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건자재 가격인상·물량부족에 원가절감 '고민'

김민기 2016. 5. 29.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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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민기 기자 = 최근 철근 약 10%, 래미콘 약 3% 등 건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건설업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원가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지만 이미 수년 전부터 상시 원가절감 체제를 가동하고 있는 상태라 추가로 비용 절감이 쉽지 않아 고민이 크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건자회)와 레미콘업계는 지난 17일 6만2100원인 수도권 레미콘 협정가격을 6만4200원으로 약 3% 인상하기로 협의했다.

그간 레미콘 업계는 골재, 플라이애시, 슬래그파우더, 운반비 등의 원가부담이 높아 7~8%선 인상을 주장했다. 하지만 상생을 위해 한 발 양보했고 이에 그나마 3% 수준이 오르는데 그쳤다.

앞서 건자회와 주요 철강사도 2분기 철근 기준가격을 t당 58만5000원으로 합의했다. 1분기 기준가격 52만5000원에 비해 6만원(약 11%) 인상된 금액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전체 건자재 중 철근과 레미콘 이 2가지가 차지하는 비율이 10% 가까이 되기 때문에 전체 재료비에서 원가가 약 1% 정도 올랐다"면서 "앞으로도 원가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데 자재 구매 팀에서도 대응 방안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건자재 가격 오르지만 건설사 '속수무책'

이같이 가격이 오르는 것은 지난해 말부터 주택 분양이 급격히 늘면서 착공물량이 폭증해 자재 공급난이 심화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4월 주택 착공 실적은 전국 6만 6625가구로 전년 동월 대비 15.2% 늘었다. 누계 기준으로는 9.5% 증가한 18만 4367가구다. 지난해 말 물량까지 포함하면 약 25만 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5~6월의 주택 분양 물량도 사상 최대 수준이라 내년 하반기까지 철근, 레미콘, 파일 등 골조 관련 자재의 부족 현상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며 "이처럼 건자재 가격이 계속 오를 경우 건설사들의 수익성은 나빠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그런데도 딱히 대책이 없다는 게 문제다. 본사와 현장에서 공종별 시공계획을 내실화하고 자재협력사와의 관계를 개선해 조달 안정성을 높이는 게 최선이다. 과거부터 원가 절감을 해온 상황이라 더 이상 원가를 줄이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A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사 소속 연구소에서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협력 업체와 공동으로 연구 활동을 하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 적용되기까진 정부 인증, 안정성 문제 등 넘어야할 산이 많다"면서 "안전에 위험이 있거나 효과가 크지 않는 방안일 때는 채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B건설사 관계자도 "최근 몇 년 간 현장에서 밸류(Value) 엔지니어링을 통해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설계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실시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전부터 해오던 방식이고, 새롭게 도입된 공법이나 설계는 아직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저렴한 자재, 새로운 공법 도입으로 활로 모색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 건설 현장에서는 일반 시멘트 보다 좀 더 가격이 저렴한 슬래그 시멘트나 플라이애시 시멘트 등 혼화재를 사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슬래그 시멘트는 제철소에서 나오는 부산물, 플라이애시는 발전소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섞어서 사용하는 혼화재로, 일반 시멘트의 대체제로 사용된다.

시멘트를 만드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 않아 친환경 콘크리트라고 불리고 있지만 일반 콘크리트에 비해 강도나 굳기 등 내구성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의가 진행 중이다.

건자회 관계자는 "아파트 지을 때 기초부분에 슬래그 시멘트를 이용하기도 하는데 슬래그 시멘트가 일반 시멘트보다 가격이 저렴하다보니 최근 이런 혼화재를 쓰는 건설사들이 상당수 있다"고 말했다.

래미콘 업계 관계자도 "시멘트사 입장에서도 혼화재가 일반 시멘트보다 수익성이 좋고 건설사 입장에서도 원가가 절감되니 특수주문형태로 혼화재를 추가 발주를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면서 "최근에는 아예 시멘트 회사들이 건설사 연구소에 찾아가 혼화재가 원가도 절감되고 강도도 높다고 영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콘크리트 건축자재를 공장에서 미리 생산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PC공법(프리케스트 콘크리트)을 아파트에 적용한 건설사도 있다.

보통 아파트 벽이나 천정, 기둥을 만들 때 건축현상에서 임시틀을 만들고 콘크리트를 타설한다. 하지만 PC공법을 공장에서 미리 철근과 시멘트를 섞어 벽, 천장 등을 미리 만들고 현장에서는 이를 조립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삼성물산도 최근 KCC를 통해 PC자재를 발주하고 이 공법을 반포에 짓고 있는 래미안에 적용했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PC 공법은 공기를 단축하고 간접비 등을 줄일 수 있어 총 공사비 원가가 절감되고, 품질 균일화를 이룰 수 있다"면서도 "다만 PC접합 불량으로 누수 등의 하자가 발생할 수 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km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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