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기능 장애' 10대 성폭행..대법, 무죄 취지 파기환송
인지 기능에 장애가 있는 미성년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에게 대법원이 원심을 깨고 무죄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 2부는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조모(20) 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강간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해 실형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 판결하라는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조 씨는 지난해 2월 새벽 피해자 이모(17) 양을 불러내 모텔로 데려간 뒤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아왔다. 이 양은 정신과 클리닉에서 지능 지수 74로 경계성 지능이라는 진단을, 심리 상담 기관에서는 지능 지수 86으로 인지 기능에 제한이 있다는 판정을 받았다.
대법원은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강간 혐의가 합리적 의심없이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새벽에 만나자는 연락을 받고 피해자가 거절하지 않고 나간 점, 술을 마시지 않았는데도 피해자가 먼저 모텔방에 들어간 점, 성 관계 이전이나 도중에 폭행이나 협박을 한 사실은 없는 점, 피해자가 무서웠다고 하면서도 어떤 폭행이나 협박이 있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못하는 점 등을 무죄 판단의 근거로 들었다.
대법원은 다만 조 씨가 또 다른 미성년자에게 술을 먹인 뒤 성관계를 가져 준강간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 대해서는 원심과 같이 유죄로 판단했다.
앞서 1,2심 재판부는 조 씨의 강간과 준강간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조 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5년 간 개인정보 공개를 명령했다. 1,2심 재판부는 이 양의 나이나 인지 기능으로 볼 때일반 성년 여성 수준의 상황 대처 능력이 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며 조 씨가 이 양의 입을 막고 강제로 성 관계를 가진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노윤정기자 (watchdo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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