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공감] '택시' 아이오아이, 꽃길만 걷게 한다더니

한예지 기자 입력 2016. 5. 25.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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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아이오아이

[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지상파와 종편, 케이블을 넘나들며 살인적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는 걸그룹 아이오아이(I.O.I). 1년이란 활동시간이 제한된 프로젝트 걸그룹인만큼 대중은 더욱 많이 그들을 보고 싶다. 하지만 살인적인 스케줄 소화는 대중의 안쓰러움을 유발하는 요소다. 간밤에 '택시'는 이를 염두하고 '꽃길을 걷는 소녀들' 특집을 마련했지만, 휴식을 제공해주고 싶단 방송 취지는 다소 어폐가 있었다.

24일 방송된 케이블TV tvN 예능프로그램 '현장토크쇼 택시'는 걸그룹 아이오아이'꽃길을 걷는 소녀들' 특집으로 꾸며져 아이오아이 11인이 소풍을 떠난 모습이 전파를 탔다.

시작은 발랄했다. 기존 소규모 게스트가 작은 공간에서 진솔한 이야기를 털어내는 콘셉트인 '택시'는 11명의 대규모 게스트를 소화해야 하기에 차내가 아닌 장소를 마련했다. 대형 차를 타고 이동하던 멤버들은 자신들끼리 '손병호 게임'을 하며 시끌벅적하게 웃고 떠들기도 하고, 이내 세상 모르고 잠에 드는 모습이 담겼다.

아이오아이 멤버가 도착한 곳은 캠핑을 즐길 수 있는 장소로 온갖 바베큐 음식과 텐트 등이 마련됐고 푸른 잔디와 어우러진 소녀들의 모습이 훈훈함을 더했다. '택시' MC 이영자 오만석은 "아이오아이 요즘 너무 바쁘지 않느냐. 이쯤되면 사실 기분이 좋지만 스케줄 많아 힘들기도 하고 쉬고 싶을거다. 오늘 나들이 하라고, 맛있는 것도 먹고 게임도 하고 이야기도 하자고 준비했다. 놀다 가자"고 기존 '택시'가 아닌 '소풍' 콘셉트를 택한 이유를 밝혔다.

실제 '택시' 아이오아이 멤버들은 이날 스케줄을 소화하는 동안 하루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고 했고, 식사를 거르는 건 보통이라고 했다. 또 운이 좋아 많이 자면 3시간이고, 대학 행사부터 음악 방송, 예능, 라디오 등 하루에 5개의 스케줄을 소화하기도 한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그럼에도 팬들의 응원 덕분에 행복하다고 말하는 꿈꾸는 소녀들이었다. 그런 아이오아이 멤버들에 최상의 휴식 시간을 선사하겠다고 나선 '택시'지만 장소만 야외로 바뀌었을 뿐, 아이오아이 소비력은 기존 예능과 차별점이 없었다.

아이오아이는 '이기면 맛점, 지면 공복'이란 식사 재료 쟁탈전을 벌였다. Mnet '프로듀스 101'에서도 치열한 1, 2위 라이벌 다툼을 벌였던 전소미 김세정은 이날 각각 두 팀으로 나뉘어 다시 커버 댄스 배틀을 벌여야했다.

몇 번의 댄스 퍼레이드와 막춤을 끝낸 멤버들은 각자 팀이 획득한 음식을 먹었다. 푸짐한 재료를 먹는 승자팀과 재료가 없어 라면을 끓여 먹는 패자팀의 대비는, 즐기기 위해 모였다는 캠핑장에서 마저도 경쟁을 부추기는 모습으로 불편함을 더했다. 또한 '택시' MC들은 아이오아이에 부모님을 향해 영상 편지를 남기라고 시키는 등 억지 감동 코드를 몰아가는 듯한 느낌을 더했다.

여기서 전소미는 "엄마 아빠, 걱정하지마. 오히려 너무 먹어서 살이 더 찐 것 같아"라는 솔직함으로 예능적 재미를 더하며 이를 만회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다. 식재료엔 제한을 뒀던 제작진은 식사 후 디저트를 준비했다며 모두가 빵을 즐길 수 있게 했다. 하지만 제품 브랜드 명이 적나라하게 노출됐고, 이어 멤버들이 물에 가루를 타서 마시는 모습을 클로즈업해서 담아내며 불필요한 신을 노출시켰다. 과도한 PPL이란 지적이다.

이어 공개된 '택시' 아이오아이 2탄 예고편에선 게릴라 콘서트 준비에 나서며 촉박하게 거리로 나가 4시간의 홍보를 마치고, 정신없이 무대를 준비하는 멤버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데뷔 이후 살인적 스케줄에 시달리고 있는 아이오아이를 안쓰러이 여기는 대중의 마음을 대변하듯 휴식의 대표적인 이미지인 '캠핑'을 소재로 내세웠지만 이는 결국 표면적인 '콘셉트'였을 뿐이다. 결국은 철저히 예능을 위해 소비된 아이오아이란 본질은 같다.

'택시'는 스튜디오가 아닌 택시란 밀착된 공간에서 카메라와 스태프, 주변을 의식하지 않고 오직 MC와 이야기를 나누는 포맷이다. 이는 수많은 게스트들의 편안하고 진솔한 이야기를 이끌어낼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특히 독보적인 포맷과 MC들의 진행 실력을 믿고, 그동안 '스타'가 아닌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며 바람직한 예능으로 사랑을 받아왔다. 케이블 최장수 예능이란 타이틀도 거저 얻은 것이 아니다. 하지만 전례없는 '시한부 걸그룹' 아이오아이가 수많은 위험 요소를 안고 철저히 소비되어지고 있는 이때, '택시'가 소비적 자본주의 논리에 어물쩍 편승해 동참한 사실이 씁쓸할 따름이다.

[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news@tvdaily.co.kr/사진=tvN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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