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살인' 피해여성 추모물결 이틀째..촛불 집회도(종합)

2016. 5. 19.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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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10번 출구에 추모쪽지 빼곡..여성혐오 범죄 비판 메시지 많아
박원순 시장, 강남역 추모 (서울=연합뉴스) 박원순 서울시장이 19일 오후 강남역 10번 출구를 찾아 '묻지마 살인' 희생자를 추모하고 있다. 박 시장은 23세인 희생자를 위해 23초간 묵념했다. [시민 제공]
추모글 붙이는 시민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19일 서울 지하철 강남역 10번 출구에서 시민들이 '묻지마 살인' 피해자와 관련한 추모 문구를 붙이고 있다.
추모 글귀로 가득한 강남역 10번출구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과 관련해 서울 지하철 강남역 10번 출구에 희생자를 추모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기억할게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18일 오후 서울 강남역 10번출구에 '묻지마 살인' 사건 피해자 여성을 추모하는 추모글이 남겨져 있다.

강남역 10번 출구에 추모쪽지 빼곡…여성혐오 범죄 비판 메시지 많아

(서울=연합뉴스) 설승은 기자 = 17일 새벽 강남역 인근의 한 주점 화장실에서 낯선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살해된 20대 여성을 추모하는 물결이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19일 오후 찾은 강남역 10번 출구 벽면에는 고인의 죽음을 추모하는 내용이 담긴 쪽지가 빈 공간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빼곡하게 붙었다. 50여명 가량이 모여 있었고, 이들은 대부분 피해자의 나이대와 같은 20대였다.

육안으로 봐도 수천장은 넘길 듯한 쪽지는 출구 벽면을 넘겨 대로와 인도를 구분 짓는 펜스까지 이어졌다.

이곳에 추모 쪽지가 붙기 시작한 전날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쪽지의 양이 많이 늘어난 모습이었다. 여성이 대부분이던 전날과 달리 이날은 남성 추모객들도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쪽지는 고인의 명복을 비는 내용과 함께 '여성 혐오를 뿌리 뽑자', '피해자는 여성이라서 죽었습니다', '언제까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참고 조심해야 하나요' 등 여성 혐오 범죄를 비난하는 내용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대학생 허인행(19)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알게 돼 직접 추모하고 싶어 학교를 마치고 왔다"며 "나는 남자이지만 이번 사건을 보면서 우리나라 여성 인권 상황이 아직도 좋지 않고 의식 수준도 낮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여대생인 신지연(20)씨는 "사건이 일어난 곳 바로 옆에서 알바하고 새벽에 퇴근하는데 사람들이 많아 평소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곳"이라면서 "만약 그 시간에 그 화장실을 썼다면 내가 당했을지도 모른다 생각하니 더욱 충격"이라고 토로했다.

현장을 찾은 또다른 여대생 김현수(19)씨는 "경찰은 정신분열증 때문에 사건이 일어났다고 하지만 이번 사건은 평소 여자들이 자신을 무시했다는 피의자 진술도 그렇고 분명히 여성을 노렸다는 점에서 여성혐오 범죄가 맞는 것 같다"는 의견을 표했다.

쪽지 아래에는 흰 국화꽃 다발이 쌓여 있었고, 한쪽에는 '우리는 우연히 살아남은 여성' 등 메시지가 적인 흰 조화가 10여개가 서 있었다.

퇴근시간을 넘기자 출구 주변은 쪽지를 써 붙이거나 다른 이들이 남긴 추모 메시지를 침통한 표정으로 읽는 시민들로 더욱 붐볐다. 사람들이 인도에 들어찬 탓에 이곳을 지나가려면 기다려야 할 정도였다.

이번 애도 물결은 전날 오전 트위터 '강남역 살인사건 공론화(0517am1)' 계정에 올라온 '강남역 10번 출구 국화꽃 한 송이와 쪽지 한 장. 이젠 여성폭력, 살해에 사회가 답해야 할 차례입니다'라는 글이 촉발했다.

전날에 이어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에는 강남역 10번 출구에 다녀온 사진과 함께 고인을 추모하는 메시지가 줄지어 올라왔고, 관련 페이스북 페이지도 개설됐다.

살인 사건 피해자를 추모하는 메시지는 대학가에도 등장했다.

이날 고려대 정경대 후문 게시판에는 '살아남았다', '묻지마 살인이 아니라 여성혐오 살인' 등 내용의 추모 쪽지가 나붙었고, 여성 혐오 범죄를 비판하는 관련 자보도 붙었다.

이날 오후 7시30분부터 이곳에서는 고인을 추모하는 촛불 문화제도 열렸다.

대부분 20·30대인 시민 600여명(경찰 추산)이 모여 우리 사회의 여성 혐오 문화를 지적하고, 성추행과 폭력 등 여성이라는 이유로 겪어야 했던 개인적인 경험을 발언을 통해 함께 나눴다.

이날 촛불 문화제를 제안한 페이스북 '강남역 10번출구' 페이지의 한 운영진은 "여성 혐오는 이번 사건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연관돼 있다"며 "여성들은 강력범죄와 데이트폭력, 가정폭력 등 각종 폭력에 일상적으로 노출돼 있다"고 말했다.

s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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