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대권지형 文·安 투톱체제 균열 조짐

김명환,정석환,김강래 2016. 5. 27.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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潘 대망론 조기점화..여야 잠룡들 수읽기 분주野 김부겸·안희정·박원순 약진..與 후보군은 관망세潘, 28일 안동서 김광림·경주서 TK의원과 만찬 광폭행보文은 이틀 먼저 안동 찾아가 '潘 견제·영남 민심잡기' 나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1년6개월 남은 대통령 선거에 나설 뜻을 밝히면서 대권 지형이 급변하고 있다. 제주포럼에서 '충청+대구·경북(TK) 대망론'에 불을 지핀 뒤 일본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했던 반 총장은 27일 밤 귀국했고 28일에는 서울에 머물며 비공개 개인 일정을 소화한다.

정치권에 따르면 반 총장은 29일 안동 하회마을에 있는 서애 류성룡 선생의 고택 충효당에서 김광림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을 비롯해 김관용 경북도지사 등 지역 정치인들과 오찬을 함께한다. 이 자리에서는 류성룡 선생의 종손 등 12명이 함께 식사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 총장은 같은 날 저녁 경주 힐튼호텔로 이동해 제66차 UN DPI NGO 콘퍼런스 환영 만찬장에서 김석기 의원(경북 경주), 김정재 의원(경북 포항갑) 등과 함께 저녁 자리도 가질 예정이다.

이렇게 반 총장이 '보일 듯 안 보일 듯하는' 행보를 보이면서 그동안 웅크리고 있던 대권 잠룡들도 기지개를 켜는 모양새다. 더불어 반 총장의 등장으로 대권 레이스 1·2위를 다투던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 지지율이 흔들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9일 공개된 리얼미터 '차기 대선주자 3자 대결' 조사 결과 반 총장은 38% 지지율을 기록하며 문 전 대표(34.4%)와 안 대표(21.4%)를 제쳤다. 국민의당 지지층 중 25.1%는 반 총장에게 표를 던질 것이라고 답했다. 데일리한국·리서치앤리서치 여론조사가 18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반 총장은 무당층(24.8%)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 "세대교체론 고개 들수도"

4·13 총선 패배로 '난파선'이 됐던 새누리당은 반기문 대망론이 피어오르자 점차 생기를 되찾는 분위기다. 홍문표 사무총장이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반 총장이 새누리당 후보로 오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발언한 것도 이를 증명한다.

반 총장이 대선 후보로 등장하면서 여권 내 주자들은 다소 주춤해진 게 사실이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는 총선 참패 뒤 급락한 지지율이 좀처럼 회복하기 힘든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정진석 원내대표·최경환 의원과의 '3자 회동'으로 전면에 나서는가 싶었지만 당 안팎의 비판으로 '합의'를 부인하면서 운신의 폭이 다시 쪼그라들었다.

여권 출신 현직 지방자치단체장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단숨에 대선 주자로 수직 상승한 반 총장 덕분에 어느 정도 득을 봤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내에만 집중돼 있던 시선이 외부로 옮겨 가면서 이들의 정치적 행보도 부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기문 대망론과 함께 세대교체론 등 반작용 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는 얘기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최근 "대권 도전이라는 꿈이 있다"며 자신이 추진하는 '연립정부론'을 다시 강조하고 나선 바 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대선 출마 의지를 밝힌 반 총장과 함께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반 총장 그림자에 가린 느낌을 지우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러나 반 총장을 비롯한 세계 각국 지도자들을 제주도로 불러모은 능력이 주목을 받으면서 유력 주자의 이미지를 견고하게 다졌다는 해석도 있다.

실제로 리얼미터 차기 대선주자 일간지지율 조사에 따르면 원 지사는 반 총장 방한 시점인 지난 26일 제주 지역에서 20%에 육박하는 지지율(19.6%)을 기록했다.

◆ "더민주, 개방형 대권 경쟁을"

반 총장의 등장과 맞물려 야권 지형은 '투톱' 체제에서 다자 구도로 바뀌고 있다. 군소 대권 주자들이 '문재인-안철수' 경쟁 구도를 뒤흔들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지역별로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김부겸 더민주 당선자(대구 수성갑)는 영남과 호남 양쪽에서 주목받고 있다. 김 당선자의 광주·전라 일간지지율(리얼미터 기준)은 지난 17일 3.6%에서 23일 10.2%까지 상승했다. 최근 며칠 사이 김 당선자의 TK 지역 지지율은 7.4%(20일)에서 15.4%(26일)로 올랐다.

'불펜투수론'을 내세운 안희정 충남지사는 충청권을 중심으로 차기 대선 주자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안 지사는 19일 충청 지역 지지율 3.9%를 기록했는데, 이후 상승세를 유지하며 9.1%(24일)를 찍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호남에서 '문재인·안철수'의 대안으로 급부상했다. 박 시장의 호남 지지율은 19일 4.8%에서 불과 일주일 후인 26일 17.7%로 올랐다. 이외에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한편 문 전 대표는 반 총장 방문 일정보다 이틀 앞선 27일 안동을 찾아 'TK 민심 잡기'에 나섰다. 이날 문 전 대표는 조선시대 정조가 퇴계 이황 선생을 추모하며 과거시험 중 지방별과를 치렀던 시사단을 둘러보며 "이곳이 정조의 개혁정치가 시작된 역사적 현장"이라고 했다. 문 전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영남 개혁 세력의 지지를 얻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 총장이 '친박계 대권주자'로 출마하면 여권에서 충청·영남 연합 구도가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되는 만큼 영남 개혁 세력을 대상으로 지지를 호소하며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이다.

[김명환 기자 / 정석환 기자 / 김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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