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日·나토 안보 무임승차" 거듭 주장..한국은 언급안해(종합)
참전용사행사 연설…"중국·멕시코가 아닌 대통령에 분노"
"불법 이민자가 참전용사보다 혜택 더 누려" 주장도
(워싱턴·서울=연합뉴스) 김세진 특파원 김남권 기자 = 사실상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일본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다시 주장했다.
트럼프는 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내셔널몰에서 현충일을 앞두고 열린 '롤링 선더' 행사 참가자들에게 "우리는 19조 달러의 빚더미에 올라앉아 있다"고 전제한 뒤 "나토의 많은 나라가 의무적으로 내야 할 비용을 내지 않고 있다. 우리는일본을 보호하는데 일본은 왜 100%의 (미군 주둔) 비용을 내지 않는가"라고 말했다. 후보경선 과정에서 트럼프는 한국, 일본 등 주요 동맹국들이 미군 주둔 비용을 모두 부담해야 한다고 여러 번 주장했다. 외교 전문가들은 이런 트럼프의 주장이 미군을 동맹국에 주둔시킴으로써 얻어지는 다양한 측면에서의 이익을 도외시하는 편향된 논리이자 국제관계에 대한 무지를 드러낸 사례라고 풀이해 왔다.
이날 연설에서 트럼프는 일본이나 사우디, 중국은 거론했지만, 한국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일본에 언급, " 앞으로도 일본을 방위하고 싶지만 철수할 준비를 해두는 것도 필요하다"면서 일본에 대해 미군 주둔 경비 전액 부담을 요구할 생각임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고 NHK 방송은 전했다.
트럼프는 이어 "중국이나 일본, 멕시코에 화내는 게 아니라 대통령에게 화내는 것"이라며 그동안 선거유세에서 했던 다른 나라들에 대한 '막말'을 주워담으려 시도했다.
그는 "중국을 예로 들었을 때 중국은 종종 우리에게서 지식재산을 훔쳐간다"며 "이런 일이 생기도록 하는 경쟁력 없는 대통령에게 (자신이) 화를 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민주당에서 대선후보 자리에 거의 다가선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을 겨냥해 "(총기소지를 허용하는) 수정헌법 제2조를 폐지하려 한다"거나 "힐러리 (클린턴)는 (대통령) 일에 대해 아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등 공세를 폈다.
클린턴 전 장관의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트럼프는 "최악의 (무역) 협정인 나프타(북미자유무역협정)에 서명했다"고 공격했다.
참전용사들의 의료 혜택 등 처우 개선과 관련한 언급도 있었다.
트럼프는 "미국 내 불법 이민자들이 참전용사보다 더 나은 대우를 받고 있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은 증거를 내놓지는 못했다.
트럼프는 이어 "이전 어느 때보다 더 크고 강하게 군대를 다시 건설해야 한다"며 "참전군인들이 지정된 병원뿐 아니라 민간병원에서도 진료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또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지난해 미 재향군인부(department of veterans affairs)의 업무를 경시했다고 주장하며 "그녀(클린턴)는 재향군인부가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깎아내렸다.
과거에 트럼프가 존 매케인(공화·애리조나) 상원의원을 비난하면서 "포로가 되지 않았던 사람을 더 좋아한다"고 말해 물의를 일으킨 점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날 연설에서 소요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약 20분간 진행된 트럼프의 연설은 말썽 없이 끝났다.
트럼프는 매케인 비난 발언 이후 사과를 하지는 않았지만 경선 과정에서 참전용사를 위한 모금회를 열거나 그들을 옹호하는 발언을 종종 하곤 했다.
미국에서 매년 열리는 '롤링 선더'는 미국 전역의 바이커들이 현충일을 앞두고참전용사와 실종 미군 등을 기리기위해 벌이는 행사다. 미국 수도권 언론들은 올해행사를 위해 "수천 대"의 오토바이 동호인들이 전국에서 모여들었다고 전했다.
smi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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