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겨누던 美·베트남 손잡고 中과 맞선다

이진명 2016. 5. 23.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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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금수 해제등 美·베트남 군사협력 강화

◆ 美·베트남 역사적 정상회담 ◆

미국이 대(對)베트남 살상무기 수출 금지 조치를 전면 해제하기로 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쩐다이꽝 베트남 국가주석은 23일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정상회담을 한 후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베트남전(1960~1975년) 때 10여 년간 총을 겨누었던 미국과 베트남이 40여 년 만에 '공동의 적' 중국 패권 확장을 견제하기 위해 1995년 국교 회복을 넘어서 군사협력까지 아우르는 유착관계로 발전한 셈이다.

베트남에 대한 미국의 무기 금수 조치 해제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공통의 이해관계에서 비롯됐다. 베트남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이 스프래틀리 군도(난사군도)에 인공섬과 활주로 건설을 시작하자 위협을 느낀 베트남은 군비 확장이 절실한 상태다. 일부 군사무기를 러시아산에 의존하고 있지만 미국산 첨단 무기를 들여올 수 있게 되면 베트남의 대중국 방어력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스프래틀리 군도에서 베트남 사이공까지는 항공기로 1시간 거리에 불과하다. 베트남과 중국은 1970년대부터 스프래틀리 군도를 둘러싸고 영유권 분쟁을 벌여왔다. 미국으로서도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재균형' 전략을 실현하기 위해 베트남의 협조가 절실한 데다 남중국해에서 군사력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분쟁 당사국이자 인도차이나반도 맹주인 베트남과의 협력 강화가 필요했다.

이날 쩐다이꽝 국가주석에 이어 응우옌티낌응언 국회의장, 응우옌쑤언푹 총리, 응우옌푸쫑 공산당 서기장 등 이른바 베트남 '빅4'를 잇달아 만난 오바마 대통령은 베트남 중부 다낭에 미군 군수물자를 사전 배치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다낭은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에 가까이 있을 뿐만 아니라 1965년 미국이 대규모 지상 전투부대를 파견해 베트남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상징적인 장소이기도 하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베트남 방문을 계기로 양국 간 경제협력도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오바마 대통령 방문에 맞춰 미국과 베트남 기업 간에 160억달러(약 18조4000억원) 규모의 계약이 성사됐다. 미국 엔진 제조사인 프랫앤드휘트니는 135개의 항공기 엔진을 수출하기로 했고, 보잉은 100대 항공기 판매계약을 맺었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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