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방한' 이틀째..野 2당, 곤두세우는 '촉각'
(서울·제주=뉴스1) 조소영 기자,이정우 기자 = 야권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방한(訪韓) 행보'에서 쉬이 눈을 떼지 못하는 분위기다.
정가에 '충청대망론'이 퍼져 여야를 막론하고 충청권 인사들의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반 총장은 충청 출신(충북 음성)이자 유엔 사무총장이라는 국제적 지위를 기반으로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꼽히고 있다.
더군다나 반 총장은 여러 여론조사 전문기관이 실시한 '여야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거의 매번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26일로 반 총장이 방한 이틀째를 맞은 가운데 야권은 전날(25일)에 이어 여권의 유력주자인 반 총장의 행보를 두고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보인다.
당초 야권에서는 반 총장에 대해 '아군(我軍)'이라는 인식을 갖고 그에 대한 호평의 말들을 남겨왔다.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12월 "우리 당 출신으로, 함께 할거라고 생각한다"면서 영입을 희망했던 것이 대표적이다. 반 총장은 노무현 정부 당시 외교부 장관을 지냈었다.
그러나 반 총장의 행보가 박근혜 대통령과의 접촉 등 여권으로 기우는 모양새를 보이자 야권은 '견제구'를 날리면서 공격 태세로 돌아선 모습이다.
반 총장은 전날 제주포럼 환영 만찬에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등 여권 인사들과 함께 하기도 했다. 정 원내대표(충남 공주) 또한 충청권 출신이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우상호 원내대표,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 등은 각각 그의 행보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김 대표는 지난 2월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전형적 직업외교관"이라면서 "정치 경험이 없는 사람, 유엔 사무총장 경력으로 대권도전은 무리"라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지난 24일 한 방송 인터뷰에서 여당의 반 총장을 향한 러브콜에 대해 "아무리 인물이 없어도 다른 곳에서 데려오려 하는 건 책임정치 측면에서 볼 때 어색하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 또한 같은 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그의 대권도전에 대한 가능성이 모두 '반(半)'이라며 "그래서 반기문 총장이라 하는지 모르겠다"고 반 총장의 애매모호한 태도를 비꼬았다.
박 원내대표는 전날에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반 총장과 여권 인사들과의 만남에 대해 "사무총장이 만나고 싶은 사람 만나는 게 우리랑 무슨 상관이냐"고 '예민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반 총장은 방한 이틀째 오전부터 바쁘게 움직인다.
제주포럼에 참석하는 전직 외교장관들과의 조찬을 시작으로 포럼 개회식 기조연설과 황교안 국무총리와의 면담, 원희룡 제주도지사 등 포럼 참석자들 간 오찬에 이어 오후엔 주요 7개국(G7) 참석을 위해 일본으로 출국한다.
반 총장이 이날 일련의 행사를 전후해 자신의 행보에 대한 언급을 남길 가능성이 있는 만큼 야당도 그의 '입'을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반 총장은 전날 오후 제주에서 가진 관훈클럽 기자간담회에선 "내년 1월1일이 오면 이젠 한국사람"이라며 "한국시민으로서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고민해 결심하고, 필요하면 여러분께 조언을 구할 수도 있다"고 말했었다.
박광온 더민주 수석대변인은 반 총장의 발언 직후 구두논평을 내 "유엔 사무총장을 임기 중에 정치적 논란의 중심으로 끌어들이는 건 국제사회에서 책임있는 나라의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다"고 에둘러 반 총장을 직격하기도 했다.
반 총장은 27일 밤 일본에서 다시 서울로 돌아온 뒤 28일에는 가족모임 등 개인일정을 소화한 후, 29일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2016 국제로타리 세계대회' 기조연설, 경북 안동 하회마을 방문에 나선다.
이후 반 총장은 30일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유엔 NGO콘퍼런스' 참석 등으로 방한 행보를 마친다.
특히 정치권에서는 반 총장이 TK(대구·경북)지역을 들르는 것에 대해 '여권 대선주자'로서 본격적인 시동을 거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야권은 반 총장이 이번 일정을 통해 대선주자로서 '몸집 키우기'를 시도하는 것으로 보고 반 총장의 마지막 일정이 끝날 때까지 경계를 늦추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cho1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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