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대권 마이너리그 3인방 태동..정세균·김두관·김부겸 등
【서울=뉴시스】전혜정 기자 = 방한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출마 시사 발언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온통 차기 대선 이야기로 벌집 쑤신 듯 하다. 특히 반 총장이 새누리당 쪽으로 방향을 잡을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반 총장이 여권 후보로 나설 경우 맞상대로 유력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중 누가 더 경쟁력이 있느냐에 야권 지지층의 관심이 쏠려 있다.
또 문재인 전 대표와 안철수 대표 외에도 야권에서는 손학규 전 더민주 고문과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등이 차기를 향해 각자 활동 폭을 넓히고 있다. 여기까지는 이른바 메이저리그에 포함되는 후보군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야권에서는 이들 외에 조용히 큰 꿈을 향해 움직이는 마이너리거 3인방도 있다. 정세균 김두관 김부겸 의원 및 당선인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도 상황 변화에 따라 대선 후보 경선에 뛰어들 채비를 갖추고 있으며 나름대로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주목된다. 당세가 약해 경선을 통과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잠재력이 무궁무진해 경우에 따라 '깜짝 스타'로 대선판을 흔들 수도 있다.
먼저 정세균 전 대표는 국회의장 직을 염두에 두고 있고 여의치 않을 경우 당권 도전으로 선회할 수도 있다. 정 전 대표에게 대선 도전은 그 다음 이야기가 되지만 정치가 '움직이는 생물'인 점을 감안하면 앞일을 예단하기는 어렵다.
이와 관련 정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뉴시스와 전화 통화에서 "대선에 나오기를 바라는 지지자들이 호남권을 중심으로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국회의장이 된다면 이번 대선에 나서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더민주 입장에선 정권교체를 위해 여전히 호남과의 화해가 필요하다. 당내에서 호남 출신 인사 중에는 단연 정 전 대표가 선두에 있다.
더구나 정 전 대표는 윤보선 전 대통령을 포함해 대통령을 세명이나 배출한 서울 종로에서 두번 당선됐고, 이번 총선에서도 여당의 유력주자로 손꼽히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물리쳤다. 여러모로 해 볼 만한 승부다. 또 실물경제를 다뤘던 기업인 출신이고 참여정부 당시에는 산업자원부 장관을 역임하기도 했다. 더민주의 약점으로 꼽히는 중도층과 친기업적 정서를 확보하기에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것이다.
김두관 당선인의 경우 지난 대선에서도 후보 경선에 뛰어든 바 있다. 차기 대선에 욕심이 나지 않을 리가 없지만 일단 그는 이번 20대 국회에서 '김포 초선'이 되면서 의정활동에 전념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당선인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그냥 되는 일은 아니다. 조심스럽다"면서도, "정치인이 당권이나 대권에 관심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준비가 잘 되고, 필요하다면 꿈이 있다고 말하겠다. 내년 이 맘때쯤 보자"고 언급, 도전 의지를 나타냈다. 김 당선인은 행자부 장관과 경남지사를 역임한 영남권 출신에 수도권인 김포에 지역구를 두고 있다. 지역구도로만 보면 그의 별칭대로 '제2의 노무현'을 꿈꿔볼 수 있다.
김부겸 당선인은 대구 수성갑 지역구에 깃발을 꽂으면서 여전히 중앙정치보다는 지역구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때문에 '대권행보'라고 할 만한 뚜렷한 행보는 눈에 띄지 않는다. 하지만 주변에서는 여전히 대선 출마를 권유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김 당선인 측 관계자는 대권 도전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천천히 생각해봐야 한다. 아직 (대선이) 멀었지 않느냐"고 답했다. 이어 "지지자들이 관심을 가져주는 것은 고맙지만, 결심이 서고 준비가 돼야 일을 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정치는 기분이 아니라 우리의 의지가 채워져야 한다"고 부연했다.
김 당선인은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을 거쳐 열린우리당에 몸담으면서 지금의 더민주까지 왔다. 이념적으로는 가장 중도에 가깝고 정서적으로도 보수층에게 거부감이 적다. 특히 이번 총선에서 야권의 불모지인 대구에서 당선됐다는 점에서 영호남 화합을 이끌 적임자를 트레이드 마크로 내세울 수도 있게 됐다. 예선만 통과한다면 가장 파괴력 있는 후보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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