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리 올려도 세계금융시장 충격없다"

정의현 2016. 5. 30.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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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러드 美 세인트루이스 연은총재..韓銀콘퍼런스서 6~7월 금리인상에 무게"美대선서 트럼프 당선돼도 연준 정책변화 없어"

제임스 불러드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30일 "미국이 금리를 인상한다고 하더라도 (신흥국을 비롯한) 세계 금융시장이 잘 준비돼 있어 큰 충격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불러드 총재는 이날 한국은행이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한 '2016 한국은행 국제 콘퍼런스'에 기조연설자로 참석했다. 그는 이날 별도로 연 기자회견에서 미국 금리 인상으로 인한 신흥국 금융위기 가능성에 대해 "2013년 테이퍼 탠트럼(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로 인한 긴축발작) 이후 계속해서 연준의 이슈였지만 그 당시에도 시장에 과민반응이 나타나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불러드 총재는 한발 더 나아가 "우리가 여름에 금리 인상을 한다고 해도 (2013년 12월과) 비슷한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수개월 내에 미국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하는 일이 적절할 수도 있다"고 밝힌 데 이어 미국 연준 고위급 인사가 또다시 '6~7월 금리인상설'에 긍정적 신호를 보낸 것이다.

2008년 제12대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로 취임한 그는 올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투표권을 가진 10명 중 한 명이며 대표적인 매파(물가안정 중시) 인사로 꼽힌다.

그는 아울러 "1분기 국내총생산(GDP) 수정치(0.8%)가 약하긴 하지만 그 전(잠정치 0.5%)만큼 약하진 않다"며 "다소 고무적인 수준이며 사실 계절적 요인도 있다. 미국은 금융위기 이후 1분기 성적이 항상 나빴다"고 최근 미국 경제상황에 대해 낙관적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다만 그는 '6~7월 금리인상설'에 대한 직접적 질문에는 "아직 데이터가 들어오고 있다"며 "가능한 한 모든 데이터를 보고 미국과 세계 경제에 좋은 쪽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불러드 총재는 이날 국내 이슈인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을 위한 중앙은행 역할론에 대해서도 대외 인사로서는 이례적으로 강한 우려를 나타내 주목을 받았다. 그는 "사견이며 한국에 조언을 주는 것으로 비치지 않길 바란다"면서도 "나라면 (미국에 이런 문제가 생겼을 때) 연준이 산업 구조조정에 관여해선 안 된다고 했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는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침해할 수 있으며 과거의 경솔한 대출로 인해 통화정책의 경로가 바뀔 수 있다"며 "통화정책은 거시경제적 관점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책은행의 자본 확충에 대해 한은이 출자 문제 등을 놓고 정부와 막판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불러드 총재의 이 같은 발언은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독립성'이란 원칙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 공화당 대선 후보의 당선이 연준의 정책 변화에 미칠 가능성에 대해서도 그는 단호한 어조로 "연준은 독립기관이며 특정 정치적 견해에 좌우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백악관이 어떤 방식으로든지 간에 독립적인 연준 정책에 변화를 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독립된 중앙은행이 국가와 세계에 더 크게 기여할 수 있으며 중앙은행이 정치적으로 되지 않을 경우에 더 나은 장기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주민 국제통화기금(IMF) 부총재, 토머스 사전트 뉴욕대 교수 등 국내외 거시경제정책 전문가들이 다수 참여한 가운데 개최된 이번 한은 국제 콘퍼런스는 '고용과 성장 : 거시경제정책과 구조개혁의 역할'을 주제로 진행됐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개회사를 통해 "경제환경의 구조 변화가 저성장 기조를 고착화시킬 수 있다는 소위 세계 경제의 장기 정체 우려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며 "단기적 성장률 제고보다는 장기 시계에서 지속가능한 균형 성장을 추구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정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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