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살인' 홍역치른 경찰, 혐오범죄 본격 연구

김훈남 기자 2016. 5. 2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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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안정책연구소, 강신명 경찰청장 지시로 연구 착수..혐오범죄 개념·유형·외국사례 첫 연구

[머니투데이 김훈남 기자] [치안정책연구소, 강신명 경찰청장 지시로 연구 착수…혐오범죄 개념·유형·외국사례 첫 연구]

강남역 인근 노래방에서 살해당한 20대 여성을 추모하는 메모가 서울 서초구 서초동 강남역 10번 출구를 가득 메웠다. 현재 추모 쪽지는 수거돼 서울시청으로 옮겨졌다. /사진제공=뉴스1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20대 여성이 살해당한 사건이 발생한 이후, 경찰이 혐오범죄에 대한 연구에 본격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이 혐오범죄를 본격 연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강신명 경찰청장은 최근 경찰대 부설 치안정책연구소에 "혐오범죄에 대한 연구를 하라"고 지시했다. 강남역 20대 여성 살인사건 발생 이후, 여성치안대책 마련 논의 중 나온 지시로 전해졌다.

치안정책연구소는 혐오범죄를 현안과제로 선정, 담당 연구관을 지정하고 본격적인 연구에 착수할 예정이다. 혐오범죄의 개념과 유형, 외국 사례 및 일반적인 대책 연구가 진행될 전망이다.

경찰이 혐오범죄에 대해 연구에 착수한 배경에는 최근 발생한 강남역 20대 여성 살인사건이 자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건 초기 이번 사건 장본인 김모씨(34·구속)가 "여성에게 무시당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하면서, 여성 혐오범죄 논란이 일었다.

경찰은 김씨를 두차례 프로파일링(범죄행동분석)한 결과, 조현병(정신분열증)에 의한 '묻지마 범죄'로 결론냈다. 강신명 경찰청장도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본인이 느끼는 여성혐오와 여성혐오범죄에 대한 학술적인 정의는 다르다"며 "정신질환에 따른 범죄로 본 수사팀의 분석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경찰의 이 같은 선긋기에도 여성혐오범죄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1시간 넘게 화장실에서 대기하며, 남성 6명을 보내고 여성 피해자를 살해한 행위를 단순히 정신분열증으로만 설명하긴 어렵다는 주장이다.

지난 23일에는 '정실질환에 따른 묻지마 범죄'라는 경찰 의견에 항의하는 20대 여성 8명이 김씨를 수사 중인 서초경찰서 정문에서 항의를 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경찰이 여성혐오범죄에 대한 사전 연구가 부족해, 수사과정에서 혼선을 빚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을 겪으면서 혐오범죄에 대한 관심이 생긴 만큼 일반적인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라며 "여성상대 범죄에 대한 대책은 실무진에서 만들고, 이번 연구는 혐오범죄에 대한 학술적인 부분을 검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훈남 기자 hoo1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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