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도원-조진웅, 긴 무명시절을 이겨내고 주연으로 우뚝 선 배우

김문석 기자 kmseok@kyunghyang.com 입력 2016. 5. 25. 13:50 수정 2016. 5. 25.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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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곽도원과 조진웅의 전성시대가 열렸다. 실력으로 당당히 열어젖혔다. 상반기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곡성>과 <아가씨>에서 각각 주인공으로 우뚝 선 곽도원, 조진웅 배우는 긴 무명시절을 이겨내고 주연으로 당당히 스크린을 가득 채웠다. 개봉 2주째 박스오피스 1위를 이어가며 50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둔 <곡성>에서 곽도원은 아픈 딸을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경찰 종구 역으로 배우인생에서 전환점을 맞았다. 올초 드라마 <시그널>에서 ‘재한앓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가장 핫한 배우로 떠오른 조진웅은 <아가씨>로 묵직한 존재감을 발휘했다. 이어 다음달 개봉예정인 <사냥>에서 악역으로 다시 한 번 연기 변신을 준비 중이다.

곽도원은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의 전성시대>에서 깡패보다 더 악질인 검사, <변호인>에서 일그러진 애국심으로 고문도 마다치 않는 경찰, <타짜-신의 손>에서는 아귀보다 더 악랄한 사채업자 등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후 곽도원이 맡은 역은 악역이 전부였다. 악역에 특화된 배우라는 꼬리표를 달았다. 나홍진 감독은 그런 곽도원에게서 전혀 다른 캐릭터를 찾아냈다. 곽도원이 출연한 작품을 전부 봤던 나홍진 감독은 악역을 하면서도 그 이면에 있는 곽도원의 또 다른 연기를 봤다. 나홍진 감독은 곽도원에게 찌질하고 겁이 많은 경찰이지만, 부성애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종구 캐릭터를 부여했다. 곽도원은 험준한 산속에서의 고된 촬영에도 불구하고 캐릭터에 완벽 몰입한 모습을 통해 종구의 생생한 감정을 전달했다. 곽도원의 열연은 제69회 칸국제영화제에서 기립박수로 이어졌다.

나홍진 감독은 <황해>에서 유도 전공 체육대 교수 김승현을 연기한 곽도원을 보며 믿음을 가졌다. <황해>에서 비중은 그리 크지 않았지만 임팩트가 컸다. 자신의 건물에 숨어있던 김구남(하정우)을 발견하고 ‘아이쿠 깜짝이야’라고 태연한 표정을 지었다. 나홍진 감독은 화들짝 놀란 모습을 주문하자 곽도원은 룸사롱을 운영하는 김승현이 노숙자같은 김구남을 보고 그렇게 놀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에서 캐릭터를 정확하게 분석한 곽도원에게 나홍진 감독은 깊은 인상을 받았다. <변호인>에서 진우(임시완)를 고문하는 연기는 압권이었다. 조직에 무조건 복종하는 삐뚤어진 애국심을 완벽하게 표현하며 실감나는 연기를 보여줬다.

드라마 <시그널>에서 츤데레 매력을 발산하며 ‘재한앓이’라는 신조어를 낳은 조진웅은 영화 <아가씨>에서 아가씨에게 은밀한 경고를 전하는 후견인으로 압도적 존재감으로 긴장감을 배가시킨다. 조진웅은 <아가씨>를 통해 생애 첫 노인 연기에 도전했다. 욕망에 집착하는 히스테릭한 노인 연기를 위해 몸무게를 18kg 감량하고, 매 촬영마다 3시간에 달하는 분장을 소화한 조진웅은 외양과 내면의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선보인다. 한일병탄에 공을 세워 한자리를 차지하고 금광 채굴권까지 따낸 한 역관이 몰락한 일본 귀족과의 결혼을 통해 코우즈키라는 성까지 얻어 신분상승까지 이뤘다. 뼛속까지 일본인이 된 코우즈키는 경상남도의 어느 곳에 자신이 동경하는 일본과 유럽의 건축양식을 따와 저택과 서재를 짓고, 저택 주위로 일본식 정원까지 꾸며 자신만의 세상을 만들며 극의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조진웅은 제69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된 영화 <아가씨>로 스크린까지 점령한 명실상부 2016년 최고의 대세 배우로 떠오른 조진웅은 <사냥>으로 다시 한 번 강렬한 변신을 꾀한다. 조진웅은 선과 악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으로 관객들에게 신뢰감을 주며 입지를 굳히고 있는 조진웅은 배우로서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할 준비를 마쳤다.

우연히 발견된 금을 독차지하기 위해 오르지 말아야 할 산에 오른 엽사들과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봐버린 사냥꾼 기성의 목숨을 건 16시간 동안의 추격을 그린 영화 <사냥>에서 조진웅은 산에서 발견된 금맥을 차지하기 위해 뛰어든 정체불명의 엽사 무리를 진두지휘하는 동근 역을 맡았다. 동근은 말 한마디만으로도 엽사들을 좌지우지하는 압도적인 아우라를 지닌 인물이다.

조진웅은 지독한 욕망과 탐욕을 지닌 동근을 맞춤옷을 입은 것처럼 탁월하게 표현해냈다. 시간이 지날수록 광기 어린 욕망을 분출시키는 동근에 완벽하게 몰입한 조진웅은 이제껏 그가 연기한 인물들을 넘어설 악한 캐릭터를 연기했다. 조진웅은 인간 내면에 감춰진 욕망을 적나라하게 표현하며 연기 인생에서 전환점을 맞았다.

<김문석 기자 kmseo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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