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문예 등단만 있나..문인들이 직접 시인 발굴
황현산·김혜순·김정환, 한 사람 작품 50∼60편 심사…'삼인시집선' 발간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국내 문학계의 전통적인 등단 방식인 신춘문예 방식에 문제를 제기한 문인 셋이 직접 시인 2명을 발굴, 시집을 출간했다.
이 작업에 참여한 문학평론가 황현산, 시인 김혜순, 김정환은 3년 전 "서너 편의 작품을 보는 기존의 신춘문예 방식으로는 시인으로서의 역량을 파악하기 어렵다"며 새로운 등단 방식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좋은 시를 쓰면서도 주류 문학계의 주목을 받지 못하거나 기존 출판사가 포용하지 못한 숨은 시인의 시집을 출간하겠다"며 등단을 원하는 예비시인들로부터 시집 한 권 분량을 채울 수 있는 50∼60편의 시를 받아 심사했다.
심사 결과 유진목(35) 시인과 조인선(50) 시인이 최종 선정됐다. 이들의 작품은 각각 '연애의 책'(삼인 시집선 01), '시'(삼인 시집선 02)로 출간됐다.
책을 출간한 도서출판 삼인은 "시집 출간의 새로운 통로를 마련해보자는 취지인 만큼 곧바로 당락 결정을 하기보다는 예비시인 한 명의 투고작 전체를 꼼꼼히 살피고 가능성이 돋보이는 시 원고에는 심사위원의 메모를 덧붙여 반송하고 고쳐온 시 원고를 다시 심사하는 수고를 들였다"고 전했다.
황현산 평론가는 유진목 시인의 작품을 "한국 최고의 연애 시다"라고, 조인선 시인에게는 "한국에서 자생한 초현실주의 작가"라고 평했다.
서울에서 태어난 유진목 시인은 이전에 낸 시집으로 '강릉 하슬라 블라디보스토크'가 있다. 현재 글을 쓰며 '목년사'란 영화사에서 영화도 만들고 있다.
경기도 안성에서 태어난 조인선 시인은 1993년 첫 시집 '사랑살이'를 시작으로 시집 다섯 권을 냈다. 현재 안성에서 소를 키워 팔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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