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아남은 건.." 강남역 뒤덮은 추모글

화강윤 기자 2016. 5. 19.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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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 강남에서 벌어진 묻지 마 살인 사건의 피해 여성을 추모하는 행렬이 강남역에 이어지고 있습니다. '나는 살았는데 안타깝다', '더 이상 뭘 조심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글로 이 사회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불안한 마음까지 전하고 있습니다. 현장 분위기는 어떤지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화강윤 기자 전해주시죠.

<기자>

이곳은 강남역 10번 출구입니다.

범행 현장에서 300m 정도 떨어진 곳입니다.

이곳은 평범한 지하철역 입구였는데요, 지금은 끔찍한 범죄 피해를 당한 한 20대 여성을 추모하는 상징적인 공간이 됐습니다.

조금 전 7시 반부터는 피해 여성을 추모하는 추모제도 열리고 있습니다.

어제(18일)부터 시작된 추모 행렬은 오늘도 끊임없이 이어지며 이례적인 추모 열기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10번 출구 벽면은 추모글과 꽃으로 빼곡하게 뒤덮여 빈 공간을 찾을 수 없을 정도입니다.

[김해주/서울 서초구 : 여성 혐오가 요즘 많이 문제시되고 있는데, 정말 아무한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구나 실감하고 있어서….]

[황상은/경기도 안양시 : 도대체 뭘 얼마나 더 조심해야 될지도 모르겠고, 충분히 조심하고 충분히 조심하면서 불안해하면서 살고 있는데….]

내가 살아남은 건 단지 우연히 그 자리에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추모객들은 이런 생각들을 글로 남기며 여성만을 노린 묻지 마 범죄를 규탄했습니다.

피의자 김 모 씨는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살인 혐의로 오늘 저녁 구속됐습니다.

[피의자 김모 씨 : (여성 혐오 범죄라는데 알고 계십니까?) …….]

경찰은 김 씨가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어 여성 혐오 범죄로 볼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언제건 나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데 많은 여성들이 공감하고 있어 이곳 강남역을 향하는 추모의 발길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제  일·서진호, 영상편집 : 박춘배, 현장진행 : 박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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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강윤 기자hwak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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