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CJ헬로 M&A 반년째 심사, 20대 국회서 정치적 변질 '우려'

CBS노컷뉴스 김연지 기자 2016. 5. 27.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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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양희 장관 "인수합병 현행 방송법에 의거 심사"..정치적 논란 '일축'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인수합병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가 179일째 표류하면서 업계가 어수선하다. 그사이 SK텔레콤의 주가는 10%이상 하락했고, CJ헬로비전은 경쟁사 직원과 소액주주들로부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당하는 등 민사소송만 세번째다.

이런 가운데 방송통신위원회는 19대 국회 임기 종료로 방송법 개정안(통합방송법)을 20대 국회에서 원안 그대로 재추진하기로 해,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은 정치적 이슈로 번질 전망이다.

◇ M&A 장기화, 신사업 발목·주가 하락 폐해 속출 vs "독점 막는 것" 신중해야

공정거래법상 기업결합 심사일수는 접수일로부터 최장 120일로 규정됐다. 그러나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 합병건은 지난해 12월 1일 공정위와 미래창조과학부에 심사 신청이 접수된 지 반 년째 오리무중 상태다. 공정위의 심사 결과가 나오지 않아 미래부도 소관 심사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심사 결과가 늦어지면서 합병 이후 계획했던 각종 사업들 역시 불투명해진 상황.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 합병을 통해 플랫폼 확대와 콘텐츠 투자 강화 및 저변 확대 등 글로벌 미디어로 발돋움하기 위한 미래 성장성 사업을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모든 게 발목잡혀 추진도, 폐지도 못한 채 전전긍긍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사안이 장기화되면서 신사업들이 모두 멈췄다"면서 "직원들 사기 저하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보면 국내 미디어 사업 재편 모두 제동이 걸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인수합병이 시금석이 돼, 다른 기업들의 시장 재편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데 모든 게 올스톱되면서 시장 곳곳이 동맥경화에 이르렀다는 설명이다. 또 "넷플릭스 등 외국계 기업은 발빠르게 국내 콘텐츠에 투자하면서 시장을 잠식해가는는데 정작 국내 기업은 이에 밀리면서도 아무것도 못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CJ헬로비전은 벌써 세번째 민사소송에 휘말렸다. CJ헬로비전 소액주주 17명(총 3만 3111주 소유)은 지난 23일 "CJ헬로비전과 SK브로드밴드 합병 과정에서 합병 비율이 불공정하게 산정됐다"면서 CJ헬로비전과 김진석 CJ헬로비전 대표이사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주주들은 아울러 "합병 기일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주주 가치가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지난 3월 KT와 LG유플러스의 직원이 각각 'CJ헬로비전과 SK브로드밴드의 주주총회 합병 결의가 무효'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CJ헬로비전 또한 SK텔레콤과의 인수합병으로 타개할 것으로 전망했던 신규 가입자 유치를 비롯 방송 사업 등이 모두 답보 상태다. CJ헬로비전과 합병할 SK텔레콤의 자회사 SK브로드밴드도 아무것도 하지 못한채 공정위 입만 바라보고 있다.

KT와 LG유플러스는 "심사 기간이 길어지는 것은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이번 인수합병은 향후 시장 전반을 뒤흔들 만큼 사안이 중대하기 때문에 결코 졸속으로 처리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국민 절반을 고객으로 가진 1위 통신사업자 SK텔레콤과 알뜰폰 사업까지 하는 케이블1위 CJ헬로비전이 결합하면, 이들이 통신·방송 분야를 독식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SKT의인수합병은 방송통신 융합을 넘어 ICT 융합의 전반을 제시하는 시금석이 된다"면서 "이번 합병은 SKT시장 독점을 심화시키고 소비자 손실을 확대하는 만큼 심사 기간에 얽매이지 말고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방통위 "통합방송법 재추진" 정치적 이슈로 변질?…최양희 "현행법에 의거" 일축

이런 가운데, 양사 인수합병이 관련된 통합방송법이 내달 14일 국무회의 의결 뒤 국회로 보내질 예정이여서 20대 여소야대 국회에서 정치적 이슈로 재점화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통합방송법은(제 8조 6항) IPTV사업자도 위성방송사업자처럼 개별유선방송사업자(SO) 지분에 대해 제한을 두는 것을 골자로, 전국사업자인 위성방송사업자가 SO지분을 33% 이상 소유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반면 IPTV 사업자의 SO지분에 대한 소유 지분에 대해서는 별도의 제한 규정이 없다.

이에 따라 경쟁사인 KT와 LG유플러스는 통신사의 방송사 소유를 금지하는 내용이 담긴 '통합방송법' 처리 뒤 진행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SK텔레콤은 기존 방송법에 따라 인수를 심사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통합방송법에는 "유료방송사업자가 방송서비스와 전기통신서비스를 묶어서 제공하는 경우 이용자의 이익 등을 저해하지 않아야한다"는 등의 내용도 포함돼 있어, 업계에서는 "통합방송법의 국회 통과 여부가 곧 업계의 이해관계의 첨예한 대립뿐만 아니라 정치적 사안으로도 번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26일 기자간담회에서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인수합병 건은 절차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면서 "현행 방송법에 의거해 심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 장관은 이어 "공정위가 어떤 결론을 낼지 예단할 수 없다. 미래부는 그에 대해 신속하게 처리할수 있도록 검토와 준비를 착실히 하고 있다. 결과에 따라 과정이 달라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방통위 한 관계자도 "통합방송법이 통과되지 않은 상황에서 인수합병은 기존 방송법의 적용을 받는다"면서 "많은 변수가 있는 만큼 통합방송법이 통과된 것을 가정해, 인수합병에 미치는 영향을 섣불리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CBS노컷뉴스 김연지 기자] anckyj@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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