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숙 전 유엔대사, 외교관 그룹내 반기문 최측근 꼽혀
[한겨레] 반기문의 사람들
‘충청포럼’ 윤상현 회장, 친박과 고리역할 주목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5일 관훈클럽 간담회에서 2017년 대선 출마를 강력하게 시사하는 발언을 한 것을 계기로, ‘반기문의 사람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반 총장은 50년 가까이 전문 외교관으로만 지내온 탓에 아직은 두드러진 자기 정치세력이 없다. 그렇다고 ‘측근 그룹’이 없는 건 아니다. 25일 관훈클럽 간담회에 반 총장을 수행한 전·현직 외교관이 대표적이다. 김원수 유엔 사무차장, 오준 유엔대표부 대사, 김숙 전 유엔대표부 대사, 강경화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 사무차장보가 그들이다.
이 가운데서도 김숙 전 대사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흔히 반 총장의 유엔 사무총장 취임과 함께 유엔으로 간 김원수 사무차장을 ‘최측근’으로 꼽지만,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이들의 평가는 다르다. 한 소식통은 26일 “김원수가 아닌 김숙이 최측근”이라고 전했다. 이유가 있다. 김숙 전 대사는 현재 아무런 공직을 맡고 있지 않다. 뭘 해도 문제 될 게 없는 야인이다. 그런데 반 총장을 수행하고 있다. 주목할 대목이다. 반면 김원수 사무차장과 강경화 사무차장보는 유엔 소속 국제공무원이다. 한국 정부 소속이 아니다. 반 총장이 실제 대선에 뛰어들 경우, 이 두 사람은 유엔에 남을지 반 총장과 행보를 함께할지 인생을 건 결정을 해야 한다. 다른 소식통은 “김원수·강경화 두 사람의 선택은, 반 총장의 대통령 당선 가능성에 영향을 받겠지만, 유엔 잔류일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오준 대사는 한국 정부 소속 현직 고위 공무원이라 대선에 끼어들 여지가 없다.
반 총장이 26일 조찬을 함께한 전·현직 고위 외교관들을 ‘반기문 사람들’로 여기는 시각도 있지만,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 조찬 참석자 가운데 여러 명은 반 총장과 정치 성향이 다를뿐더러, 반 총장의 대선 출마에 매우 부정적인 의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관 그룹’을 벗어나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세력이 ‘충청포럼’이다. 반 총장은 충북 음성 출신으로 충청권에서 특히 인기가 높다. 충청포럼의 회장은 박근혜 대통령을 ‘누나’라고 부른다는 윤상현 의원이다. 반 총장과 ‘친박’의 관계가 자주 입길에 오르내리는 이유다. 박 대통령과 ‘친박’은 대구·경북 지역을 핵심 정치적 지지 기반으로 삼고 있는데, 반 총장은 한국 체류 닷새 가운데 이틀을 경북 안동과 경주에서 보내는 일정을 잡았다.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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