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도 구조조정 시급] 매출절벽 코앞인데..건설업체는 갈수록 늘어 5만개

이재유 기자 2016. 5. 27.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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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10곳 중 3곳 적자경영, 수주 전망도 2~3년간 어두워, 국토부, 부실기업 등록말소에, 입찰제도 변별력도 강화 추진
3015A02 건설업계 매출액 증가율

“내년 하반기부터 수주 감소로 건설사들의 매출 절벽이 현실화되면서 이 같은 현상이 최고 2~3년 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최근 펴낸 ‘향후 국내 건설 경기 하락 가능성 진단’이라는 보고서에서 이같이 전망하며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국내 건설 경기 위축과 수주 감소 등으로 건설 업계가 지난 2009년 이어 또 한번 구조조정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전문 건설사를 제외한 일반 건설사만 해도 2만여개로 전국에 있는 편의점 수만큼 활동하고 있다. 전문업체 수를 포함할 경우 5만여개 이상이다.

◇매출 절벽 코앞으로 다가왔다=한국건설산업연구원 보고서를 보면 올해 건설 수주 예상액은 123조원으로 지난해 수주액 158조원과 비교해서 20% 하락하고 오는 2017년 이후에도 2∼3년간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선행지표인 건설 수주의 하락세가 2∼3년간 지속될 경우 건설 투자도 2017년 하반기부터 감소세를 지속해 2018년에는 불황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홍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경영금융연구실장은 “2017년 하반기 이후 건설사들에 ‘매출 절벽’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징후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

대한건설협회가 상장 건설사의 2015년 경영실적을 분석한 결과 10곳 중 3곳이 적자경영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차입금 의존도도 단기차입금과 사채 증가 등으로 전년 대비 1.5%포인트 증가한 26.3%를 기록했다. 주택경기가 호황을 누렸지만 각종 경영지표는 더욱 악화됐다. 저유가에 따른 해외 실적 부진과 저가 수주 등이 겹친 데 따른 것이다.

◇ 난립하는 건설사, 벌써 5만여개 넘어=상황이 이런데도 건설 업체 수는 더 늘어났다. 일반과 전문업체를 포함한 전체 건설사의 경우 2000년 3만9,000개에서 최근 5만7,000여개로 증가한 반면 경영 부실로 시장을 떠난 기업은 2008~2014년 1,618개에 그쳤다. 최근 시장에서 인수합병(M&A) 매물로 나온 건설사들의 경우 새 주인 찾기에 잇따라 실패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원인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선제적인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일단 국토교통부는 무자격·부실기업의 퇴출 시스템을 운영하며 업계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한다는 계획이다. 공사 수행 능력과 기술자 확보 수준을 조사하고 문제가 있을 경우 영업정지나 등록말소해 시장에서 퇴출시킬 방침이다. 강호인 국토부 장관은 최근 “입찰제도의 변별력을 강화해 부적격·부실기업이 도태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연구실장은 “선별적인 수주 전략을 통해 수주 잔액 확보를 위한 노력과 더불어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 구조조정 등 근본적인 체질개선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유기자 03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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