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안 듣는 슈퍼박테리아.. 미 방역당국 긴장
기존에 개발된 항생제가 듣지 않는 이른바 ‘슈퍼 박테리아’에 감염된 환자가 미국에서 확인돼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미국미생물학회(ASM)가 발간하는 학술지 ‘앤티마이크로비얼 에이전츠 앤드 키모세러피’(Antimicrobial Agents and Chemotherapy)는 26일(현지시간) 기존 항생제에 저항성을 가진 슈퍼 박테리아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논문 저자들은 콜리스틴 저항성 유전자 ‘mcr-1’을 포함한 카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CRE)이 지난달 펜실베이니아주에 사는 49세의 여성 소변에서 검출됐다고 전했다. 여러 항생제를 써도 잘 듣지 않는 세균을 ‘다제내성균’이라고 일컫는데, CRE는 이 단계를 넘어 ‘최후의 항생제’로 불리는 카르바페넴과 콜리스틴을 써도 듣지 않았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논문을 통해 “플라스미드(plasmid)를 통해 전파되는 콜리스틴 저항성 유전자 mcr-1의 발견은 진정한 의미에서 약이 듣지 않는 박테리아가 출현했음을 뜻한다”고 평가했다. 플라스미드는 세균 세포 내에 있는 염색체 외의 DNA 분자로서 독자적으로 복제와 증식을 할 수 있다. 플라스미드가 매개체가 된다는 것은 mcr-1이 돌연변이 등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다른 종류의 세균과 함께 쉽게 퍼져 나갈 수 있다는 의미라고 연구진은 경고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중국 연구자들은 돼지, 익히지 않은 돼지고기, 입원 환자 등에서 항생제에 영향을 받지 않는 슈퍼박테리아가 발견됐다고 보고했고, 이후 덴마크와 네덜란드 및 태국 등에서도 비슷한 박테리아가 발견됐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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