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총장 대권 도전 시사

신헌철,박의명 2016. 5. 25.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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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으로 어떤 일 할지 임기 마치는 내년 1월 결심..국가 통합 위해 모든 것을 버리겠다는 지도자 나와야"제주 관훈클럽 간담회

◆ 레이더P / 반기문 대권도전 시사 ◆

<b>대망론 불지피며 한국 온 반기문</b> <br>25일 제주공항을 통해 입국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부인 유순택 여사와 함께 전용기에서 내리며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내년 1월 1일이면 한국 사람이 된다. 한국 시민으로서 어떤 일을 해야 하느냐는 그 때 가서 고민해 결심하겠다."

25일 방한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대권'을 향한 문을 활짝 열었다. 반 총장은 이날 제주도 롯데호텔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간담회에 참석해 사실상 대권 도전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반 총장은 먼저 "제가 대통령을 한다고 예전에 생각해본 적은 없다"며 "그러나 자생적으로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제가 인생을 헛되게 살지 않았고 노력한 데 대한 평가라는 생각에 자랑스럽고 고맙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지도해달라"며 자신에 대한 관심이 조기 과열되는 것을 경계하면서도 출마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오히려 한발 더 나아가 올해 말 임기를 마친 뒤 '결심'하겠다고 처음 언급했다.

대선에 출마하기에는 '고령'이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미국 대선 후보들도 70세, 76세"라며 "한국 같은 선진사회에선 체력은 요즘 별문제가 안 된다"고 답했다. 반 총장은 내년이면 만 73세가 된다.

그는 또 "남북 분단도 큰 문제인데 내부에서 여러 가지 분열된 모습을 보여주고, 해외에 보도되는 것을 보면 창피하게 느낄 때가 많다"며 "국가 통합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리겠다고 솔선수범하는 지도자가 나와야 한다"고 정치권을 향한 쓴소리도 내놨다. '국가 통합'을 차기 대통령의 최대 덕목으로 제시한 셈이다.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하는 '친박 후보 옹립론'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반 총장은 박근혜 대통령과 7번 만난 사실과 관련해 "다 공개된 장소이고 회의가 있어서 가니 사진에 찍히는 것"이라며 "그런 것을 너무 확대해석하는 것에 기가 막힌다"고 말했다. 반 총장을 '친박 후보'로 못 박아 정치적 입지를 축소하려는 야권 전략에 대한 적극적 대응으로 풀이될 수 있는 발언이다. 그는 이어 외교부 근무 중 1985년 하버드대에 유학갔을 때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향을 사찰해 보고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흠집내기이고, 제 인격에 비춰 말도 안 된다"고 경위까지 자세히 해명했다.

북한 문제에 대해서도 남은 임기 동안 적극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반 총장은 "남북 고위급 간에 대화채널을 열고 있다"며 "남북 간 대화채널을 유지해온 것은 제가 유일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기회가 되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이날 오후 카타르항공 전세기편으로 제주공항에 도착했다. 그는 26일 오전 제주포럼 개회식에서 기조 연설을 한 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27일까지 일본을 방문한다. 이후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30일까지 국제로타리 세계대회 참석, 안동 하회마을 방문, 경주 유엔 NGO 콘퍼런스 참석 등 숨 가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신헌철 기자 / 제주 = 박의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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