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광수 부부 "법원결정 참담, 항고할 것..다른 동성부부도 참여"

이재윤 기자 2016. 5. 26.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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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재윤 기자]

남성 동성커플 김조광수·김승환이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성소수자단체들과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서부지법의 혼인신고 '각하'결정에 대해 불복, 항고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 사진 = 이재윤 기자

남성 동성커플 김조광수·김승환이 법원에서 혼인신고를 '불허' 결정을 내린데 대해 "참담하다"는 심정을 밝혔다. 이들은 법원의 1심 결정에 불복, 항고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조광수(51) 영화감독과 김승환(32) 레인보우팩토리 대표는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성소수단체들과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법원에 항고할 것"이라며 "2심 재판부는 귀를 열고 현명한 판단을 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조광수 커플은 법원의 결정에 대해 "매우 유감이다. 법원의 판단이 처음 나왔으니 진짜 소송이 시작된 것이라고 본다"며 국민들은 법원의 결정처럼 혼인을 좁게 해석하는 사람도 많지 않고, 동성 결혼을 지지하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다"고 말했다.

이들은 더불어 다른 동성 커플들에게도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줄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많은 동성 커플들이 함께 하기를 바란다"며 "2014년 법원에 우리가 처음 소송을 제기한 이후, 소송을 하고 싶다는 다른 커플도 많이 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김조광수 감독은 이날 심경을 밝히며 눈물을 내비쳤다. 그는 "대한민국 법 어디에도 동성이 결혼을 할 수 없다는 내용은 없다"며 "사법부가 입법부에 떠넘기지 말고 용기를 내 줬으면 좋겠다. 성별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결혼이란 제도에서 배제하고 있는 역사에 종지부를 찍어달라"고 강조했다.

성소수자 단체는 김조광수 커플 이외에도 동성 혼인에 대한 소송 2건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소수자 가족구성원 보장을 위한 네트워크는 레즈비언·게이 커플의 제2차 동성혼 소송을 서울가정법원에 제기한다고 설명했다. 또 앞으로 한 커플이 각하 결정을 받을 때마다 2배수 이상으로 소송 당사자를 늘려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네트워크에 따르면 이번 소송에 참여하는 40대 후반의 A 레즈비언 커플은 1999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사업을 함께 운영하며 18년을 부부로 생활해 왔다. 30대 후반의 B 게이 커플도 2008년에 만나 2010년부터 현재까지 살아오고 있다.

이호림 행동하는 성소수자 인권연대 공동위원장은 "이성커플에겐 당연한 권리를 동성이라고 받을 수 없다는 것은 부당하다"며 "시민의 평등한 권리와 정의를 수호해야 할 사법부의 책임을 방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조광수 커플은 2013년 9월 결혼식을 올리고, 12월 혼인신고서를 관할 구청에 제출했다. 구청은 동성 결혼을 허용하지 않는 현행 법체계를 근거로 '신고불수리' 통지했고, 이들은 불복해 법원에 가족관계등록부에 대한 정정을 법원에 신청했다.

이에 서부지법(이태종 법원장)은 지난 25일 김조광수 커플이 지난해 서울 서대문구청장을 상대로 낸 '혼인신고 불수리 처분에 대한 불복 신청'에 대해 각하 결정을 내렸다.

법원은 "시대·사회·국제적으로 혼인제도를 둘러싼 여러 사정에 변화가 있더라도, 법적 조치가 없는 현행 법체계에서 동성 간의 결합을 법률상의 혼인으로 허용된다고 볼 수는 없다"고 결정 취지를 밝혔다.

이재윤 기자 m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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