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비리포트] 에반스는 어떻게 강타자가 되었나?

조회수 2016. 5. 25. 23:1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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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군 복귀 이후 리그 정상급 타자로 변모한 에반스의 반전 비결은?

'괄목상대'란 표현 이외에 더 적확한 표현이 있을까?

4월말 이후 1주일 남짓 퓨처스리그를 경험하고 돌아온 두산 에반스의 활약상은 단순한 놀라움을 넘어 경이로운 수준이다. 불과 1개월 전 2군행을 통보받으며 가장 빠른 이별이 예상되던 외국인 선수 중 한명이었다는 것을 상기한다면 그야말로 드라마틱한 반전이다. 

개막전 이후 16경기에서  4번타자로 선발출장한 에반스의 4월 성적(18경기 OPS .543 1홈런)은 소속팀의 외인 타자 잔혹사를 감안하더라도 끔찍한 수준이었다.

에반스의 4월 OPS 순위(월간 규정타석기준)는 리그 57위였는데, 이는 규정타석을 채운 58인 중  최하위권 기록이었다.(58위는 삼성 박해민 .465)

설상가상 오재일, 김재환 등 1루/DH를 겸할 수 있는 국내선수들이 괴물같은 활약을 보이자 이르다 싶은 시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에반스 교체론을 거론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사진: 두산 베어스)

하지만 놀라운 반전이 시작됐다. 위기에 봉착했던 에반스는 5월 6일 1군 복귀 이후 가파른 반등세(16경기 OPS 1.317 6홈런)를 보이며 자신을 향한 싸늘한 시선을 훈훈하게 덥히는데 성공했다. 에반스는 5월  OPS 순위에서 리그 2위로 올라섰다. (1위 테임즈 1.496 , 5/24 기준)

<에반스의 KBO리그 월별 성적, 5/24일 기준>,  기록출처: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에반스의 극적인 반등은 급상승한 장타력과 궤를 같이 한다.

에반스의 4월 순장타율(ISO : 장타율-타율)은 .082(리그 46위)였는데 이는 김재호(.088)보다 낮고 서건창(.082)과 같은 기록이었다.

반면 에반스의 5월 순장타율은 .465(리그 2위)로, 신의 영역에 들어선 NC 테임즈(.559)만이 에반스보다 높은 순장타율을 기록했다. 

장타력의 반전에는 BABIP의 급격한 상승이 크게 기여했다.

BABIP는 인플레이된 타구의 타율로 타자마다 고유한 값으로 수렴하는 경향이 있다. 다만 안정화되는데 많은 타석이 필요하기 때문에 단기간에는 큰 폭의 변동을 보일 수 있다. 

에반스의 4월 BABIP는 .209로 OPS와 마찬가지로 규정타석을 채운 58명의 타자 중 57위였다.(4월 최하위 역시 OPS 최하위였던 박해민(.206)이다.)

반면 5월 BABIP는 .415로 리그 8위로 급등했다.(1위는 4월 최하위를 기록했던 박해민(.492)으로 박해민의 5월 OPS 역시 1.025(리그14위)로 반등했다.)

<에반스의 프로통산 기록(5월 22일 기준)>  

그렇다면 에반스는 4할이 넘는 5월 BABIP을 시즌 내내 유지할 수 있을까?

그것은 어려워 보인다. 에반스의 프로통산 BABIP은 .317로 에반스가 5월에 기록한 .415보다 상당히 낮은 수치다.(사실 통산 BABIP가 4할이 넘는 타자는 없다. 1500타석 이상 들어선 타자를 기준으로 했을 때 가장 높은 통산 BABIP은 0.370을 기록 중인 롯데 손아섭이다. )

에반스의 BABIP은 머지않아  4할대에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통산 기록을 감안했을 때 불운했던 4월 기록(.206)이 재현되는 것 역시 드문 확률이다.

두 번째로 홈런포가 터지기 시작했다.

4월에 1홈런에 그쳤던 에반스는 5월에만 6홈런을 몰아치고 있다.(월간 홈런 4위) 홈런%는 4월 1.35%에서 5월 9.09%로 급상승했다.

<에반스의 타구정보(5월 22일 기준 / 기록 제공 : 애슬릿미디어 트랙맨 베이스볼)>  

5월 들어 홈런이 크게 늘어난 이유는 타구를 보다 멀리 보내는데 성공한 덕분이다.

[애슬릿미디어 트랙맨베이스볼]에서 측정한 기록에 따르면  에반스의 인플레이타구 속도는 5월에 들어서 조금 상승하기는 했지만 큰 변화를 보이진 않았다. 반면 뜬공과 라인드라이브 타구의 비거리는 큰 폭(75.8m-> 98.2m)으로 상승했다. 

그렇다면 5월 들어 기록한 뜬공/라인드라이브 타구의 비거리를 시즌 내내 유지하는 것이 가능할까?

에반스의 프로통산 홈런%는 3.39%로 5월 기록한 9.09%의 1/3수준이다.(더구나 에반스는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고 있다.) 홈런 페이스 역시 지금의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에반스의 타격 어프로치(5월 24일 기준)>

하지만 그의 선구안과 타격 어프로치는 4월과 5월 내내 큰 변동 없이 유지되고 있다. 위 표에서 볼 수 있듯 타석 당 투구수, 컨택%, 스윙%, 볼넷/삼진 비율 모두 4월과 5월 큰 차이가 없었다. 

사잔: 두산 베어스

에반스는 타석에서 상당히 끈질긴 타자다. 타석 당 투구수가 4.29구로 리그 5위를 기록 중이다.(메이저리그 통산 타석 당 투구수 역시 4.08구로 많은 편이었다.)

컨택 능력이 뛰어나지는 않지만(컨택% 76.3% 리그 48위) 스윙을 남발하지도 않는다.(스윙% 47.3% 리그 19위)

컨택 능력이 좋은 편은 아니다보니 삼진을 많이 당하지만(21.4% 리그 12위) 참을성이 있다보니 볼넷도 많이 얻는다.(볼넷% 11.4% 리그 19위) 

정리하자면 에반스가 5월에 보여주고 있는 모습을 시즌 내내  보여줄 가능성은 그리 높지않다. 하지만 대단히 부진하고 불운했던 4월의 모습이 재현될 가능성 역시 낮은 편이다.

부진했던 4월과 대단한 5월 성적의 평균치인 OPS.967이  에반스의 미래일 가능성이 높다.(올시즌 에반스의 현재 기록 중 타율, BABIP 등 여러 지표들은 프로통산 기록과 흡사하다.) 

<두산 역대 외국인 타자 성적(OPS순/5월 24일 기준)>  

하지만 에반스가 이정도 성적을 시즌 끝까지 유지할 수 있다면 타이론 우즈 이후 지속되어온 두산의 외국인 타자 잔혹사는 추억거리로 남게 될 것이다.

[기록출처: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STATIZ, 팬그래프, 애슬릿미디어 트랙맨베이스볼 ]


길준영 기자/케이비리포트 편집팀 감수(kbr@kb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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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공: 프로야구 통계미디어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홈페이지]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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