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화장실·지하주차장 '여성 안전 취약' 여전

박혜진 2016. 5. 27.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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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연일 벌어지는 묻지 마 범죄로 불안해하는 여성분들 많죠, 특히 공중 화장실이나 지하 주차장은 대표적으로 범죄에 취약한 곳으로 꼽힙니다.

KBS 취재진이 직접 현장을 점검해봤습니다.

박혜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밤 11시, 서울 한강공원의 공중화장실입니다.

문이 활짝 열려 있는 화장실 안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남자 화장실과 칸막이는 돼 있지만 벽 사이가 뻥 뚫려 있습니다.

이곳은 여자 화장실입니다.

여자화장실에서 하는 행동들을 건너편 남자 화장실에서도 볼 수가 있습니다.

한남대교 근처의 이 화장실은 위급 상황을 알릴 비상벨은 보이지 않습니다.

소리를 지르면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다음날 여성 이용자에게 부탁해 실험해 봤습니다.

화장실 안에서 지른 소리는 주변 소음 때문에 밖에선 전혀 들리지 않습니다.

<인터뷰> 최은영(서울시 관악구) : "온 힘을 다해서 외치는데 아무도 오지 않을 것 같은 두려움, 무서움 그런 생각이 자꾸 들게 되니까…."

그나마 CCTV가 군데군데 설치돼 있지만, 나들목 등의 시설물 점검을 위한 것들뿐, 여성 안전을 위한 CCTV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녹취> 한강공원 안내센터 관계자(음성변조) : "사각지대라고 해서 (CCTV를) 막 설치할 수가 없어서 공원이기 때문에 들어오는 나들목과 이런 부분 밖에 없고….

이번엔 주택가의 지하 공영주차장입니다.

형광등 조명이 여기저기 꺼져 있어 어둑어둑합니다.

조도를 측정해봤더니 가장 밝은 통로가 13룩스, 어두운 곳은 1룩스도 되지 않습니다.

잇따른 범죄에 주차장 조도를 150룩스 이상으로 정한 대형마트와는 비교가 불가할 정도의 낮은 수치입니다.

CCTV도 부실하게 설치돼 있습니다.

주차장 곳곳에 CCTV가 설치돼 있지만, 제 앞에 있는 CCTV는 각기 다른 방향을 보고 있습니다.

이곳을 비추는 CCTV는 50m 정도 떨어져 있어, 이렇게 기둥 앞에 서 있다면 사각지대에 있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인터뷰> 강두리(서울시 강동구) : "잘 이용 안 해요. 누가 같이 있으면 좀 밖에서 기다리라 하고, 워낙 무서운 일도 많고 그러니까..."

안전 사각지대에 놓인 공중화장실과 지하주차장, 여성들의 불안을 잠재울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박혜진입니다.

박혜진기자 (roo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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