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 비판 시 '우남찬가' 저자 "고소는 유치한 해프닝"

입력 2016. 5. 25.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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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공모 요건에 ‘비판 시 내지 마라’는 요건 없어
우남찬가 저자 “설마 이게 고소를 당할까 싶었다. 어이 없다”

‘이승만 시 공모전’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시로 입선작에 당선됐다가 자유경제원에 의해 고소(▶기사 바로 가기 : 자유경제원, 이승만 비판 시 ‘우남찬가’ 저자 고소) 당한 대학생 장민호 씨가 “애초에 공모 요건에 ‘비판하는 시를 내지 마라’라는 요건이 없었다”며 “고소는 유치한 해프닝”이라고 말했다.

사회복지학과 대학생이라고 밝힌 장씨는 25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인터뷰 전문)에 출연해 가로와 세로의 내용이 다른 풍자시 ‘우남찬가’를 쓴 것에 대해 “당연히 의도한 시였고, 가로에는 찬양 내용을 담고 세로에는 비판 내용을 담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승만 전 대통령 같은 인물은 공과 과가 매우 확실한 평가를 받기 때문에 어크로스틱이라는 기법을 통해 시도를 했던 것이고, 이는 (기존 시에서) 아주 오래전부터 많이 썼던 기법”이라고 덧붙였다.

자유경제원이 장씨를 업무방해, 명예훼손, 사기 혐의로 고소하고 6000만원 민사소송도 제기한 것에 대해서는 “설마 이게 고소를 당할까 싶었다. 굉장히 어이가 없다”며 “공모전이라는 게 작품을 출품하는 사람은 어떤 작품을 내든 다 자유롭게 할 수 있다. 분명히 심사위원들이 제 시를 보고 뽑은 거 아니겠나”라고 되물었다. 장씨는 이어 “세로 행을 읽다 보면 ‘이승만’을 ‘리승만’으로 쓴다거나 ‘인민군’을 ‘린민군’으로 쓴다거나 하는, 문학을 전공하거나 전문가들은 당번에 알아챌 수 있는 그런 오류들이 있다”며 “애초에 공모 요건에 ‘비판하는 시를 내지 마라’라는 요건도 없었다”고 말했다.

가명을 써서 입상한 것에 대해서도 “가명을 썼다는 것 자체가 상대를 조롱했다고는 할 수 없는 것이고, 문학가들 중에서 필명 쓰는 건 다 대수롭지 않은 일이니까 그런 걸로 꼬투리 잡기에는 좀 억지가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심사위원장이었던 복거일 작가가 ‘마일드한 테러고 유치판 해프닝’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서는 “기본적인 시적 장치도 파악하지 못하는데 과연 그분이 문학전문가로서 앞으로 설 자리가 있을까, 그게 참 안타깝다”며 “고소 자체가 유치한 해프닝”이라고 반박했다.

장씨는 지난달 4일 뉴라이트 성향의 보수 단체인 자유경제원이 주최한 ‘이승만 시 공모전’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의 행적을 비판하는 내용을 세로쓰기에 담아 입선작에 당선됐다. (▶기사 바로 가기 : [단독] ‘이승만 찬양시’ 최우수작, 세로로 읽으니 ‘풍자와 비판’)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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