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국만 봉?.. 비자(VISA) 해외결제수수료 10% 인상

김수미 2016. 5. 24.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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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카드사인 미국 비자(VISA)카드가 오는 10월부터 한국 등 일부 아시아지역에 대해 해외이용(결제)수수료를 10% 인상하면서 중국과 일본은 제외해 논란이 일고 있다. 비자카드는 7년 전에도 한국에서만 수수료를 인상하려다가 반발에 부딪힌 바 있어 ‘한국 소비자만 봉이냐’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국내 카드사들이 비자, 마스터(Master) 등 국제카드사에 지불하는 수수료가 연간 2000억원에 육박하는 가운데 이번 수수료 인상으로 국내 카드사와 소비자들은 수백억원을 더 부담해야할 전망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비자카드는 이달 초 국내 카드사와 은행들에게 해외이용수수료와 기타수수료를 10% 안팎 인상하겠다고 일괄 통보했다.

해외이용수수료는 국내 소비자가 해외에서 카드결제를 할 때 비자 등 국제카드사가 결제 프로세스 업무를 지원하면서 국내 카드사로부터 받는 수수료다. 그러나 해외이용수수료는 카드 이용금액의 1%로, 실제로는 카드고객들이 부담한다. 예컨대 해외에서 1000달러를 결제하면 비자카드에 10달러를 수수료로 내야 하는데, 카드 이용요금청구서에 1010달러로 청구되는 것이다.

비자카드가 오는 10월부터 이 수수료를 중국과 일본을 제외한 한국 등 일부 아시아 국가에서만 10% 올리기로 함에 따라 해외에서 1000달러를 쓰면 한국 소비자는 수수료로 11달러를 내야하는 반면 중국과 일본 고객은 10달러만 내는 것이다. 이와 함께 카드사들이 부담하는 해외이용분담금, 카드 승인 등 프로세싱 수수료 등도 10% 안팎으로 인상된다.

앞서 비자카드는 지난 2009년에도 한국만 해외이용수수료를 20% 인상하려다가 ‘한국 소비자만 봉이냐’는 비판이 제기되자 철회한 바 있다. 7년만에 다시 한국에서 수수료를 인상하면서 중국과 일본은 제외한 이유에 대해 비자코리아 측은 “나라마다 사업환경과 정책이 다르며, 다른 나라의 상황에 대해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수수료 인상 배경에 대해서도 비자코리아 측은 회원사에 일체 설명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통보한 상태다.

카드사들은 “협상의 여지 없이 비자측에서 결정해서 통보하 그만”이라면서도 “인상율이 크기 때문에 이번에는 카드사가 공동 대응을 해서라도 인상율을 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비자와 마스터, 아멕스 등 국제카드사들이 해외이용수수료 외에도 국내이용수수료, 카드발급유지수수료 등 명목으로 가져가는 총수수료는 2010년 1395억원에서 2014년 1940억원으로 급증하고 있다. 특히 국내이용수수료의 경우 국제카드사의 결제망을 이용하는 것이 아닌데도 국내 마케팅 등의 명목으로 연간 1000억원 넘게 가져가 국부유출 논란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비자가 중국과 일본은 수수료를 인상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은 은련(CUP)카드의 지배력이 워낙 높으니 시장 개척 차원에서 수수료를 인상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비자카드가 지난해 말 옛 자회사였던 비자유럽을 26조원에 인수하면서 자금 출혈이 심해 수수료 인상으로 충당하려는 것 으로 보인다”며 “한국에서 국내이용수수료 논란이 크니 해외이용수수료를 올리고 일부 다른 나라는 국내이용수수료를 인상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여신협회와 카드사 담당자들은 26일 회의를 열고 비자카드의 수수료 인상 방침에 대한 공동대응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김수미 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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