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2보]한·에티오피아, 대북 압박 한뜻..군사협력도 강화

김형섭 2016. 5. 27.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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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디스아바바(에티오피아)=뉴시스】전진환 기자 = 정상회담을 마친 박근혜 대통령과 하일레마리암 데살렌 총리가 26일 오후(현지시간)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대통령궁에서 열린 MOU서명식에 참석, 대화하고 있다. 2016.05.26. amin2@newsis.com
【아디스아바바(에티오피아)=뉴시스】전진환 기자 = 박근혜 대통령과 하일레마리암 데살렌 총리와 26일 오후(현지시간)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의 대통령궁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16.05.26. amin2@newsis.com
【아디스아바바(에티오피아)=뉴시스】 에티오피아를 국빈 방문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26일 오후(현지시간) 대통령궁에서 물라투 테쇼메 대통령과 별도의 면담을 하고 있다. 2016.05.26. (사진=청와대 제공) photo@newsis.com

朴대통령 "국제사회 단합해 북한에 압박 가해야"
에티오피아 총리 "북한에 심각한 우려…한국과 늘 함께 하겠다"
국방협력 MOU 체결…北·에티오피아 군사협력 가능성 차단

【아디스아바바=뉴시스】김형섭 기자 = 우리나라와 에티오피아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의 충실한 이행을 비롯한 국제사회 차원의 강력한 압박이 필요하다는데 뜻을 모았다.

또 국방협력 양해각서(MOU)를 토대로 본격적인 군사협력에도 나서기로 했다. 북한과 우호적 관계에 있던 에티오피아와의 대북 압박 공조와 군사협력은 북한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아프리카 3개국 및 프랑스 국빈방문차 에티오피아를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오후 아디스아바바의 대통령궁에서 하일레마리암 데살렌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국방협력 MOU 등을 체결했다.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핵개발은 우리 민족의 생존에 대한 위협일 뿐 아니라 국제사회와 동북아는 물론, 세계평화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 결코 용납돼서는 안될 것"이라며 "지금은 국제사회가 단합해 북한에게 압박을 가함으로써 핵을 포기하지 않고서는 미래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또 "아프리카 비핵지대조약 비준국이자 아프리카연합(AU) 지도국인 에티오피아가 안보리 결의 2270호의 충실한 이행을 통해 북한이 핵포기를 할 수 밖에 없는 국제적 환경을 만드는데 동참해달라"고 요청했다. 아프리카 비핵지대조약은 아프리카에서 핵실험이나 핵폭발 장치의 획득·보유·배치 등을 금지한 조약으로 2009년 발효됐다.

하일레마리암 총리는 "에티오피아는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한반도 비핵화를 지지할 것"이라며 "에티오피아가 갖고 있는 아프리카내의 영향력을 활용해 다른 국가들도 한반도 비핵화를 지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반도 불안정을 야기하는 북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면서 "지난 3월 채택된 유엔 안보리 결의안은 그 취지에 따라 문안대로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북한의 한반도의 불안정을 초래하는 무책임한 행동에 대해 에티오피아는 한국과 같은 편이고 늘 함께 하겠다"고 강조했다.

북핵 문제의 유일한 해법은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 제재라는 박 대통령의 요청에 에티오피아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의 충실한 이행 약속과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북핵 저지 공조로 화답한 것이다.

김규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정상회담 뒤 열린 브리핑에서 "향후 안보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해가는 과정에 아프리카 국가들의 협조 확보라는 차원에서 우리에게 많은 힘이 돼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에티오피아는 6·25 전쟁 당시 아프리카에서는 유일하게 우리나라에 지상군을 파견한 국가이지만 북한과 더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 온 게 사실이다.

에티오피아는 과거 사회주의 군사정권 시절인 1975년 북한과 외교관계를 수립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이보다 앞선 1963년 외교관계를 수립했지만 북한이 70~80년대 아프리카 등 제3세계 국가들과의 외교에 상당한 공을 들이면서 에티오피아와의 우호협력 관계는 우리나라보다 북한이 보다 친밀했다.

또 북한과 에티오피아는 지난 1998년과 2002년 각각 400만달러 규모의 군수물자 무상지원 협정, 300만달러 규모의 탄약 지원을 골자로 하는 방위산업 협력 협정을 각각 체결하는 등 최근까지도 군수분야에서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이런 점에서 에티오피아가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고 북핵 문제와 관련해 한국과 같은 편이라고 못박은 것은 북한에 적지 않은 압박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북한이 제재 회피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북한 선박 입항 거부와 자산동결 등 유엔 대북제재 결의안의 완전한 이행을 에티오피아가 확약한 것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두 정상 임석하에 이날 체결된 국방협력 MOU도 북한과 에티오피아의 군사협력이 재추진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효과를 낼 것으로 청와대는 기대하고 있다. MOU는 에티오피아와의 본격적 국방협력 추진을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을 골자로 하고 있다.

정상회담에서는 논의된 평화유지활동(PKO) 분야에서의 협력도 양국간 군사협력을 보다 공고히 하는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에티오피아는 세계 최대의 PKO 파병국(올해 3월 기준 8300명)으로 우리나라 역시 PKO 활동에 남수단 임무단(UNIMISS)을 포함한 6개 임무단, 총 600여명을 파병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정상회담에서는 이같은 공통점을 토대로 한 양국간 협력 방안에 대한 의견이 교환됐다.

박 대통령은 "국방협력 MOU를 토대로 양국이 군사교육 교류, 방산 협력과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심화시켜 나가기를 희망한다"며 "글로벌 차원의 평화·안보를 위해 PKO 활동에 있어서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하일레마리암 총리는 에티오피아군의 역량 강화를 위한 방산 및 국방 분야에서의 협력에 공감을 표하면서 "에티오피아가 세계 최대 PKO 파병국으로 아프리카의 평화·안보 유지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와의 협력 강화를 희망한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에티오피아가 지난해부터 시작된 엘니뇨로 50년 만에 최악의 가뭄피해를 겪고 있는 것과 관련한 위로의 뜻을 표명했다. 박 대통령은 "가뭄피해 극복 노력에 동참하기 위해 100만달러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에티오피아 국가재난위기 관리위원회에 50만달러,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에 50만달러를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두 정상은 박 대통령의 이번 방문을 계기로 설치될 정책협의회를 통해 정상회담 후속조치를 점검해가는 한편, 한·아프리카 포럼 등 다자회의를 통해서도 양국 관계 발전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박 대통령은 하일레마리암 총리와의 정상회담 뒤 지난해 4월 세계물포럼 참석차 방한해 정상회담을 가진 바 있는 물라투 테쇼메 대통령과도 면담했다. 이번 면담은 지난해 방한 이후 우리나라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물라투 대통령의 요청으로 성사됐다.

에티오피아는 의원내각제 국가로서 총리가 정부수반으로서의 국정에 대한 실권을 행사한다. 대통령은 국가원수로서 대외적으로 국가를 대표하고 대내적으로는 80여개의 다민족으로 이뤄진 사회를 통합하는 역할을 한다.

이어 박 대통령은 이날 마지막 행사로 하일레마리암 총리 주최로 개최되는 국빈 만찬에 참석했다. 만찬에는 에티오피아 주요 정·관·재계 인사와 아프리카연합(AU) 주요 인사 등 350명의 인원이 함께 했다. 이는 에티오피아 정부로서는 유례없이 큰 규모로 개최하는 것이라고 청와대는 전했다.

ephite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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