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반기문 귀국에 "대선 출마 반대" 견제 시작

전혜정 2016. 5. 25.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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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송영길 "반기문 대선출마 반대"
김종인 "반기문을 국민이 뽑으면 될 수 있어"
박지원 "굉장한 권력욕 가진 분"

【서울=뉴시스】전혜정 기자 =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25일 제주공항을 통해 귀국하면서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자 야권에서 일제히 반 총장에 대한 견제구가 터져나왔다. 야권 인사들은 아직 출마 의사를 밝히지도 않은 반 총장을 향해 "대선에 출마하면 안된다"라고 대놓고 반대하거나, "권력주의자" "전형적 외교관"이라며 폄하 하기도 했다.

반 총장은 이날 귀국한 뒤 26~27일 일본을 다녀오는 일정을 제외하곤 6일간 국내에 머무르며 서울, 일산, 안동, 경주를 방문한다. 특히 28일에는 공식 일정이 전혀 없어 새누리당 친박계 등 정치권과의 접촉도 예상되는 터다. 야권이 반 총장 행보에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이유다.

먼저 반 총장에 대한 대선 출마 반대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유엔 관례에 따르면 전직 사무총장이 퇴임 후 정부 직을 맡으려면 4~5년 정도 지나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다'는 질문에 "유엔 결의문에 분명히 그런 내용이 있고, 그런 정신이 지켜지는 게 바람직하다"고 출마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박 시장은 "유엔 결의문이 있는 이유는 아마도 여러 국가의 비밀 정보들을 많이 알게 될 텐데 특정 국가의 공직자가 되면 그것을 활용하거나 악용할 가능성이 있어서 그런 결정문을 만든 걸로 본다"면서 "그래서 그것이 존중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당선인도 "반 총장의 출마는 국가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바람직 하지 않다"며 "반 총장 출마 시 절반의 국민이 공격할 게 뻔하다"고 주장했다. 송 당선인은 "유엔 사무총장이 특정 국가의 대통령이 될 목적으로 (사무총장을) 했다면 누가 그를 공정한 사무총장으로 보겠나"라면서 "사무총장 자리를 이용했다는 비난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종인 더민주 대표는 "반 총장 본인이 원해서 (대선에) 출마해 국민이 뽑으면 될 수도 있다"라고 원론적으로 답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지난 2월에는 "전형적인 외교관"이라고 평가 절하한 바 있다.

민병두 더민주 의원도 "반 총장은 친박 대통령 후보로 내정 돼 있다"며 "출마, 불출마 질문에 어정쩡한 스탠스를 취하면 5개월 동안 지지율만 까먹으니, 밖에서 머물면서 신비주의 스탠스를 취하고 안에서는 대망론을 불 지핀다는 시나리오"라고 은근히 비꼬았다.

김홍걸 더민주 국민통합위원장도 자신의 SNS에서 영국의 경제지 '이코노미스트'가 최근 발간한 기사에서 반 총장을 '실패한 총장이자 역대 최악의 총장 중 한명'이라고 혹평한 부분을 인용하면서, "해외에 나가서 뭔가 한 자리 하면 그것이 국위선양이라고 생각하는 사고방식을 버릴 때가 됐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반 총장에 대한 견제성 발언은 국민의당에서도 이어졌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굉장한 권력욕을 가진 분이라 대선에 출마할 것"이라고 평가했고, 이상돈 최고위원은 "반 총장은 검증을 견디기 어렵다. (대선에 출마하더라도) 100% 패배한다"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반 총장의 행보를 애써 축소 해석하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그의 행보가 대대적으로 보도가 되는 것이 탐탁지 않은 것이다. 야당에서 반 총장 방한에 대한 논평을 비롯한 공식 입장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도 이 같은 추측을 뒷받침 한다.

더민주 핵심 관계자는 이날 뉴시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반 총장의 방한에 대해 논의하거나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있다"며 "반 총장이 유엔 사무총장 임기를 잘 마치도록 도와줘야지, 그 사람을 자꾸 정치권에 끌어들이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반 총장의 방한을 대권 행보가 아닌 '유엔 사무총장 자격'으로 한정한 셈이다.

hy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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