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만나는 정진석, 새누리 입당 이야기 나눌까

김동현2 입력 2016. 5. 25. 08:0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진석, 당 내분 와중에도 이틀간 제주행
여권 대선주자 전멸한 새누리, 반기문 방한에 민감
더민주-국민의당도 반기문 혹평

【서울=뉴시스】김동현 기자 =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제주 포럼' 참석 차 25일 방한한다. '반기문 대망론'이 꿈틀대고 있는 가운데, 때마침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홍문표 사무총장 대행, 나경원 의원 등 여권 인사들도 포럼에 참석하기로 하면서 온갖 해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나경원 의원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 자격으로 오래전부터 포럼에 참석키로 예정 돼 있었고, 포럼 만찬에서도 공식 만찬사를 할 예정이다. 반면 정 원내대표의 제주행은 갑작스럽게 잡힌 일정이라는 후문이다. 물론 당에서는 "원래부터 예정된 일정"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면서 정 원내대표측은 제주에 언제 도착하고 어디에 묵을 지 동선에 대해 철저히 함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반 총장의 동선에 맞춰 1박2일간의 제주행이라는 사실만 확인하고 있다.

이에대해 당 핵심관계자는 "비대위 구성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있다는 정 원내대표가 이틀씩이나 제주에 내려가 머물 일이 뭐가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총선 참패에 따른 당 재건이라는 화급을 다투는 일보다 반 총장과 만나는 일이 더 중요한 것이냐'는 비박계의 성토도 들린다.

정 원내대표는 그간 노골적인 '충청 역할론'을 언급하며, 특히 내년 대선에서 '충청'의 중요성을 수차례 강조해왔다. 그런 그가 충청대망론의 주인공이 될 지도 모를 반 총장과 만나는 자체가 온갖 해석을 낳기에 충분한 장면인 셈이다. 앞서 충북 출신의 이원종 청와대 비서실장 임명에도 반 총장을 의식한 인사가 아니냐는 민감한 해석이 뒤따랐다.

소위 '반기문 대망론'이 정치권에 회자된 이래로 반 총장이 한국을 방문한 적이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그럼에도 반 총장 방한이 정치권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이유는 4·13 총선 참패로 여권의 유력주자들이 전멸하다시피한 여권 내 권력지형 때문이다.

친박계는 '반기문 대망론'을 점점 노골화하는 분위기다. 총선 전만 하더라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비박계 수장 '김무성 대항마'로 여겼다. 하지만 오 전 시장이 총선에서 힘없이 주저앉으면서 친박계의 관심은 반 총장으로 쏠리고 있다. 친박계 중진 핵심 홍문종 의원은 "반기문 총장은 새누리당에게는 변수가 아니라 상수(常數)"라고 말할 정도다.

반면 비박계는 민감한 반응이다. 김무성 전 대표의 최측근 김성태 의원은 "반 총장도 보수당인 새누리당의 흔히 말하는 특정 계파 세력이 추대 옹립한다고 새누리당에 덜렁 올라타겠냐, 쉽지않을 것"이라고 친박계의 반 총장 옹립에 비관적 입장을 나타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당내 일각에서 반 총장만 옹립하면 내년 대선이 아무 문제도 없는 것처럼 인식되어지고 있는 문제가 새누리당의 더 큰 위기라고 본다"며 '반기문 필승론' 에 거부감을 드러냈다.

야권도 비박과 같은 입장이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아무리 자기 당에 인물이 없다고 다른데서 꾸어오려 하는 것은 책임정치 측면에서 볼 때 어색해보인다"고 냉소적 입장을 나타냈다. 우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모호하게 하시는 분 중에 성공하신 분이 없어서 제대로 말씀하시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반 총장을 비판하기도 했다.

김홍걸 더민주 국민통합위원장은 영국의 경제지 '이코노미스트'가 최근 발간한 기사에서 반 총장을 '실패한 총장이자 역대 최악의 총장 중 한명'이라고 혹평한 부분을 인용하면서, "해외에 나가서 뭔가 한 자리 하면 그것이 국위선양이라고 생각하는 사고방식을 버릴 때가 됐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상돈 국민의당 최고위원 역시 "반 총장은 검증을 견디기 어렵다. (대선에 출마하더라도) 100% 패배한다"고 단언했다.

이처럼 친박계를 제외하곤 여야 제 정파들로부터 '반기문 대망론'은 환영받지 못하는 초대장이 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친박계 핵심관계자는 "정치 신인에게 '노이즈마케팅' 만큼 뛰어난 홍보도 없다. 예전만 하더라도 반 총장이 대권에 도전하느냐 마느냐가 논쟁거리였지만, 어느순간부터 대권 승리가 가능하느냐 안하느냐의 자연스러운 논쟁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나쁠게 없는 전개과정"이라고 설명했다.

nyk9002@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