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명석의 This is it] MC그리는 [쇼 미 더 머니 5]에 나가지 않았다

아이즈 ize 글 강명석 2016. 5. 25.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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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글 강명석

김구라의 아들, 김동현이 MC그리라는 이름과 함께 본격적으로 랩을 시작한 것은 1년 6개월 남짓한 일이다. 그 사이 그는 힙합 레이블 브랜뉴뮤직과 계약을 맺었고, 유명 래퍼 산이의 곡에 피처링을 했다. 그리고 얼마 전 발표한 ‘열아홉’은 점유율이 가장 높은 음원차트 멜론 1위에 올랐다. 랩을 잘해서는 아니다. 하지만 단지 유명인이어서만도 아니다. “이혼 기사가 발표가 된 뒤에는 (중략) 현관문 앞은 기자가 차지했을 때 그때부터 인간은 잔인한 걸 알게 됐네”라는 가사는 그이기에 사람들의 귀를 잡아끌 수 있고, “요즘 나를 동정하는 사람 많이 봐. 그 시선들이 행복해. 난 아직 앤가 봐”는 모두가 그의 상처를 아는 유명인이자 소년이라는 MC그리의 독특한 정체성을 보여준다. 유명세를 가진 인물이 대중이 자신에게 궁금해하는 스토리를 풀어낸다. 여기에 유명 힙합 레이블이 지원한 프로듀서가 MC그리의 부족한 랩 실력을 어느 정도 가려주는 드라마틱한 편곡을 해주자 멜론 차트 1위를 했다. 그렇다면, 질문. [쇼 미 더 머니]에 출연하는 래퍼들은 MC그리만큼 성공할 수 있을까? 

Mnet [쇼 미 더 머니 5]에는 이 쇼를 “치트키”라 디스했던 래퍼 레디도, 1999년 신촌의 마스터플랜에서 공연을 하던 힙합 1세대 원썬도, [쇼 미 더 머니]를 통해 유명해진 비와이·씨잼·스내키 챈도 모두 나온다. 당연히, 이 래퍼들은 MC그리와 비교가 어려울 만큼 뛰어난 실력을 가졌다. 힙합신에서는 유명세도 있다. 비와이는 [쇼 미 더 머니 5]에서 힙합신의 ‘라이징 스타’로 소개됐다. 하지만 그가 힙합신을 넘어 MC그리처럼 곡을 발표하자마자 멜론 차트 상위권에 오르려면 이전 시즌보다 오래 살아남으면서 한 번 더 대중에게 자신을 알려야 한다. [쇼 미 더 머니]는 MC그리처럼 래퍼로 데뷔 전부터 유명해질 수 없는 거의 모든 래퍼가 자신의 캐릭터와 스토리를 많은 대중에게 알릴 수 있는 얼마 안 되는 방법이다. 쥬얼리의 멤버였던 하주연은 [쇼 미 더 머니 5]에서 과거사를 주목받고, 면도와 원은 둘의 외모를 대비하며 두 사람 사이의 스토리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대중은 마음에 드는 출연자의 곡을 부담 없이 스트리밍한다. [쇼 미 더 머니]는 3개월 남짓한 시간 동안 출연자에게 필요한 캐릭터·스토리·홍보를 모두 제공한다. 여기서 살아남으면, 그제야 MC그리와 같은 선상에서 출발할 가능성을 얻는다. 

JTBC [힙합의 민족]에서 노년의 여성 연기자들은 랩을 배워 무대에 올라야 한다. 그들이 래퍼들처럼 랩을 잘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제작진은 그들에게 가사를 다듬어줄 래퍼와 화려한 무대를 준비해주고, 편집을 통해 분위기를 띄운다. 좋은 캐릭터와 스토리가 있으면, 음악 리얼리티 쇼의 제작진은 나머지 부분을 쇼를 끌고 갈 수 있을 만큼은 보완한다. 실력은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 음악 리얼리티 쇼에서 어필될 수 있는 캐릭터와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젝스키스 같은 1990년대의 보이 그룹은 MBC [무한도전]에 출연하며 다시 화제가 됐고, 가창력이 좋은 가수들은 MBC [일밤] ‘복면가왕’에서 ‘가왕’의 자리에 오르며, 작곡가나 프로듀서는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에서 과거의 히트곡을 멋지게 리메이크하면서 대중의 주목을 받는다. MC그리처럼 래퍼가 되기 전부터 유명하거나, 팬덤을 많이 쌓은 인기 아이돌 그룹 정도가 예외다. 그리고 최근에는 Mnet [프로듀스 101]처럼 아이돌도 음악 리얼리티 쇼의 소재가 되기 시작했다. 실력도, 매력도, 진정성도 모두 음악 리얼리티 쇼에서 증명해야 한다. 그래도 MC그리 만큼 음원 차트의 높은 곳에 오를지는 미지수다. 

실력은 중요하다. 그러나 그것은 유명해진 뒤의 문제다. 반면 유명하면, 실력은 소속사의 역량에 따라 어느 정도 보완 가능하다. 대중을 공감시킬 진정성 있는 스토리가 있다면 더욱 그렇다. MC그리의 성공적인 데뷔는 이 사실을 더욱 명확하게 보여준다. [쇼 미 더 머니 5]의 그 많은 래퍼가 올라가지 못한 곳에 MC그리가 먼저 도착했다. [쇼 미 더 머니 5]의 래퍼들이 “치트키를 쓴 거”라고 인정하면서까지 이 쇼에 출연하는 이유다. 분노할 일은 아니다. 다만 게임의 룰이 완전히 바뀌었음을 보여줄 뿐이다. 몇몇 예외를 제외하면, 한국에서 음악 산업은 미디어가 중심이 된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일부가 됐다. 그리고 뮤지션은 실력을 보여주기 전에 캐릭터와 스토리를 어필하는 것부터 생각해야 한다. [쇼 미 더 머니 4]에서 출연자들이 래퍼 스눕독 앞에서 랩을 하려고 서로 마이크를 빼앗으며 싸워야 했던 것만큼 난감한 과제다. 하긴, 그거야말로 정말 쇼를 해서 살아남기 위해 해야만 했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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