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팬들의 '아픈 손가락' 조동찬, 팀 타선의 숨은 활력소

che 입력 2016. 5. 30. 06:0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프로야구 삼성의 15년차 내야수 조동찬의 조용하지만, 묵직한 활약상이 팀 타선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그가 맡고 있는 3루수가 부진과 부상이 겹처 2군으로 내려간 외국인 타자 아롬 발디리스의 포지션이기에 조동찬의 활약은 더욱 값지다.

삼성과 SK의 시즌 여섯 번째 맞대결이자 27~29일 주말 3연전의 3차전이 열린 29일 인천 SK 행복드림구장. 삼성은 1회초 공격에서 테이블 세터로 나선 배영섭과 박해민이 범타로 물러났으나 3번 이승엽과 4번 최형우의 연속 안타로 2사 1,2루의 기회를 잡았다. 타석에는 최근 물오른 타격감으로 5번 타순까지 치고 올라온 조동찬. 그는 SK 선발 크리스 세든과 12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중견수 키를 넘기는 선제 2타점 2루타를 때려냈다. 조동찬은 2S 이후에만 6개의 파울을 걷어내며 세든을 집요하게 괴롭혔고, 결국 이날의 결승타를 때려내며 팀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됐다.

삼성 팬들에게 조동찬은 ‘아픈 손가락’이다. 2002년 입단 당시만 해도 대형 내야수로 평가받았고, 2004년부터 주전 유격수로 나섰다. 이후 삼성이 당시 최고 유격수였던 박진만(現 SK 코치)를 FA로 영입하면서 그는 3루수로 전업했다. 이후 내야에 빈 자리만 나면 뛰어난 수비력과 쏠쏠한 펀치력, 큰 덩치와는 달리 빠른 주력을 앞세워 만능 유틸리티맨으로 활약했다. 2010년엔 시즌 중반부터 대폭발하며 타율 0.292 9홈런 51타점 33도루로 커리어 하이를 찍었고,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도 뽑히며 금메달을 따내 군면제 혜택도 받았다.

그러나 그의 야구 인생에 암울기가 찾아왔으니 2013년 8월13일 LG전에서 1루로 달리다 상대 1루수 문선재와 부딪히며 무릎이 역방향으로 꺾이는 심한 부상을 입었다. 무릎 인대 손상과 부분 골절을 당한 조동찬은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재활을 거쳐 2014년 돌아왔으나 31경기 출장에 그쳤고, 2015시즌은 통으로 쉬어야 했다. 그랬기에 2016시즌은 조동찬 개인에게 매우 중요한 한 해다. 


조동찬은 3루수인 외국인 선수 아롬 발디리스가 부상과 부진으로 지난 5일 2군으로 내려가면서 주전 3루수 역할을 맡고 있다. 4월만 해도 주로 대타 역할을 수행하며 타율 0.111(27타수 3안타) 2홈런 5타점에 그쳤던 조동찬은 주전으로 나서기 시작한 5월부터 쾌조의 타격감을 이어가고 있다. 29일까지 5월 타율은 0.333(81타수 27안타). 하위 타순에서 4홈런 14타점을 기록하며 쏠쏠한 생산력을 과시하고 있다. 최근 10경기로 범위를 좁히면 뜨거운 타격감을 더욱 잘 알 수 있다. 타율 0.44(36타수 16안타) 3홈런 10타점. 경기당 1타점을 올리고 있고, 무안타 경기는 단 2경기에 불과하며 멀티히트는 6경기에 달한다. 22일 NC전에서는 한 경기 2홈런의 무서운 장타력도 선보였다. 1할대에 그쳤던 시즌 타율도 어느덧 0.278(108타수 30안타)로 끌어올렸고, 장타율이 0.519은 팀 내에서 최형우(0.619), 구자국(0.583)에 이어 3위일 만큼 펀치력도 뛰어나다.

최근 몸상태를 회복한 발디리스가 퓨처스리그 경기에 나서고 있다. 삼성은 현재 팀 타선의 중심인 구자욱이 허리 부상으로 2군에 내려가 있어 발디리스가 1군에 복귀하더라도 한동안 3루 주인은 조동찬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구자욱이 복귀해 발디리스가 3루수를 맡더라도 조동찬은 2루수로 볼 수 있기 때문에 그의 자리는 든든하다. 조동찬이 지금의 상승세를 이어가며 2013시즌 부상 이후 제대로 펴지 못했던 날개를 활짝 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사진 제공: 삼성 라이온즈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