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이 놓고 내린 천만원 든 지갑 돌려주고 사라진 택시기사

2016. 5. 29.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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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에 놓고 내렸다 돌려받은 지갑<<손 모씨 제공>>
지갑을 찾아 돌려준 박상용 씨<<본인 제공>>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중소기업체를 운영하는 손모(62) 씨는 28일 오후 10시 50분께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서 택시에 탔다.

오랜만에 지인들과 반주를 곁들인 식사를 한 손 씨는 술에 취한 친구를 데려다주고 자신도 강남구 압구정동 집에 가려던 차였다.

11시가 조금 넘어 집에 도착하자마자 술기운이 오른 탓인지 곧바로 잠자리에 들었다.

한 시간쯤 지나 자정을 넘긴 시각. 손 씨는 아내가 부르는 소리에 잠이 깼다.

조금 전 자신을 내려주고 떠난 택시 운전 기사가 아파트까지 다시 찾아와 차 안에 놓고 내린 지갑을 돌려주고 갔다는 것이다.

자초지종은 이랬다.

택시기사는 손 씨가 뒷자리에 지갑을 놓고 내린 것을 발견해 지갑에 있던 신분증에 적힌 주소를 보고 아파트까지 찾아왔다. 아파트 경비원의 연락을 받은 손씨 부인이 경비실로 내려와 운전기사로 부터 지갑을 건네받았다.

지갑에는 신분증 말고도 손 씨가 거래처에 주려고 미리 인출한 5만 원짜리 현금과 수표를 포함해 1천만 원가량의 돈과 신용카드, 직불카드 등이 들어 있었다.

손 씨는 "고마운 마음에 택시기사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이름도 알려주지 않고 '돈도 물건도 그대로라면 내가 할 일 다 한 거다'라면서 전화를 끊었다"고 전했다.

지갑을 찾아 돌려준 개인택시 기사 박상용(63) 씨는 29일 연합뉴스 통화에서 "당연히 주인에게 돌려줬어야 하는 것"이라고 겸손해 했다.

박 씨는 "운전 중에는 대개 뒷좌석을 안 보게 되는데 승객이나 저나 운이 좋아서 용케 지갑을 찾게 됐다"며 "서둘러 발견하지 못했다면 찾지 못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기업체에서 운전기사로 일하다 외환위기 때 실직한 후 18년간 택시를 몰았다는 박 씨는 "그동안 지갑도 많이 찾아줬고 휴대전화는 그보다 더 자주 찾아줬을 것"이라며 웃었다.

박 씨는 "제가 성격이 급해서 앞으로 또 이런 일이 생기면 물건을 잃어버린 주인부터 찾아갈 것"이라며 전화를 끊었다.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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