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 뜬 2006년, 반기문 등장한 2016년.. 닮은 듯 다른 듯

2016. 5. 30.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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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행이론으로 본 '대선 1년전'
[동아일보]
2006년과 2016년의 ‘평행이론’은 어떤 변화를 일으킬까.

새누리당의 4·13총선 참패 및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출마 시사를 계기로 2006년과 2016년의 여야 정치 양상이 흡사하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무시하지 못할 차이점도 드러나고 있어 섣부른 예단은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 이것이 닮았다

올해 4·13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참패를 겪은 일은 2006년 5·31지방선거에서 여당이던 열린우리당(더불어민주당 전신)이 최악의 패배를 당한 것과 통한다.

2006년 노무현 전 대통령과 현재 박근혜 대통령이 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기보다 ‘마이 웨이’를 고수하는 점도 비슷하다. 노 전 대통령은 당시 “한두 번 선거에 패배했다고 해서 역사의 흐름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라며 기존 정책의 변화를 수용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3당 원내대표, 정책위의장과 만나 ‘당 대표와의 분기별 회동 정례화’ 등 변화 조짐을 보이기도 했지만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의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사실상 비토했으며 상시 청문회가 가능하도록 한 국회법 개정안에도 거부권을 행사하는 등 야권과 각을 세웠다.

야권으로 눈을 돌리면 2006년이나 10년이 지난 지금이나 강력한 대선 주자 3명이 버티고 있는 점은 같다. 당시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에는 박근혜 이명박 손학규라는 ‘빅3’ 대선 후보가 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이 중에서 훗날 대통령이 두 명이나 나왔다. 현재 야권에서는 더민주당의 문재인 전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지지율에서 3강 체제를 보이고 있다.

흥미롭게도 이들 3강 체제는 10년 전이나 현재 모두 여권 성향의 1인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2006년에는 노무현 정부 초대 국무총리를 지낸 고건 씨가 야권 빅3와 대선 후보 지지율 수위를 다퉜다. 현재 여러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야권 빅3를 앞서는 반 총장은 고 전 총리에 비견된다. 반 총장은 고 전 총리와 마찬가지로 관료에서 ‘정치인’으로 말을 갈아탈 준비를 하고 있다. 각각 호남과 충청이라는 지역을 기반으로 하며, 기성 정치권과 전략적으로 거리를 두는 점도 일맥상통한다.

하지만 10년이라는 시간 차를 두고 몇 가지 차이점이 부각되고 있다. 이 변수들이 나비 효과를 일으키면 결과는 10년 간격만큼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이것이 다르다

현직 대통령이 여권 성향 후보를 대하는 태도가 먼저 다르다. 고 전 총리에 대해 노 대통령은 2006년 말 “결과적으로 실패해 버린 인사”라고 평가절하했다. 고 전 총리를 국무총리로 기용한 것을 후회하며 사실상 그를 깎아내렸다. 고 전 총리뿐만 아니라 정동영, 김근태 등 당시 여권 유력 주자에게도 같은 태도여서 집권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왔다. 반면 박 대통령은 명시적으로는 아니지만 반 총장을 지원하는 듯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반 총장과 같은 충북 출신의 이원종 전 충북지사를 대통령비서실장으로 앉혔고, 반 총장의 측근으로 꼽히는 윤여철 전 외교부 의전장을 올 2월 대통령의전비서관으로 기용했다.

야권 빅3 체제가 금이 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른바 ‘구원등판론’이다. 야권 일각에서는 이번 총선 결과를 분석하면서 “문재인, 안철수의 한계를 봤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이 때문에 안희정 충남지사나 김부겸 의원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또 야권 빅3가 한 명의 대선 후보로 정리되지 않을 확률이 높다는 점도 2006년과 다르다. 당시 손학규 의원이 한나라당을 탈당하긴 했지만 빅3 중 양강(兩强)이던 두 사람이 경선을 치렀고 결과적으로 연거푸 대통령이 됐다. 하지만 더민주당 문 전 대표와 국민의당 안 대표가 각각 당의 대선 후보가 된다면 대선을 앞두고 후보 단일화를 이룰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게 중론이다.

:: 평행이론 ::

서로 다른 시대를 사는 두 사람의 운명이나 두 상황이 같은 패턴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이론.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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