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빨간불' 대우조선 대출때 '정상' 분류

김충남 기자 2016. 5. 30.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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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익스포저’ 産銀 충당금 0.63%

대우조선해양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익스포저(위험 노출액)’ 가운데 충당금을 불과 0.63%만 쌓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우조선해양이 지난해 10월 말 4조2000억 원의 자금 지원을 받을 정도로 부실이 심화해 회사채가 투자부적격 등급인 ‘BB등급’으로 떨어졌는데도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여신 등급을 ‘정상’으로 분류해 충당금을 거의 쌓지 않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국책은행 등이 현재의 부실과 미래의 부실 위험성을 대비해 정교한 여신 분류를 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단지 이자를 제때 낸다는 이유만으로 ‘정상’으로 분류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30일 문화일보가 단독 입수한 산은의 내부 문건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산은의 익스포저는 2015년 말 현재 6조4853억 원으로 1년 전(4조4174억 원)보다 2조679억 원이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산은의 충당금 적립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익스포저의 0.63%인 409억 원에 불과했다.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은행권의 익스포저는 가장 많은 수출입은행(12조6000억 원)을 포함해 모두 23조 원에 달한다. 산은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은 정상적으로 운영해 왔던 기업이고, 채권 등급도 정상”이라며 “이자를 연체하지 않았기 때문에 여신을 ‘정상’으로 분류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이 발행한 회사채에 대해 산은이 내부 문건에서도 투자부적격인 BB등급으로 분류한 데다, 지난해 말 이미 5조여 원의 영업손실을 본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손상호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여러 정황상 대우조선해양의 대출을 정상으로 보기는 힘들다”며 “대출 등급을 낮췄을 경우 대규모 충당금 적립에 따른 자본 확충 문제나 해외 선주들에 대한 선수금 환급 보증 등을 우려해 정상으로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충남·윤정선 기자 utopian2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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