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경기도, 광역버스 증차 신경전.."출퇴근 시민 불편 가중"

예병정 2016. 5. 29.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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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오전 8시30분께 서울 강남역 인근 버스전용차로에 승객들을 내려주기 위해 버스들이 줄이어 서 있다..
수도권 광역버스 증차문제가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서 경기도와 서울을 오가는 장거리 출퇴근족의 고충이 커지고 있다. 인구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경기도의 경우 광역버스를 한대라도 더 늘려야 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서울시는 출퇴근 시간이면 버스전용차선에서 정체가 발생할 정도로 이미 광역버스가 많아 더 이상 늘리기는 힘들다고 반박한다.
■늘어나는 광역버스 이용자
29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을 빠져나가 다른 시·도에 전입 신고한 전출 인구는 12만7687명으로, 서울로 들어온 전입 인구(11만 7029명)보다 1만658명 많았다. 순유출(전입인구에서 전출을 뺀 수치) 규모는 전국 17개 시·도 중 압도적인 1위다.

반면 경기도는 7554명이 순유입돼 전국에서 인구유입이 가장 많은 지역이다. 고공행진하는 집값과 전월세 등 주거비용을 감당하지 못한 서울시민들이 비교적 주거비가 싼 수도권 지역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서울에서 경기도로 거주지를 옮긴 사람이 많아지면서 광역버스를 이용해 출퇴근하는 인구도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실제 광역버스가 집중 정차하는 강남과 서울역에서는 출근 시간 수많은 광역버스로 버스전용차선이 정체되기 일쑤다. 퇴근시간이면 경기도로 빠져 나가기 위해 버스정거장에서 광역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긴 줄을 선다.

그러나 광역버스 증차는 제자리다. 광역버스를 늘려야 한다는 경기도와 이미 많다는 서울시 간의 입장차이 때문이다. 현재 경기도에서 서울로 들어가는 광역버스 노선은 161개, 2200대의 버스가 운행되고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서울시가 교통 혼잡 등을 이유로 광역버스 신규 노선을 만들거나 증차하는데 부정적"이라며 "노선을 추가하지는 못해 수요가 적은 노선의 광역버스를 줄여 수요가 많은 노선에 투입하거나 2층버스 및 대용량 버스를 운행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시는 증차를 무작정 막는 게 아니라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역과 강남지역의 경우 이미 버스전용차선이 포화될 정도로 많아 해당 지역을 운행하는 신규 노선과 증차를 피해달라는 것"이라며 "경기지역에서 원하는 노선이 대부분 서울역과 강남이어서 서울시가 모두 반대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6일 8시30분께 서울 강남역 인근 지역에 광역버스들이 승객을 내려주기 위해 몰려들어 혼잡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광역버스 이용자, 커지는 고충
광역버스를 둘러싸고 빚어진 서울시와 경기도 간의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장거리 출퇴근족의 고통은 가중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4년 기준 수도권 20세 이상 취업자들의 하루 출퇴근 시간은 1시간36분이었다. 올해 서울에서 용인 수지로 이사한 김모씨(36)는 "직장이 명동쪽인데 이사 전 버스로 50분이 걸린다고 해 힘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막상 3개월 정도 다녀보니 버스가 부족해 조금이라도 늦게 나가면 지각한다. 이런 일상이 반복되니 출근만 해도 지친다"고 털어놨다.

남양주에서 강남으로 출퇴근하는 박모씨(33·여)는 "원해서 경기도로 간 게 아니라 주거 문제 때문에 사실상 떠밀린 것"이라며 "광역버스를 확충하든 지하철을 추가하든 출퇴근 시간이 조금이라도 줄었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이와 관련, 서울시는 서울시 광역환승체계나 강남과 서울역에 집중된 노선을 다변화하자는 대안을 내놓고 있다. 광역환승체계는 광역버스 이용자들이 서울시 외곽 환승센터에서 지하철이나 서울 버스로 환승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자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외곽에 환승센터를 만들어 환승을 유도하면 이용객 불편도 있고 광역버스 운영업체 역시 반발하겠지만 더 이상 광역버스를 늘리는 방식은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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