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영어마을 효시 '경기영어마을' 12년만에 간판 내린다

입력 2016. 5. 28.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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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과학창의재단 등과 손잡고 미래인재양성기관 '탈바꿈'
양평 영어마을[연합뉴스 자료사진]
파주 영어마을[연합뉴스 자료사진]

교육부·과학창의재단 등과 손잡고 미래인재양성기관 '탈바꿈'

(수원=연합뉴스) 김광호 기자 = 전국적으로 '영어마을' 붐을 일으킨 경기도 영어마을이 12년 만에 사실상 문을 닫는다.

영어 전문 교육시설에서 다양한 미래형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인재양성기관으로 탈바꿈한다. 영어마을이라는 간판도 조만간 내릴 예정이다.

전국적으로 생겨난 영어마을로 경쟁력이 약화하고, 사교육 열풍이 지속하는 데다가 사회적으로 다양한 영어교육 프로그램이 운영되면서 설 자리를 잃은 것이 변신의 배경이다.

경기도 영어마을은 3대 민선 도지사인 손학규 전 지사의 대표적인 공약이자 치적이다.

손 전 지사는 취임 직후부터 영어 전문교육을 위해 영어만을 사용하는 영어마을 조성을 추진했다.

온라인 캠프부터 시작된 영어마을은 2004년 8월 캠프형으로 안산에서 처음 문을 열었다.

이어 2006년 4월 990억원을 들여 파주시 탄현면 27만8천여㎡ 부지에 첫 체류형 영어마을이 만들어졌고, 2008년 4월에는 양평군 용문면 9만9천여㎡ 부지에도 세 번째 영어마을이 문을 열었다. 양평 영어마을 조성에는 676억원이 들었다.

잇따라 문을 연 도내 영어마을은 개원 초기 학생들, 특히 초등학생 학부모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면서 입소 경쟁이 붙기도 했다.

외국 경험이 쉽지 않은 어린 학생들이 영어마을에서 영어만을 사용하며 체험형 교육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크게 작용했다.

도내 일선 시·군은 물론 타 시·도에서도 비슷한 영어마을이 우후죽순 문을 열었다.

경기 영어마을 이후 전국적으로 영어마을, 영어캠프, 외국어마을 등의 이름으로 50여개의 비슷한 시설이 운영 중이다.

그러나 이처럼 많은 영어마을이 문을 연 데다 학생과 학부모들이 교육비에 비해 단기적으로 이뤄지는 영어마을 교육의 효과에 의문을 갖게 되면서 점차 인기가 시들해졌다.

사설 학원을 중심으로 한 영어 사교육 열풍도 식지 않아 경기 영어마을은 운영난에 빠지게 됐다. 수익보다는 교육적 목적이라고는 했지만 영어마을의 운영 적자는 갈수록 커졌다.

도는 양평 영어마을을 만들면서 안산 영어마을을 민간에 운영을 위탁했으나 여전히 경영 개선이 이뤄지지 않아 2012년 결국 문을 닫았다.

670억원이 넘게 투자된 양평 영어마을은 처음부터 민간에 위탁 운영해 왔지만올해 예산이 57억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도 자료를 보면 지난해 연간 이 시설 교육인원이 1만9천200여명, 하루 평균 52명에 불과했다.

파주 영어마을은 도가 설립한 재단법인 경기영어마을이 직접 운영하고 있지만, 역시 지난해 연간 교육인원은 22만3천여명, 하루 평균 610명 정도에 그쳤다.

이 영어마을 내 건물 17개동 중 10개동은 현재 다른 기관 등에 임대 중이다.

이처럼 운영의 어려움이 계속되자 도는 영어마을의 운영방식을 바꾸기로 했다.

28일 오후 교육부, 도의회, 한국과학창의재단,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과 협약을 하고 미래사회에 대비한 창의적인 인재양성 기관으로 변신시키기로 한 것이다.

도는 기존 영어교육 프로그램 일부를 계속 운영한다고 하지만 '영어만을 사용하는 영어 전문 교육시설'이라는 본래의 설립 취지는 사라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도는 '영어마을'이라는 이름도 내년 상반기 협의를 통해 다른 이름으로 바꿀 방침이다.

'경기 영어마을'이 사실상 개원 12년 만에 문을 닫는 것이다.

도 관계자는 "경쟁력 약화 등으로 영어만을 교육하는 시설로는 운영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으로 미래 창의적인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해 탈바꿈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협약식에서 남경필 지사는 "경기영어마을이 우리 학생들이 21세기에 필요한 핵심 역량을 키우고 행복한 미래를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전초기지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k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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