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통합·제3지대 창당..'청와대 가는 길' 벌써 북적
◆ 與, 정의화·유승민이 방아쇠?
정 국회의장은 19일 기자들과 만나 "정치결사체라는 게 외곽에서 여러 가지 조언도 하고, 자극도 하는 정치조직 또는 정당일 수 있다"며 "둘 중 어느 쪽으로 갈지는 10월쯤 정리될 것 같다. 그때 다시 만나자"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내분을 관망하면서 중도 성향의 신당을 만드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겠다는 얘기로 들린다. 정 의장의 정치적 토대는 현 정권에서 소외된 보수 지식인 층과 옛 친이계 등이다.
그는 사석에서 "대통령과 당 대표만 못 해 봤다"고 농담처럼 말해 왔다. '킹메이커'보다는 대권 도전에 관심이 크다는 분석이다.
유승민 무소속 의원의 행보도 정계 개편의 방아쇠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하지만 이날 기자들과 만난 유 의원은 정치 현안에 대해 침묵을 지켰다. 새누리당 복당 문제가 남아 있기 때문이지만 친박계의 반대로 복당이 무산돼도 계속 무소속으로 남아 있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만약 두 사람이 손을 잡으면 폭발력은 훨씬 커질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새누리당이 조기에 친박당, 비박당으로 쪼개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또다시 갈등만 미봉하고 넘어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외부에서 방아쇠를 당기지 않으면 여권 분열 시나리오는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란 얘기다.
◆ 반기문, 충청 대망론 올라타나
충청 대망론의 주인공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18일(현지시간) 코리아소사이어티 연례 만찬에 참석해 기자들과 만나 "(임기가) 아직 7개월 남아 있다.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이달 25일 방한 때) 정치인을 만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충청권의 세력화 움직임은 빨라지고 있다. 이날 충청향우회는 20대 국회에 입성한 여야 당선자 51명을 대상으로 만찬을 개최해 충청대망론에 불을 지폈다.
이날 회동은 반기문 총장이 오는 25일 방한을 앞둔 미묘한 시기에 개최돼 더욱 주목을 받았다. 이날 서청원·이혜훈 의원을 비롯한 새누리당 참석자들이 주류를 이룬 가운데 더민주에서도 박병석·변재일·이상민·유승희 의원 등이 참석했다. 여야 각 계파를 대표하는 인물들이 총망라돼 사실상 여야 수뇌부 회동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다. 반 총장뿐 아니라 안희정 충남지사도 대권주자로 조명받고 있어 내년 대선 국면에서 '충청대망론'이 한층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대권 후보인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는 은인자중하고 있는 반면 남경필 경기지사와 원희룡 제주지사는 간접적으로 대권 도전을 시사하면서 구원 등판 가능성을 열어두는 모습이다.
◆ 손학규, 제3지대 구축?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를 중심으로 흘러가던 야권의 대권 지형에도 변화 가능성이 제기된다.
손 전 고문은 지난 18일 광주 5·18기념식에서 정계 복귀 의지를 천명한 뒤 일본으로 건너가 게이오대 강연, 도쿄 특파원 간담회 등을 열면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더민주 내에서 운신의 폭이 작은 그가 '제3지대'에서 움직이면 여야를 넘나드는 정계 개편이 촉발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손 전 고문은 이날 게이오대 강연에서 "이번 총선 결과는 총체적 위기 상황의 반영"이라며 "국민은 분노와 좌절 속에 미래 지향적인 정치의 새판을 짜라고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도 상황에 따라 본인이 직접 나설 수 있다고 강조하며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있다. 정세균 의원도 국회의장 도전이냐, 대권 도전이냐라는 양자택일의 시간이 임박했다.
20대 국회에서 원외 정치인으로 돌아가는 문 전 대표는 이날 마지막 본회의에 참석해 "19대 국회에서 대선 출마도 했고 당 대표도 했다. 총선도 치르면서 제 평생의 정치를 압축적으로 경험했다"고 회고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선 "앞으로 보시죠"라며 말을 아꼈다.
[신헌철 기자 / 박승철 기자 / 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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