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만표, 변호사 개업하자마자 수억 받고 브로커로 나선 듯

조원일 2016. 5. 30.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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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만표는 변호사법 위반ㆍ특가법상 조세포탈

정운호는 배임ㆍ횡령ㆍ위증 혐의… 검찰, 각각 사전구속영장 청구

홍만표(57) 변호사는 대검 기획조정부장(검사장급) 직을 그만둔 지 한 달 만에 정운호(51ㆍ수감 중)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수억원을 받고 사업 청탁 브로커로 나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원석)는 30일 홍 변호사에 대해 변호사법 위반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혐의로, 정 대표에 대해선 140억원대 횡령ㆍ배임 및 위증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홍 변호사는 2011년 8월 퇴임 후 변호사로 개업한 9월 지하철 역사 매장 임대사업과 관련해 서울메트로 관계자 등에 대한 청탁 명목으로 정 대표 등으로부터 2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금품수수 과정엔 법조 브로커 이민희(56ㆍ구속)씨도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공여자(정 대표)의 진술을 확보했다”며 “홍 변호사가 (합법적인) 변호사의 경계를 넘어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홍 변호사 측은 “돈을 받은 것은 맞지만 계약과 관련한 법률자문을 해 준 것으로 정상적인 변호사 활동의 대가”라고 주장하고 있어 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홍 변호사의 또 다른 혐의는 2015년 8월 정 대표의 상습도박 혐의를 수사하던 서울중앙지검 관계자에 청탁을 하기 위해 정 대표로부터 3억원을 수수한 것이다. 검찰은 정 대표가 경찰 수사단계부터 홍 변호사에게 제공한 돈이 5억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했으나 일단 위법성이 확인된 3억원에 대해서만 영장 범죄사실에 포함시켰다고 밝혔다. 당초 정 대표로부터 받은 수임료가 1억5,000만원이었다고 했던 홍 변호사 측은 “각종 비용 등을 공제하고 실제로 수령한 금액”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 변호사는 그 밖에 개업 이후 미신고 또는 축소 신고로 국세청 신고액을 수십억원 누락해 14억원 안팎을 탈세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정 대표에 대해서도 네이처리퍼블릭 등의 법인 자금 140억여원을 횡령ㆍ배임한 혐의로 이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정 대표는 2012년 11월 심모씨의 사기 혐의 재판에 출석해 위증한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정 대표는 상습도박 혐의 유죄 판결로 받은 형기(징역 8월)가 다음달 5일 만료되지만 추가 구속영장이 청구됨에 따라 석방 여부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두 사람의 영장실질심사는 다음달 1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검찰은 정 대표 등으로부터 고액의 부당 수임료를 받은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기소된 최유정 변호사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3부(부장 현용선)에 수임료 70억원에 대한 추징보전을 청구했다. 최 변호사는 송창수 이숨 투자자문 대표와 정 대표에게 각각 50억원의 부당 수임료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으나 검찰은 최 변호사가 그 중 30억원을 정 대표에게 돌려 준 것으로 보고 청구 대상에서 제외했다.

조원일 기자 callme11@hah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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