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극장'의 주인공 유상훈.. "승부차기는 내게 맡겨"

김태현 기자 입력 2016. 5. 26.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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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FC서울 대 우라와 레드 다이아몬즈 16강 2차 경기, 승부차기에서 FC 서울 골키퍼 유상훈이 우라와 레드 골키퍼 니시카와의 골을 막고 환호하고 있다. 뉴시스

“다시는 이런 경기를 하고 싶지 않다”고 최용수 FC 서울 감독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 우라와 레즈(일본)의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은 그야말로 혈투였다. 서울은 연장 접전 끝에 우라와에 3대 2로 이겼다. 서울이 원정 1차전에서 0대 1로 패했기 때문에 합계 스코어는 3대 3이 됐다. 승부차기에서 짜릿한 ‘서울극장’이 펼쳐졌다. 주연은 서울 골키퍼 유상훈이었다.

연장전이 끝난 뒤 양 팀은 동전을 던져 코인 토스를 통해 선축을 결정했다. 유상훈은 일본 응원단이 자리하고 있는 골대에서 우라와의 첫 번째 키커 아베를 상대했다. 슈팅의 방향을 잘 잡아 볼에 손이 닿았지만 골인. 서울의 세 번째 키커로 나선 주장 오스마르가 실축했지만 유상훈은 기가 죽지 않았다. 우라와의 다섯 번째 키커로 나선 골키퍼 니시가와의 킥을 막아낸 유상훈은 마지막 키커 고마이의 슛도 막아내 7대 6 승리를 이끌었다.

유상훈은 경기 후 승부차기 상황에 대해 “첫 번째 키커의 슈팅이 아쉽게 손에 맞고 들어가 못 막은 자책이 컸다. 하지만 다섯 번째 키커로 상대가 골키퍼를 내보냈는데, 그때 막고 난 후에는 자신감으로 가득 찼다”고 설명했다. 이어 “생일에 이겨 정말 기분 좋다. 사실 연장까지 갈 줄 모르고 가족들과 약속을 잡았었다. 경기장에 가족이 모두 왔는데 승부가 길어져 약속을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고 웃었다.

유상훈은 2011년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표 선수를 지내며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2011년 서울에 입단한 그는 당시 주전 골키퍼 김용대와 후보 골키퍼 조수혁, 세 번째 골키퍼 한일구에 이어 네 번째 골키퍼였다. 그러나 그해 4월 30일 세 골키퍼가 공교롭게 모두 부상 중이어서 그는 제주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K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2014 시즌 리그 15경기(9실점)에 출장한 유상훈은 지난 시즌 26경기(23실점)에 나서며 김용대를 제치고 주전 자리를 꿰찼다. 그러나 기쁨은 오래 가지 않았다. 서울이 지난겨울 이적 시장을 통해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베테랑 골키퍼 유현을 영입했기 때문이었다. 유상훈은 또 다시 주전 경쟁을 벌여야 했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이번 시즌 개막 이후 치른 AFC 챔피언스리그 3경기와 리그 2경기에 모두 유현을 내보냈다.

유상훈은 지난 4월 2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3라운드 인천전에서 이번 시즌 처음으로 리그 경기에 나섰다. 이번 시즌 치른 리그 경기는 5경기. 그는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선 2경기에 출장했다. 지난 4월 20일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와의 조별리그와 우라와와의 16강 2차전에서 서울 골문을 지켰다.

최 감독은 유상훈이 승부차기에 강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유상훈은 2014년 7월 16일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의 FA컵 16강전 승부차기에서 포항의 두 번째 키커인 김승대의 킥을 막아내어 팀의 4대 2 승리를 이끌었다. 또 2014년 AFC 챔피언스리그 포항과의 8강전 2차전 승부차기에서 상대편 3명의 페널티킥을 모두 막아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한편, 이번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 팀이 확정됐다. 동아시아와 호주 등의 동부권에서는 16강에 한국·일본·중국·호주 각 2팀이 올랐으나, 8강에는 K리그(서울·전북 현대)와 슈퍼리그(산둥 루넝·상하이 상강)이 살아남았다. J리그의 우라와와 FC 도쿄는 모두 탈락했다. 중동과 중앙아시아의 서부권에서는 로코모티프(우즈베키스탄)와 알 나스르(아랍에미리트), 레퀴야(카타르), 알 아인(아랍에미리트)이 8강에 올랐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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