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대권지형 文·安 투톱체제 균열 조짐
정치권에 따르면 반 총장은 29일 안동 하회마을에 있는 서애 류성룡 선생의 고택 충효당에서 김광림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을 비롯해 김관용 경북도지사 등 지역 정치인들과 오찬을 함께한다. 이 자리에서는 류성룡 선생의 종손 등 12명이 함께 식사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 총장은 같은 날 저녁 경주 힐튼호텔로 이동해 제66차 UN DPI NGO 콘퍼런스 환영 만찬장에서 김석기 의원(경북 경주), 김정재 의원(경북 포항갑) 등과 함께 저녁 자리도 가질 예정이다.
이렇게 반 총장이 '보일 듯 안 보일 듯하는' 행보를 보이면서 그동안 웅크리고 있던 대권 잠룡들도 기지개를 켜는 모양새다. 더불어 반 총장의 등장으로 대권 레이스 1·2위를 다투던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 지지율이 흔들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9일 공개된 리얼미터 '차기 대선주자 3자 대결' 조사 결과 반 총장은 38% 지지율을 기록하며 문 전 대표(34.4%)와 안 대표(21.4%)를 제쳤다. 국민의당 지지층 중 25.1%는 반 총장에게 표를 던질 것이라고 답했다. 데일리한국·리서치앤리서치 여론조사가 18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반 총장은 무당층(24.8%)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 "세대교체론 고개 들수도"
4·13 총선 패배로 '난파선'이 됐던 새누리당은 반기문 대망론이 피어오르자 점차 생기를 되찾는 분위기다. 홍문표 사무총장이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반 총장이 새누리당 후보로 오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발언한 것도 이를 증명한다.
반 총장이 대선 후보로 등장하면서 여권 내 주자들은 다소 주춤해진 게 사실이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는 총선 참패 뒤 급락한 지지율이 좀처럼 회복하기 힘든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정진석 원내대표·최경환 의원과의 '3자 회동'으로 전면에 나서는가 싶었지만 당 안팎의 비판으로 '합의'를 부인하면서 운신의 폭이 다시 쪼그라들었다.
여권 출신 현직 지방자치단체장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단숨에 대선 주자로 수직 상승한 반 총장 덕분에 어느 정도 득을 봤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내에만 집중돼 있던 시선이 외부로 옮겨 가면서 이들의 정치적 행보도 부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기문 대망론과 함께 세대교체론 등 반작용 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는 얘기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최근 "대권 도전이라는 꿈이 있다"며 자신이 추진하는 '연립정부론'을 다시 강조하고 나선 바 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대선 출마 의지를 밝힌 반 총장과 함께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반 총장 그림자에 가린 느낌을 지우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러나 반 총장을 비롯한 세계 각국 지도자들을 제주도로 불러모은 능력이 주목을 받으면서 유력 주자의 이미지를 견고하게 다졌다는 해석도 있다.
실제로 리얼미터 차기 대선주자 일간지지율 조사에 따르면 원 지사는 반 총장 방한 시점인 지난 26일 제주 지역에서 20%에 육박하는 지지율(19.6%)을 기록했다.
◆ "더민주, 개방형 대권 경쟁을"
반 총장의 등장과 맞물려 야권 지형은 '투톱' 체제에서 다자 구도로 바뀌고 있다. 군소 대권 주자들이 '문재인-안철수' 경쟁 구도를 뒤흔들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지역별로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김부겸 더민주 당선자(대구 수성갑)는 영남과 호남 양쪽에서 주목받고 있다. 김 당선자의 광주·전라 일간지지율(리얼미터 기준)은 지난 17일 3.6%에서 23일 10.2%까지 상승했다. 최근 며칠 사이 김 당선자의 TK 지역 지지율은 7.4%(20일)에서 15.4%(26일)로 올랐다.
'불펜투수론'을 내세운 안희정 충남지사는 충청권을 중심으로 차기 대선 주자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안 지사는 19일 충청 지역 지지율 3.9%를 기록했는데, 이후 상승세를 유지하며 9.1%(24일)를 찍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호남에서 '문재인·안철수'의 대안으로 급부상했다. 박 시장의 호남 지지율은 19일 4.8%에서 불과 일주일 후인 26일 17.7%로 올랐다. 이외에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한편 문 전 대표는 반 총장 방문 일정보다 이틀 앞선 27일 안동을 찾아 'TK 민심 잡기'에 나섰다. 이날 문 전 대표는 조선시대 정조가 퇴계 이황 선생을 추모하며 과거시험 중 지방별과를 치렀던 시사단을 둘러보며 "이곳이 정조의 개혁정치가 시작된 역사적 현장"이라고 했다. 문 전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영남 개혁 세력의 지지를 얻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 총장이 '친박계 대권주자'로 출마하면 여권에서 충청·영남 연합 구도가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되는 만큼 영남 개혁 세력을 대상으로 지지를 호소하며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이다.
[김명환 기자 / 정석환 기자 / 김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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