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우린 괜찮습니다".. 긴장감 도는 中 시안 북한식당

2016. 5. 24.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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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종업원, '불청객'에 경계..'탈북사건'묻자 시선돌려 1인당 최소 10만 원의 고가레스토랑.."관료·장성 딸만 근무"
시안의 북한식당, '탈출의심' (시안<중국 산시성>=연합뉴스) 이준삼 특파원 = 최근 발생한 북한식당 여종업원들의 집단 탈출 지역이 중국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3일 산시성 시안의 한 북한식당 모습. 2016.5.24 xyz@yna.co.kr
시안의 북한식당, '탈출의심' (시안<중국 산시성>=연합뉴스) 이준삼 특파원 = 최근 발생한 북한식당 여종업원들의 집단 탈출 지역이 중국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3일 산시성 시안의 한 북한식당 모습.

매니저·종업원, '불청객'에 경계…'탈북사건'묻자 시선돌려

1인당 최소 10만 원의 고가레스토랑…"관료·장성 딸만 근무"

(시안<中 산시성>=연합뉴스) 이준삼 특파원 = "우리는 괜찮습니다…."

24일 오후 5시30분(현지시간)께 중국 산시성(陝西省) 성도인 시안(西安) 도심에 있는 북한식당.

이곳에서 마주친 20대 초반의 북한 여종업원 A씨는 "시안에 있는 북한식당에서 여종업원들이 도망쳤다는 언론보도가 나왔는데, 사실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반응했다.

A씨는 이어 기자의 눈길을 피하며 더는 묻지 말라는 신호를 보냈다.

식당 안은 겉으로 볼 때 평온했다. 형형색색의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종업원 10여 명은 저녁 영업 준비에 여념이 없어 보였다.

가끔 바이올린, 피아노 등으로 '아리랑' 등을 시험 연주하는 소리도 들렸다.

그러나 여종업원들과 이들을 인솔하는 매니저의 시선에서는 등산용 배낭 하나를 둘러매고 혼자 식당 안으로 들어선 '불청객'(기자)에 대한 경계감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식당은 대중적인 북한식당과는 크게 달랐다.

로비 인테리어는 5성급 호텔 수준이었다. 1인당 식비는 세트메뉴의 경우 최소 1천 위안(19만원) 이상이었다.

현지 언론이 선정한 '시안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식당' 1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현지의 한 대북 소식통은 "1인 손님은 거의 받지 않은 식당이다. 보통 룸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우리 교민들은 거의 찾지 않는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저녁영업을 앞둔 시간이어서 손님은 많지 않았지만, 중국인 젊은 커플 등의 발길이 드문드문 이어졌다.

북한 종업원들이 탈출한 곳으로 추정되는 또 다른 북한식당은 이곳에서 차로 30분 정도 떨어진 한적한 공원 부근에 자리 잡고 있었다.

이 식당 역시 고급 레스토랑 형태로 운영되고 있었다.

기자가 이 식당 로비에 들어섰을 때 중국인 매니저로 보이는 한 여성이 한복을 입은 10여 명의 여종업원을 대상으로 무언가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종업원들은 모두 20세 전후의 앳된 얼굴이었다.

기자를 본 매니저는 곧 입을 닫았다. 모두의 시선에는 경계감이 가득했다.

기자가 "혼자서도 식사할 수 있느냐"고 묻자 "아직 영업을 시작하지 않았다"며 나중에 다시 오라고 했다. 1인 식사비는 580위안(10만5천 여원)이었다.

건물 앞에서 마주친 한 70대 환경미화원은 이 식당에는 40∼50명의 여종업원이 근무하고 있다며 "모두 인물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음식은 비싸도 장사는 아주 잘 된다고 설명했다.

"종업원이 도망쳤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느냐"는 질문에는 "전혀 들어보지 못했다"며 "모두 조를 이뤄 이동하기 때문에 도망칠 수도 없을 것"이라고 대꾸했다.

또 "여종업원들은 오전 9시∼9시30분 조를 이뤄 출근했다가 오전 영업이 끝나는 오후 2시께 퇴근한다"며 "오후 4시 넘어서 다시 출근해 저녁영업을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한 식당 평가사이트에서는 "북한의 관료, 장성들의 자녀들만 이 식당에서 근무할 수 있다"는 글을 찾아볼 수 있다.

아직은 시안에 있는 유일한 북한식당들인 이 두 곳에서 실제 '탈출사건'이 발생했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들이 여종업원 2∼3명의 이탈로는 식당운영에 별 지장이 없다고 보고 사건을 내부적으로 함구한 채 계속 정상영업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탈출한 종업원들은 현재 태국의 모처에서 한국행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js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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