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한 달 앞둔 광주국제영화제 무기연기 '망신'

강현석 기자 2016. 5. 26.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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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내부 갈등으로…사전 통보 못받은 25개국 감독 “황당”

광주국제영화제가 개막 한 달을 앞두고 갑자기 사무국과 홈페이지를 폐쇄하고 영화제를 무기한 연기했다. 영화제에 500여편을 출품한 전 세계 25개국 감독들은 사전 통보도 없이 개최가 불투명해지자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광주시는 26일 “광주국제영화제 이사회가 갑자기 사무실과 홈페이지 폐쇄를 결정하고 영화제를 무기한 연기했다”고 밝혔다. 현재 영화제 홈페이지는 접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영화제를 준비하는 사무국 문도 닫혔고 상근하던 사무국 직원들도 출근하지 않고 있다.

사무국 전화는 영화제에 참여했던 한 프로그래머가 개인 휴대전화로 착신해 받고 있다. 프로그래머들은 영화제에 출품한 감독들에게 전화와 e메일을 통해 행사 연기 사실을 알리고 있다. 영화제 주요 행사로 자리 잡은 김대중노벨평화영화상 시상과 북한 영화 상영 계획도 취소됐다.

올해로 16회째인 광주국제영화제는 당초 6월30일 개막해 5일간 열릴 예정이었다. 16년 역사의 영화제가 위기에 빠진 것은 지난해 이사장과 조직위원장 사이에 다툼이 일면서부터다. 이사장 측은 조직위원장 측의 영화제 회계에 문제가 있다며 사법기관에 고발하기도 했다. 검찰이 무혐의 처분을 했지만 이사장 측은 현재 항고한 상태다.

내부 갈등으로 광주국제영화제는 지난해 시에서 지원받은 3억원에 대한 정산서류를 아직까지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시는 올해 영화제 예산으로 3억원을 편성해두긴 했지만 정산서가 접수되지 않으면 추가 지원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지급한 지원금도 정산이 이뤄지지 않으면 환수하겠다는 방침이다.

조직위가 손을 놓으면서 영화제는 광주국제영화제의 명맥을 유지시키려는 영화인들이 무보수로 프로그래머로 참여해 준비해왔다. 하지만 이사회는 지난 10일 영화제 무기한 연기와 사무실 폐쇄 등을 결정했다.

유럽과 아시아 등 전 세계 25개국에서 단편 450여편, 장편 50여편 등 모두 500여편의 작품이 접수됐지만 이사회가 무기한 연기를 결정한 이후, 감독들에게 이를 제대로 통보하지 않았다. 올해 안에 영화제가 개최될 수 있을지 장담하기도 힘든 상황이어서 국제망신도 우려된다. 주성숙 영화제 프로그래머는 “이사회가 마음대로 무기한 연기를 결정해 작품을 출품한 감독들이 황당해하고 있다”면서 “시가 이 문제를 더 이상 방관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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