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 '농약소주' 사망 용의자 농약 언제 탔을까?
(청송=연합뉴스) 이강일 기자 = 경찰이 경북 청송 현동면 눌인3리 마을회관에서 발생한 '농약소주 사망' 사건 유력한 용의자로 음독해 숨진 마을 주민 A(74)씨라고 26일 밝혔다.
경찰은 숨지기 전 A씨 행동, 농약 성분 동위원소비 분석 결과, 주민 탐문 내용 등을 바탕으로 그를 용의자로 지목했다.
수사결과처럼 A씨가 용의자라면 그는 어떻게 고독성 농약을 마을회관에 있던 소주에 넣었을까?
경찰은 A씨와 농약소주와 연관성을 밝히기 위해 사건 발생을 전후한 마을회관 출입자 동향을 세밀하게 조사했다.
경찰에 따르면 사건 발생 이틀 전인 3월 7일 오후 6시께 주민 2명이 찬조받은 소주 2박스를 회관 김치냉장고에 보관했다. 같은 날 오후 9시께 회관에 모여 있던 주민들은 문을 잠근 뒤 집으로 돌아갔다.
이튿날인 8일에도 회관에는 평소처럼 오전부터 여럿이 모여 함께 밥을 지어 먹고 화투놀이를 하며 하루를 보냈다. 이날 회관에 있던 사람 가운데 소주를 마신 사람은 없었다.
9일 오후 9시 40분께 회관에 모인 박모(63)씨와 허모(68)씨는 소주를 나눠 마시다 쓰러졌고 박씨는 숨졌다.
이 때문에 경찰은 누군가가 3월 7일 오후 9시 10분부터 3월 9일 오후 9시 40분 사이에 김치냉장고에 있던 소주에 독극물을 탔을 것으로 내다봤다.
게다가 탐문 과정에서 A씨가 사건 당일(3월 9일) 오전 8시 4분께 회관 근처에 있는 버스정류장에 있는 것을 봤다는 목격자를 확보했다.
그는 이날 오전 경북 영천에 있는 병원에 다녀온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숨지기 전 경찰의 탐문 조사에서 병원에 다녀온 것은 8일이라고 말했다. 또 병원에 간 것을 가족에게도 알리지 않았다고 한다.
이런 정황 증거 등을 근거로 경찰은 A씨가 병원 치료를 전후해 범행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평소 주민과 자주 접촉하지 않은 A씨가 병원 치료를 위해 생활하던 축사에서 마을 쪽으로 나오는 길에 회관에 아무도 없는 틈을 이용해 범행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회관 출입문 열쇠는 이장 등이 보관한다. 그러나 회관 출입이 잦은 A씨의 아내도 방안 옷걸이에 마을회관 열쇠를 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관 문이 잠겨있어도 A씨가 마음만 먹으면 다른 사람 몰래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이라고 경찰은 강조했다.
최병태 청송경찰서 수사과장은 "A씨가 사망한 뒤에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했으나 별다른 특이점은 없었다"며 "2달여 수사사항과 증거관계를 종합해 그를 용의자로 특정했다"고 말했다.
lee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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