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놈이 감히"..강남 고급아파트 주민회장 갑질

김종원 기자 입력 2016. 5. 26. 21:15 수정 2016. 5. 27.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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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네가 집주인이야? 종놈 아니야, 너는! 종놈이 내가 시키는데!" 이게 대체 무슨 얘기입니까? 이게 과연 어느 시대 얘기인가 하시겠지만, 분명히 지금 일어난 일입니다. 서울 강남의 한 유명 아파트 입주자 대표 회장이 관리소장에게 이런 폭언을 퍼부었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런 시대착오적인 욕설까지 서슴지 않는 사람이 과연 이것만 했을까요.

김종원 기자의 생생리포트입니다.

<기자>

서울 강남의 한 고급 아파트, 이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얼마 전 생긴 일입니다.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장이 관리소장에게 다가오더니 삿대질을 하며 폭언을 퍼붓습니다.

[주민회장 : 야, 네가 뭐야? 네가 뭐야 이 XX야!]

그리고는 인격모독적 발언을 쏟아냅니다.

[주민회장 : 종놈 아니야, 네가! 종놈이 내가 시키는데!]

[관리소장 : 지금이 조선시대입니까?]

[주민회장 : 종놈이, 월급 받는 놈이, 이 XX야!]

[관리소장 : 그럼 당신은 뭡니까?]

[주민회장 : 나는 주인이야! 너희 놈들은 월급을 받는 놈들이야, 알았어? 건방진 XX들. 주인이 시키는 것만 하면 돼!]

[김국진/아파트 관리소장 : 제가 그 일 이후로 지금까지 밤에 자다가 잘 깹니다. 너무 제가 모욕적인 말을 많이 들어서요.]

사건의 발단은 아파트 지하주차장의 전등을 LED로 교체하는 사업이었습니다.

주민회장의 주도로 아파트 주민회가 특정 업체를 선정했는데, 일부 주민들이 업체 선정 과정이 투명하지 않았다며 반발하고 나선 겁니다.

[입주민 어느 누구도 계약서를 본 적이 없고, 계약이 (어떤 과정으로) 되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없습니다.]

문제는 회장과 일부 주민 사이에 벌어진 이 다툼에 관리소장이 개입하면서 불거졌습니다.

관리소장이 절차상 계약서를 보여줘야만 한다며 공사를 막아섰던 겁니다.

[주민회장 : 월급 받는 놈들이 주인이 시키는데, 가타부타! 정당한 계약을 해주고 했는데 왜 (계약서를 내놓으라 그래!)]

관리사무소 직원들은 비단 이번 사건뿐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회장이 하루가 멀다고 늦게까지 야근을 시키는 등 지속적으로 갑질을 해왔다는 주장입니다.

[전부 이게 전부 야근한 겁니다. 3시간, 5시간. 야근 수당 안 주고 그러죠.]

이에 대해 주민회장은 야근은 정당한 업무지시였으며, 폭언은 주민회의가 결정한 공사를 관리소장이 막아서자 홧김에 나온 언사였다고 해명했습니다.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 : (제 주민회장 공약이) 이렇게 7년 동안 자기 마음대로 하는 (현재의 관리 업체를) 내가 (계약이 끝나는) 내년에는 반드시 경쟁업체를 입찰 받아서 바꿔보겠다고 장담한 사람입니다. 그랬더니 (관리 업체 측)에서 나를 (중도 하차시키려고) 허위사실이 담긴 유인물을 13번이나 뿌리기까지 했습니다.]

주민회장과 마찰을 빚은 관리소장은 현재 두 달째 월급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하성원, VJ : 김준호)    

김종원 기자terryabl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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