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스포츠 세계의 대표적인 스트리트 서킷

조회수 2016. 5. 30. 17:4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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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터스포츠가 열리는 환경은 매우 다양합니다. 현대자동차가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WRC(월드 랠리 챔피언십)는 일반도로가 포함된 비포장에서 열리고 정통 레이스를 추구하는 스프린트 레이스는 대부분 서킷이라는 공간에서 열립니다. 조금 색다른 서킷으로는 포장된 일반도로를 활용한 스트리트 서킷이 있는데요. 5월 21일에 있었던, 인천 송도에서 The Brilliant Motor Festival 2016이 국내에서 열리는 유일한 스트리트 서킷 레이스입니다. 

  스트리트 서킷은 사실 모터스포츠가 태동했던 초기부터 있었던 개념입니다. 다만 안전상의 이유로 폐쇄된 공간(서킷)이 만들어지면서 사라지긴 했지만, 초기 모터스포츠는 대부분 스트리트 혹은 도시와 도시를 연결하는 일반 국도에서 열렸습니다. 이후 스트리트 서킷은 특별한 의미를 지난 공간이라는 상징성만 남기고 자동차 대수가 늘어남에 따라 점점 사라졌습니다.


  사실 모터스포츠 하면 떠오르는 ‘서킷’의 역사는 생각보다 짧습니다. 서킷이 생기기 전까지 대부분의 레이스는 일반 도로에서 열리거나 비행장에서 열렸는데요. 넓은 공간이 있어야 하는 특성상 외곽지대나 접근성이 불리한 곳에 자리 잡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런 이유를 보완하기 위해 구상된 서킷이 일반도로를 이용한 스트리트 서킷입니다. 주로 도심의 도로망을 이용해 가설되는 스트리트 서킷은 F1을 비롯한 온로드 레이스에서 관중 동원과 흥행, 레이스 내용에 있어 늘 초유의 관심사에 있으며, 가장 많은 프로모션이 진행되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스트리트 서킷을 유지하고 있는 곳은 아쉽게도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트리트 서킷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F1의 보석이라 불리는 모나코

  1929년 첫 레이스가 개최된 모나코의 서킷 드 모나코는 F1을 비롯한 모터스포츠 역사에서 가장 상징적인 스트리트 서킷입니다. 모나코에서 최초의 그랑프리는 1931년으로 F1이 출범하기 이전부터 그랑프리라는 명칭으로 다양한 레이스가 열렸습니다.

  전체 코스 길이는 3.340km로 모나코 시내를 관통하는 대부분의 도로망이 포함되는데요. 아름다운 해변과 카지노가 몰려있는 중심가를 비롯해 요트 선착장, 거주지 등 다양한 구간을 지나는 모나코 서킷은 F1 시즌에는 전 세계 부호들이 몰리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 기간에는 호텔과 카지노, 코스 주변의 아파트까지 관람 용도로 임대가 가능하며, 가장 비싼 관람석은 요트 선착장 부근이라고 합니다. 코스는 1973년과 1976년, 1986년, 1997년에 개보수되었으며, 현재는 총 19개의 코너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모나코 서킷의 9번 코너인 터널 구간은 모나코 그랑프리의 백미로 불리며 각종 게임이나 영화 등을 통해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신세대 스트리트 서킷의 표본, 마리나 베이 스트리트 서킷 (싱가폴)

  스트리트 서킷의 공통점은 구불구불하고 좁은 구시가의 도로망을 활용한다는 점입니다. 2008년 F1 캘린더에 처음 등장한 싱가폴의 마리나 베이 스트리트 서킷은 기존 스트리트 서킷이 가진 고정관념을 깬 곳으로 유명합니다. 또한 F1 유일의 나이트 레이스가 펼쳐지는 곳이기도 하며, 싱가폴의 상업지구와 관광지구를 관통하는 일반도로 구간에 가설되는 서킷입니다.

  레이스가 열리는 서킷의 총 길이는 5.073km이며, 총 23개의 코너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신도로망을 이용하는 만큼 높은 속력을 낼 수 있는 직선 구간이 많고 그만큼 추월 가능성이 높은 곳이 많기로 유명한데요. 처음 마리나 베이 스트리트 서킷을 구상했을 때부터 지역 주민과 관공서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었다고 합니다.


  아름다운 싱가폴의 야경을 활용한 마리나 베이 스트리트 서킷은 모나코와 함께 F1에서 가장 독특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F1을 통한 수익사업의 성공 사례를 논할 때 빠지지 않는 곳이기도 하며 신세대 스트리트 서킷의 표본이기도 합니다. 디자인은 세계적인 엔지니어링 기업인 KBR에서 담당했으며, F1 서킷 설계의 귀재 헤르만 틸케가 참여한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DTM의 승부수, 노리스링 (독일)

  독일 자동차 메이커의 격전지라 불리는 DTM 캘린더 중 거의 유일한 스트리트 서킷인 노리스링의 역사는 1947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2차 대전 당시 나치의 전당 대회를 위해 설계된 노리스링은 주변에 기차역과 상업지구가 있습니다.


  노리스링의 가장 큰 장점은 원래 설계의 중점이었던 관객 수용에 있다고 합니다. 실제 2차 대전 당시 노리스링에는 나치 전당 대회 참가를 위한 20만의 군중이 몰렸는데 이정도 수용 인원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노리스링의 길이는 2.3km로 매우 짧은 편이지만 긴 직선과 90도로 꺾이는 코너는 DTM의 백미로 꼽습니다. 그래서 코너링 승부보다 직선에서 가속도 싸움이 매우 치열한데요. 높은 속력을 낼 수 있는 직선과 극명하게 대비되는 두 개의 헤어핀은 매우 좁고 추월이 어려우며 드라이버의 배짱을 시험하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현재는 DTM을 포함해 F3 유로 시리즈가 함께 열리며 코스레코드는 2008년 메르세데스-벤츠 뱅크 AMG의 브르노 스펭글러가 작성한 48초 446입니다.



24시간 내구 레이스가 열리는 라 샤르테 서킷 (프랑스)

매년 6월 프랑스의 르망에서는 세계적인 내구 레이스인 르망 24시간 내구 레이스가 열립니다. 르망 24시간 레이스는 1923년부터 시작되었는데요. 현존하는 레이스 중에 가장 혹사도가 높은 레이스로 꼽힙니다. 자동차 메이커들은 르망 24시간 레이스를 통해 기술력을 겨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간단하게 설명해 르망 24시간 레이스는 쉬지 않고 24시간을 달려 누가 더 먼 거리를 달렸느냐로 승부를 겨루는 내구 레이스입니다. 가장 낮이 긴 날 오후에(주로 오후 4시) 시작하는 르망 24시간 레이스가 열리는 라 샤르테 서킷은 총 길이가 무려 13.48km에 달합니다. 피니시는 당연히 다음 날 오후로 전날 스타트 했던 시각에 이르러 24시간 경기가 끝을 맺습니다.


코스 중간에는 완전 서킷으로 설계된 부가티 서킷이 있고요. 스타트와 피니시 지점, 몇몇 코너를 제외하고 일반도로 구간이 대부분입니다. 특이한 점은 일반도로 구간은 마을을 관통하거나 주거지역을 관통하기도 한다는 점입니다. 지금이야 코스 길이도 조금 줄어들었고 안전상의 이유로 속도를 줄이기 위한 시케인이 곳곳에 생겼지만, 한때 이 코스는 그룹C 경주차들이 350km/h 이상으로 달리기도 했었습니다.


라 샤르테 서킷은 서킷과 주변 지역 자체가 모터스포츠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곳으로도 유명합니다. 모터스포츠 박물관을 비롯해 레이스가 열릴 때는 마을 전체가 축제 분위기입니다. 또한 1923년에 시작된 만큼 그 역사는 모터스포츠를 논할 때 빠지지 않는 곳입니다. 재미있는 점은 르망 24시간 레이스가 WEC(월드 엔듀런스 챔피언십)에 통합된 후, 코너마다 스폰서들의 이름을 붙인 코너들이 존재한다는 것이죠.



아시아를 대표하는 스트리트 서킷, 기아 서킷 (마카오)

  모나코에서 모티프를 가져온 마카오의 기아(Guia) 서킷은 전통적으로 F1으로 가는 마지막 관문으로 불리는 곳입니다. 아시아 모터스포츠의 아이콘이라 불리는 마카오 그랑프리가 열리는 기아 서킷은 아시아에서 가장 긴 스트리트 서킷으로도 유명합니다. 레이스를 위해 가설되는 서킷의 길이는 6.120km로 마카오 구시가를 비롯해 마카오내 유명한 유적지와 아름다운 해안 도로를 관통하는데요. 기아 서킷은 레이스가 없을 때는 100% 일반도로로 사용됩니다.


  매년 11월에 열리는 마카오 그랑프리 때는 F3와 WTCC(월드 투어링카 챔피언십)를 비롯해 바이크, 원메이크 레이스가 일주일 동안 진행되는데요. 다른 스트리트 서킷과 달리 기아 서킷은 주요 부분 몇 군데를 제외하고 아침에 가설해 저녁때 다시 일반도로로 사용된다는 점입니다. 이 기간에 공식적인 코스 클로즈는 오전 7시이며 코스 오픈은 오후 6시입니다. 서킷의 길이가 길기도 하지만 조금만 부지런하게 움직이면 코스를 가설하는 과정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밤에는 일반도로로 사용하고 아침이 되면 서킷으로 바뀌는 일사불란함도 마카오 그랑프리를 관람하는 큰 재미 중의 하나입니다.

  야간에 택시를 이용하면 경기가 열리는 구간을 직접 둘러 볼 수 있는데요. 택시를 타고 ‘그랑프리 코스를 달려보고 싶다’고 하면 친절하게 안내해 줍니다. 워낙 관광지로 유명하고 지역이 좁아서 바가지요금 따위는 없습니다. 각 코너의 이름은 매년 근처 스폰서의 이름으로 바뀌고 호텔에서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패키지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연말에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이곳 호텔의 위치를 확인하시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기아 서킷에서 열리는 마카오 그랑프리의 스폰서는 주로 마카오에 있는 카지노와 고급 호텔이 맡을 때가 많습니다. 관람석 역시 어느 호텔의 이름이 붙었는지 위치는 어디인지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입니다. 미하엘 슈마허를 비롯해 데이빗 쿨사드, 세바스찬 베텔, 로버트 쿠비차, 타쿠마 사토 등 F1 스타들 대부분이 이곳을 거쳐 갔습니다.



KSF의 야심작, 송도 스트리트 서킷 (한국)

2014년에 한국 모터스포츠에서 한동안 잠잠했던 스트리트 서킷이 부활했습니다. 인천 송도 국제업무지구역 인근에 가설된 송도 스트리트 서킷은 2.5km 구간에 13개의 코너로 구성된 코스입니다. 국제업무지구 특성상 직선화된 도로가 많아 평균스피드가 높고 박진감 있는 경기가 펼쳐지는데요. 송도 스트리트 서킷은 대형사고가 잦은 것으로 유명하지만, 인기 예능 프로그램인 무한도전 멤버들의 도전 무대였던 점에서 더 유명하죠.


재미있는 점은 송도 스트리트 서킷의 페이스북 위치 표시인데요. ‘너무나 무서워 보이는 송도 스트리트 서킷’이라는 명칭은 코리아 스피드 페스티벌에 출전하는 선수들이 등록한 이름입니다. 신시가지에 만들어진 스트리트 서킷인 만큼 직선과 직선이 이어지는 구간이 많은 데다 좁은 노폭으로 경주차들의 몸싸움이 큰 볼거리입니다. 2014년 개막전 이어 2015년과 2016년에는 코리아 스피드 페스티벌 2라운드가 열리는 곳입니다. 게다가 올해는 여기에 나이트 레이스가 추가되었습니다.


서울에서 가까운 곳인 만큼 이번 주말에는 송도 스트리트 서킷에서 가족 혹은 연인, 친구들과 함께 찾아보시는 것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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