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진의 SBS 전망대] "남녀공용 화장실 이래서 위험하다"

입력 2016. 5. 19. 11:15 수정 2016. 5. 19. 11:4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대담 : 김복준 한국범죄학연구소 연구위원

▷ 한수진/사회자:
 
엊그제 새벽이죠. 서울 강남역 근처 번화가에서 20대 여성이 처음 보는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목숨을 잃은 사건이 있었는데요. 시민들의 분노와 두려움이 커지고 있습니다. 강남역 10번 출구에서 국화꽃이 놓이고 추모의 편지들도 빼곡하게 붙었는데요. 시민들은 이번 사건을 이른바 묻지마 살인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 여성 혐오 범죄라는 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도 있습니다. 이 시간에는 김복준 한국범죄학연구소 연구위원 연결해서 관련된 이야기 자세히 나눠보겠습니다. 김복준 위원님?
 
▶ 김복준 한국범죄학연구소 연구위원:
 
안녕하십니까?
 
▷ 한수진/사회자:
 
어떻게 이런 끔찍한 일이 또 있을 수 있을까요.
 
▶ 김복준 한국범죄학연구소 연구위원:
 
그러게 말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사건을 다시 한 번 정리해 볼까요.
 
▶ 김복준 한국범죄학연구소 연구위원:
 
새벽 1시 20분경 강남역 10번 출구 정도 같습니다. 인근이 굉장히 번화가거든요, 아마 1층 쪽에 주점 쪽에서 피해 여성이 일행들하고 같이 식사나 술을 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혼자서 2층 쪽에 있는 이게 문제인데 남녀 공용 화장실을 가게 된 거예요. 화장실에 갔는데 이미 그때는 이 사건의 범인인 사람이 1시간 이상을 화장실에서 잠입해서 잠복하고 있었던 상태예요.
 
▷ 한수진/사회자:
 
범행을 위해서 화장실에 숨어 있었다는 거예요?
 
▶ 김복준 한국범죄학연구소 연구위원:
 
그렇죠. 1시간 반 이상을 있었던 거예요. 있으면서 현재 드러난 걸로 본인은 누구든지 제일 먼저 올라오는 사람을 가해하겠다. 이런 생각을 하고 길이가 32.5cm 정도 되는 흉기를 가지고 기다리고 있다가 마침 여성이 들어서니까 무차별. 급소거든요. 거기를 수차례 가해해서 살해한 진짜 엽기적인 살인사건이 발생한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전혀 일면식도 없었다는 거죠.
 
▶ 김복준 한국범죄학연구소 연구위원:
 
그렇죠.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고 본인도 얘기했고요. 현재까지 경찰에서도 조사한 바에 의하면 두 사람은 전혀 연관 관계가 없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사전에 계획된 범죄로는 볼 수 있는 건가요?
 
▶ 김복준 한국범죄학연구소 연구위원:
 
본인 입장에서는 계획범죄라고 볼 수밖에 없는 게요. 본인이 일하던, 아마 식당에서 주방 보조나 알바를 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이 사람이 미리 식당에서 사용하던 칼을 자기가 가지고 나왔거든요. 그걸 소지하고 있다가 범행을 했기 때문에 계획적인 살인 행각이다. 이렇게 봐야 맞는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 사건 발생 9시간 만에 범인이 붙잡혔는데 붙잡힐 당시에도 범행에 사용한 칼을 소지하고 있었다면서요?
 
▶ 김복준 한국범죄학연구소 연구위원:
 
그렇죠. 검거를 그 다음 날 하게 되는데 황당하게도 바지 주머니에 살해에 사용된 칼을 그대로 주머니에 넣어서 가지고 있었고요. 그리고 현재 무엇보다도 가해를 하면서 본인 손이 많이 베었어요. 그 자국이 그대로 선명하게 있는 상태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런 흉기를 그대로 가지고 있었다는 걸 재범 의사가 있었을 거다. 이렇게 볼 수도 있을까요?
 
▶ 김복준 한국범죄학연구소 연구위원:
 
이건 배제할 수 없습니다. 검거된 건 그 다음 날 낮이지 않습니까. 밤이 첫 번째 범행을 했던 것처럼 검거가 안 됐다면 그 다음 날 밤이 됐다고 그러면 또 똑같은 방법으로 다른 사람을 가해했을 확률을 배제할 수 없어요.

▷ 한수진/사회자:
 
남녀공용화장실이었다. 그게 문제였다는 말씀도 해주셨어요?
 
▶ 김복준 한국범죄학연구소 연구위원:
 
2004년 이전에 지어진 건물에는 화장실이 남녀 공용이에요. 한 군데 다 있어요. 2004년 이후부터는 남녀 공간을 따로 하라고 적용하고 있는데
 
▷ 한수진/사회자:
 
법이 바뀌었군요.
 
▶ 김복준 한국범죄학연구소 연구위원:
 
네. 2004년 이전에 지어 놓은 건 어쩔 수 없으니까 공존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이거 굉장히 심각합니다. 계속 사건 난 게 거의 다 남녀공용화장실 주변이에요. 처음에는 술에 취하거나 정신질환을 앓는 사람들이 화장실에 갈 때는 그런 생각 없이 갔다가 화장실에서 여성하고 마주치면서 범행이 생각나기도 한단 말이죠. 한적하고 보는 사람이 없으니까. 그래서 거기서 발생하는 우발 범죄도 상당히 있단 말이죠. 이건 빨리 개선해야 할 입장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특히 성범죄가 우려되는 상황이 될 수도 있겠어요.
 
▶ 김복준 한국범죄학연구소 연구위원:
 
성범죄가 가장 많죠.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용의자가 붙잡힌 직후에 여성들에게 무시를 당해서 범행을 저질렀다. 이렇게 진술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여론이 더 들끓고 있는데요. 묻지마 살인으로만 볼 게 아니다. 여성 혐오 범죄로 봐야 하는 거 아니냐. 이런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세요?
 
▶ 김복준 한국범죄학연구소 연구위원:
 
그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그 얘기가 나와서 일반화되면 여성이 사회적으로 약자잖아요. 신체적으로 비교적. 너무 공포심에 시달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저도 한편 우려가 되는데요. 일단 검거된 김씨가 검거되고 나서 본인 입으로 그런 얘기를 했던 거예요. 본인이 교리 공부를 하고 신학교를 다니다가 교회에 취직을 했는데 거기에 있는 여성들로부터 많이 핍박을 받아서 여성에 대한 혐오증이 생겼다는 식으로 얘기해서 여혐증이라고 대대적으로 말이 나오고 있는데요. 꼭 그렇게 보시지는 말고요.

일단 경찰이 좀 더 조사를 해봐야 알겠지만 화장실에 잠입해 있었던 게 성범죄를 목적으로 해서 있었을 수도 있고 그러다가 반항을 하니까 가해를 했을 수도 있고요. 금품을 갈취할 목적으로 대기했을 수도 있고 말 그대로 아무나 누구나 걸려도 좋다는 생각으로 가해를 했을 수 있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해야 한다.
 
▶ 김복준 한국범죄학연구소 연구위원:
 
그렇게 봐야지 여혐증이다 이런 식으로 딱 정의를 내려놓고 하면 너무 대한민국 여성들이 힘들겠죠.
 
▷ 한수진/사회자:
 
경찰도 아직까지는 단정하기 어렵다 이런 입장인 것 같고요. 그런데 최근 일어나는 범죄 피해자 특히 강력 범죄 피해자 대부분이 남성들에 비해서 힘이 약한 여자기 때문에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공론화될 필요성도 있다고 보는데요?
 
▶ 김복준 한국범죄학연구소 연구위원:
 
범죄 피해자 묻지마 무동기 범죄도 사실은 피해자가 압도적으로 여성이 많아요. 일반적으로 사회적 약자라고 그러면 노인 어린이 여성을 말하거든요. 그런데 가해를 한 범인들 자체 내에서도 이 사람들도 자기들이 범행하기 용이한 사람을 고르다 보니까 아무래도 성인 남자보다는 공격하기가 쉬운 게 노인이나 어린이나 여성 아니겠습니까.

여성들 같은 경우는 한적한 화장실이나 길에서 특히 성범죄의 타깃이 되다 보니까 피해가 많이 있는데 이거 공론화 할 필요는 있겠고요. 그렇다고 여성혐오증으로 간다기보다도 사회적 약자죠 어떻게 보면. 신체적 약자 환경적 약자인 여성이 지속적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치안 당국에서 마땅한 대책 이런 것들은 필요할 거라고 보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강남역 10번 출구에 말이죠. 많은 쪽지들이 붙고 또 추모하는 애도하는 그런 발길도 이어지고 있는데 그 분들 중에 상당분이 여성 혐오 발언이 우리 사회에서 위험 수위를 넘었다. 그리고 단순히 말에 그치지 않고 범죄로 이어질 수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어서 그래서 위원님과도 그런 이야기 나눠봤고요. 그리고 용의자 김씨 가족들이 김씨의 과거 정신과 치료 전력을 밝혔습니다. 처벌에 영향을 미칠까요?
 
▶ 김복준 한국범죄학연구소 연구위원:
 
어느 정도 확인이 된 것 같습니다. 정신 질환, 정신 분열증으로 두 세 차례에 걸쳐서 일정 기간 동안 보호시설에 들어가 있던 게 맞는 것 같은데요. 그게 사실이라면 사실은 우리나라 형법상 정신질환에 의한 건 심신미약의 상태로 보거든요. 심신 상실이라기보다는 심신 미약으로 볼 수밖에 없고 그러면 아무래도 정상적인 사람이 고의성을 가지고 범행을 한 게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거든요.

그러면 아무래도 일반 묻지마 범죄 일반인에 의한 범죄보다는 처벌이 약화될 수 있겠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마 치료 감호라든지 일정 기간 동안 보호 격리를 하는 차원으로 가니까요. 형량하고 연계 지을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묻지마 범죄라고도 하고요. 어떻습니까. 절대 생겨선 안 되는 끔찍한 범죄가 발생되고 있는데요.
 
▶ 김복준 한국범죄학연구소 연구위원:
 
여성분들한테 당부를 드리고자 하는데요. 당분간은 불편하시더라도 화장실을 갈 때는 반드시 동료하고 일행이 2인 이상이 두 사람 이상이 화장실을 가주도록 노력을 하고요. 남자가 따라가서 뒤에서 지켜봐주는 것도 필요할 것 같고요. 결국 묻지마 범죄라는 게 따져보면 세 가지 요인밖에 없어요. 정신질환자에 의한 범죄, 알코올이라든지 약물 과다 남용자에 의한 범죄 그 다음에 세 번째가 현실 불만자인데 소외되고 자포자기 한 자들이거든요.

세 가지 유형이 묻지마 범죄의 전형적인 형태인데. 이런 건 빈곤 지원 복지 공무원이나 복지단체나 보건당국이나 일선 치안 당국이나 연계해서 열심히 노력해야 할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여성으로 살기가 힘드네요.
 
▶ 김복준 한국범죄학연구소 연구위원:
 
네 진짜 안타깝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김복준 한국범죄학연구소 연구위원이었습니다.

▶ [슬라이드 포토] 밤까지 이어지는 강남역 추모 행렬

Copyright ©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