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에티오피아에 한국섬유단지 조성..美·EU 수출전진기지로 활용

김형섭 2016. 5. 26.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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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디스아바바(에티오피아)=뉴시스】전진환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밤(현지시간) 아프리카 3개국 순방의 첫 기착지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볼레국제공항에 도착해 하일레마리암 데살렌 총리와 환담하고 있다. 2016.05.26. amin2@newsis.com
【아디스아바바(에티오피아)=뉴시스】전진환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26일 오후(현지시간)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대통령궁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서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2016.05.26. amin2@newsis.com

【아디스아바바=뉴시스】김형섭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의 에티오피아 방문을 계기로 현지에 100만㎡ 규모의 '한국섬유단지' 조성이 추진된다. 에티오피아는 중국에 비해서도 월등한 원가경쟁력을 가진 섬유 강국인 만큼 한국 섬유기업의 대(對) 미국 및 유럽연합(EU) 수출전진기지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또 36건의 경제분야를 비롯해 총 40건의 양해각서(MOU)가 체결, 약 7억달러 규모의 5개 프로젝트 수주를 뒷받침하는 등 양국 경제협력 사상 최대의 성과가 창출될 전망이라고 청와대는 전했다.

아프리카 3개국 및 프랑스 국빈방문차 에티오피아를 방문 중인 박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오후 하일레마리암 데살렌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이같은 내용의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풍부한 노동력을 가진 에티오피아는 중국과 비교해 30% 가량 저렴한 원가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어 글로벌 섬유 생산기지로서 높은 잠재력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에티오피아에서 생산된 섬유제품은 미국과 EU에 수출시 관세가 면제된다. 미국과 EU가 아프리카 저개발국가에 부여한 무관세 특혜 덕분이다.

이와 관련해 양국은 섬유산업 협력 관련 4건의 MOU를 맺고 에티오피아에 한국섬유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하는 한편, '섬유 테크노파크' 조성을 위한 타당성 조사도 진행키로 합의했다.

한국섬유산업단지는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 동쪽 74㎞에 위치한 아다마(Adama)공단에 100㏊(100만㎡) 규모로 조성된다. 에티오피아는 한국 섬유단지 입주기업에 대해 관세 등의 세제감면도 적극 검토키로 했다.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브리핑에서 "우리 중소섬유봉제기업들의 투자 진출을 통해 미국 및 유럽 섬유 수출의 전진기지로 삼을 수 있게 됐다"며 "에티오피아는 섬유산업이 상당히 강한 나라인데 여기에 진출한다면 대(對)미국·EU 무관세 수출도 가능해 전망이 상당히 밝다"고 말했다.

에티오피아 섬유테크노파크의 경우 2017년까지 타당성조사를 완료한 뒤 그 결과에 따라 2018년부터 조성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지에 진출한 우리 섬유기업에게 숙련된 기술인력 공급과 품질관리 지원을 목표로 섬유 관련 교육 및 시험연구센터를 구축한다는 내용이다. 양국은 '이중과세방지협정'도 체결해 한국 기업의 에티오피아 투자진출의 안정성 확보도 지원키로 했다.

교통협력 MOU 등을 통해 6억9000만달러(약 8100억원) 규모의 에티오피아 도로·건설 인프라 프로젝트에 우리 기업들이 진출할 발판도 마련됐다. 에티오피아는 한반도의 5배에 달하는 국토면적을 갖고 있지만 이중 약 30% 정도만 현대적 도로 수송체계가 구축돼 있어 도로 확충을 위한 인프라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우리 기업들은 ▲즈웨이~아르시 네겔레 고속도로건설사업(2억3900만달러) ▲고레~테피 연결도로 개선사업(1억5000만달러) ▲미에소~다레다와 도로개선사업(3억달러) ▲아감사~부레 시공감리사업(240만달러) 등에 참여를 희망하고 있는데 이번에 양국간 교통분야 MOU로 우리 기업의 현지 시장 진출을 위한 기반이 마련됐다는 설명이다.

양국은 또 '도시개발 주택협력 MOU', '발전협력 MOU' 등을 체결, 향후 에티오피아 신도시 개발과 발전·변전·송배전·스마트그리드 등 에티오피아 전략시장 진출을 위한 길을 텄다.

우리나라는 한국 기업의 수주를 뒷받침하기 위해 에티오피아에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활용한 유상 차관도 제공키로 했다. ▲아마다 과기대 개선사업 ▲아디스아바바 공과대학 개선산업 ▲고레~테피 연결도로 개선사업 ▲남부 전력망 구축사업 ▲빌라테 관개 개발사업 등 주요 인프라 사업을 대상으로 3년간 5억달러 규모의 차관이 제공된다.

보건의료 등 고부가가치 분야의 협력도 확대된다. 에티오피아는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건강보험제도와 관련해 그동안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올해부터 본격 도입키로 했다. 약 1억명의 에티오피아 인구를 감안할 때 건강보험제도 도입시 에티오피아 보건의료시장은 2014년 5억7000만달러에서 2019년 11억5000만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양국은 박 대통령의 이번 순방을 계기로 건강보험제도 협력, 의약품 유통협력 등 보건의료 분야에서 4건의 MOU를 체결함에 따라 에티오피아 시장 진출의 기반도 마련됐다.

우리나라가 강점을 가진 전자통관 분야에서 '싱글윈도우 시스템'의 수출도 이뤄질 전망이다. 싱글윈도우란 정부, 업체, 선사, 항공사, 창고 등을 전산으로 연계해 모든 수출입 통관 절차를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게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에티오피아는 수입통관 소요일을 현재 40일에서 2020년에는 3일까지 줄이기 위해 현재 통관 시스템 현대화 작업을 진행중이며 우리 관세청의 싱글윈도우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 올해 안에 550만달러 규모의 1단계 사업 계약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이는 탄자니아, 카메룬에 이어 아프리카 대륙에서는 세 번째로 수출되는 것이다.

6억9000만달러 규모의 도로·건설 인프라 프로젝트 4건과 싱글윈도우 시스템까지 더하면 모두 5개 프로젝트에서 7억달러 규모의 협력이 이뤄지는 것이다.

안 수석은 이에 대해 "이 규모는 다른 국가에 비해서는 작지만 우리와 에티오피아의 교역이 1억6000만달러 정도 된다는 측면에서는 상당히 큰 규모의 프로젝트가 체결된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양국은 박 대통령의 순방을 계기로 한국형 신개념 개발협력 사업인 '코리아 에이드(Korea Aid)' 사업을 출범하는 한편, 농업협력 MOU 등을 통해 농업·농촌 개발도 협력키로 했다.

코리아 에이드는 보건, 음식, 문화를 포괄하는 새로운 방식의 복합형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이다. 이동검진차량과 앰뷸런스, 푸드트럭, 문화영상트럭 등으로 구성된 봉사단이 직접 주민들에게 '찾아가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념이다.

한편 양국은 이날 정상회담을 계기로 국방협력 MOU도 체결했다. 에티오피아와의 본격적 국방협력 추진을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이 주내용이다.

에티오피아는 과거 사회주의 군사정권 시절 북한과 외교관계를 수립한 이후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1998년과 2002년 각각 400만달러 규모의 군수물자 무상지원 협정, 300만달러 규모의 탄약 지원을 골자로 하는 방위산업 협력 협정을 각각 체결하는 등 최근까지도 군수분야에서 협력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국방협력 MOU 체결을 계기로 북한과 에티오피아의 군사협력이 재추진될 가능성이 사전에 차단될 것으로 청와대는 기대하고 있다.

ephite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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