쁜 경찰'
☞ "신체접촉 왜 거부해"…동생 애인 살해 40대 징역20년
☞ 반기문 '대선출마 시사'로 정치 중심에 서다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