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새벽까지 독서실로..'심야 과외' 극성
<앵커 멘트>
서울 강남의 일부 학원들이 단속을 피하기 위해 독서실로 학생들을 옮겨가며, 새벽까지 심야 과외를 하고 있습니다.
초등학생을 상대로 수 백만원의 수업료를 받으며 새벽 2-3시까지 과외를 하는 곳도 있다고 합니다.
이경진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학원 수업을 마친 학생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옵니다.
학원 교습이 가능한 밤 10시를 넘긴 시각.
하지만 수 십명의 학생들은 집이 아닌 인근 주택가 골목으로 향합니다.
이들이 들어간 곳은 5층 짜리 건물 2,3층.
독서실 간판은 걸려 있지만, 유리창은 검게 가려져 있고 비밀번호를 눌러야 출입이 가능합니다.
<녹취> 중학생(음성변조) : "12시부터 (독서실에서) 나갈 수 있어요. 들어오진 못 해요 다시. 자습인데요. 독서실에서..."
강사로 추정되는 어른 2명도 함께 들어가는 게 목격됐습니다.
새벽 1시가 되서야 하나 둘 씩 독서실을 떠나는 학생들.
그 가운데는 초등학교 5-6학년 생도 있습니다.
<녹취> 초등학생(음성변조) : "(왜 이렇게 늦게까지 있어요? 무슨 시험 있어요?) 수학...(수학경시대회?) 네. (몇 학년이에요?) 6학년이요."
다음 날 다시 찾은 독서실은 대낮인데도 문이 잠겨 있고 인기척도 없습니다.
학원 측은 불법 과외를 하지 않았다며, 다만 강사들이 개별적으로 보충수업을 하는 것을 막을 순 없다고 말합니다.
<녹취> 인근 ○○학원 관계자(음성변조) : "(학생, 학부모의) 자발적 의사이고 초등학생들이 더 좋아해서 하는 거라서...□□학원은 새벽 3시까지 식당 빌려서 한다는 얘기가 있어요."
특목고, 영재고 준비생들을 대상으로 이같은 '독서실 과외'가 강남 지역에 최근 성행하는 겁니다.
<녹취> 인근 △△학원 관계자(음성변조) : "(월 추가 교습비가) 적게는 10,20만 원부터 해서 많게는 100만 원 넘어가는 경우도 있고요. 100만 원 넘어가는 건 거의 개인과외식으로..."
독서실의 경우 '자습'을 조건으로 새벽 2시까지 영업이 가능한 점을 노린 겁니다.
<녹취> 인근 △△학원 관계자(음성변조) : "학생들한테는 아무래도 학원에서 단속을 피하기 위해서 그렇게 얘기를 하는거죠. (자습이라고 얘기를 하라고 시키나요?) 그렇죠."
이 때문에 서울시교육청은 최근 두달 동안 불법 심야 교습을 집중 단속했지만 이같은 불법 과외를 단 한 곳도 적발하지 못햇습니다.
KBS 뉴스 이경진입니다.
이경진기자 (taa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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