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나면 운전자 책임 100%..믿고 맡기기엔 찜찜한 자율주행
(서울=뉴스1) 박기락 기자 = 최근 인천 영종도 마리나 왕산 리조트에서 열린 벤츠의 신형 E-클래스의 반자율주행 시현 현장에서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졌다. 벤츠가 가장 앞선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했다고 자랑하던 신형 E-클래스 차량이 교차로에서 다른 차량이 갑자기 튀어나오는 상황을 가정한 장애물 을 그대로 들이받은 것이다.
예정대로라면 장애물 앞에서 차량이 스스로 정차해야 했지만 수차례 반복된 시현에서 벤츠 E클래스는 2~3번 정도 장애물과 출동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벤츠 E-클래스는 운전자 부주의로 제동 없이 전방 장애물을 향해 직진하는 상황을 가정하는 시현에서도 몇 차례 장애물과 충돌했다.
벤츠 관계자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차량에 탑재된 능동형 브레이크는 운전자가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는 것과 같이 조금이라도 개입할 여지가 보이거나 도로나 기후여건에 영향을 받아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최첨단의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했다고 자부했지만 운전자가 이를 100% 신뢰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로도 해석되는 부분이다.
벤츠는 이날 공개한 더뉴 E-클래스가 주행중 차가 스스로 차선을 바꾸는 등 높은 수준의 자율주행 구현이 가능하지만 국내법상 해당 기능을 제한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의 자율주행시대가 다가오고 있지만 아직 국내 법적·제도적 보완은 미비한 상태다. 가장 뜨거운 쟁점인 사고때 책임소재에 대한 부분도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 현행법상 자율주행기능을 사용하다 사고를 낼 경우 책임은 100% 소비자가 지게 된다. 완성차 업체들이 자율주행을 위한 선행기술을 속속 탑재하고 있지만 직접적으로 '자율주행'보다 '주행보조 기능'으로만 홍보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법적인 책임문제 외에 도덕적인 딜레마도 난제다. 일례로 운전자 및 승객에 상해를 입힐 가능성이 높은 트럭 차량이 가깝게 뒤따르고 있는 상황에서 보행자가 갑자기 뛰쳐나온 것을 운전자가 인지하지 못했을 경우 차량이 스스로 급제동을 걸어 보행자를 보호해야 하는지 운전자를 보호하기 위해 그대로 지나쳐야 하는지다.
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을 위한 과제를 놓고 봤을 때 기술의 속도를 규제가 따라오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 많다"며 "아직까지 선행 기술들이 운전보조 기능으로 운전자에게 많은 책임을 지우고 있지만 더 높은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될 것이 확실한 상황에서 더 많은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kiroc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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